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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들을 공개한다. 손아섭과 이상화(이상 롯데), 유창준(두산), 김태군(NC)과 박동원(넥센)이 있다. 유창준을 제외하곤 모두 1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선수들이다.
맨 윗줄부터 6학년, 5학년, 4학년 차례대로 자리를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맨 윗줄 오른쪽 끝에 있는 선수가 유창준(5학년), 그 바로 옆에 키 크고 안경 쓴 선수가 이상화, 그리고 왼쪽에서 두 번째 자리에 있는 선수가 손아섭이다. 김태군은? 가운데 줄 왼쪽에서 두 번째. 박동원은 그 바로 아랫줄 왼쪽에서 두 번째에 있다. 모두들 앳된 모습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손아섭은 크게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다. 손아섭은 “내가 좀 세련됐다”며 어깨를 으쓱한다. 당시 안경을 쓰고 다니던 이상화는 3년전 라섹 수술을 받고 안경을 벗었다. 이상화 스스로도 “이때보다 지금이 훨씬 낫다”며 웃는다.
제30회 회장기 전국초등학교 야구대회에서 3위를 차지하고 찍은 기념사진. 양정초등학교가 전국대회에서 3위에 든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고 이상화는 회상했다. 우승 4번, 준우승 1번, 전국대회 3위를 했다며 화려한 우승 경력도 자랑한다. 손아섭도 “명문 학교다. 저 시기에 프로 5명을 보냈지 않느냐”며 자랑을 이어간다. 하긴 저 안에 프로 주전 포수가 2명이나 있으니 명문은 명문이다.
김태군은 지금이나 예전이다 똑같았다. 말이 많았단다. 이상화는 김태군에 대해 “그때도 말이 많았다”, 손아섭도 “까불까불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더니 이상화는 김태군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추억을 하나 꺼내들었다.
“아마 결승전이었을 거다. 한 번은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감독님이 머리맡에 장비를 두고 자면 그 기운이 전해져서 잘 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는 방망이와 글러브를 머리맡에 두고 잤는데 태군이는 캐쳐 장비를 다 입고 잤다. 아직도 그 장면은 잊을 수 없다.”
박동원의 학창시절 별명은 ‘똥참’. 동원참치를 줄인 말이다. 이상화와 손아섭은 ‘똥참’이라고 부르며 동생을 살뜰히 챙겼다. 손아섭은 “태군이도 진짜 착하지만 동원이는 착하고 거기에 어렸을 때부터 근성이 보였다. 진짜 부산 남자 같았다”고 떠올렸다.
손아섭과 이상화는 야구를 시작하기 전부터 절친 사이기도 했다. 바로 집 앞 건너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등하교를 함께 했다. 키가 큰 이상화가 어깨동무를 하면 손아섭은 이상화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야구복을 입은 꼬마들이 다정하게 다니는 모습을 상상하니 무척 귀엽다.
잠시 승부의 세계에서 떠나 야구가 마냥 즐거웠던 과거 추억을 떠올려 본 ‘6학년 꼬마’ 손아섭과 이상화. 두 사람은 “그때 그 선수들이 지금 프로에서 다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신기하기만 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땐 그랬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