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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선수가 고등학교 3학년, 청소년대표팀 시절 찍은 한 컷이다. 이호준의 기억을 빌리자면 한·일 친선야구대회 차 일본에 들렀다가 관광하기 위해 간 어느 산에서 찍은 기념 사진이다. 왼쪽이 조인성, 오른쪽이 이호준이다. 분명한 건 진짜 고 3때라는 것이다. 두 사람의 헤어스타일도 꽤나 인상적이다.
두 선수는 환상의 배터리였다. 이호준이 처음 프로에 입문할 때까지만 해도 포지션이 투수였다. 조인성은 “‘제 2의 선동열’이었다”며 당시 유망주 이호준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호준도 “입단할 땐 ‘무등산 애기 호랑이’였다”며 어깨를 으쓱했다.
조인성과 이호준 배터리는 일본 청소년 대표팀과 경기서 사인을 말로 주고 받았다는 추억도 털어놓았다. “야, 이번엔 떨어지는 거!” “이번엔 빠른 거” 이런 식이다. 일본 선수들이 한국말을 모르기 때문에 가능했던 사인 교환 방법이었다.
이호준은 당시를 떠올리며 “빨리 타자로 바꾼 게 정말 잘한 것 같다. 나도 타자로 입단한 줄 알고 있었다.(웃음) 볼이 느린 편은 아니었는데 타자가 더 하고 싶었다”며 웃었다.
대표팀엔 조인성과 김재현(현 한화 코치)이 함께 있었다. ‘시골 촌놈’ 이호준이 대표팀 소집을 위해 상경하게 되면 신일고 출신 두 서울 토박이들의 도움을 받았다.
물론 어렸을 땐 먹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었다. 더군다나 운동하는 고3이다보니... 그가 고3때, 이들 덕분에 먹을 수 있었던 음식의 신세계, 서울(?) 음식도 공개했다.
또 하나는 KF0 치킨이었다. 당시 지방엔 페리카0, 멕시0치킨 등 양념 치킨 프렌차이즈가 유행할 때였다고 했다. 서울에 올라와 처음으로 경험해 본 KF0 치킨. 한 입 베어 문 이호준의 한 마디에 조인성, 김재현은 그만 배꼽을 잡은 채 쓰러지고 말았단다.
“야! 닭이 매워야~(꼭 전라도 사투리 억양으로 떠올려보시길)” 이호준은 겉에 양념이 발라져있지 않은, 매운 치킨을 먹어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