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시상식 진단④]'수상 못하면 들러리?' 스타도 인식 바꿔야

  • 등록 2015-12-03 오전 6:30:00

    수정 2015-12-03 오전 7:37:03

[이데일리 스타in 김정욱 기자] 배우 신현준과 한고은이 20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52회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이들은 대종상 MC를 맡아 진행했다.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갑질 싸움에 시청자들이 우롱을 당했다’

지난달 20일 열린 제52회 대종상영화제(이하 대종상)를 지켜본 한 네티즌이 관련 기사에 남긴 댓글이다. 올해 대종상은 ‘대리 수상 불가’ ‘배우 불참 통보’ 등의 논란으로 ‘역대 최악’이라는 혹평을 들었다. 폐지론도 대두됐다. 눈길을 끈 건 비난의 화살이 대종상과 주최측에 쏠릴 줄 알았는데 배우들도 잘한 것 없다는 의견도 꽤 많았다. 이날 수상 후보에 오른 많은 배우들이 참석하지 않았다. 후보자뿐 아니라 수상자도 마찬가지였다. 배우들의 대거 불참으로 대리 수상이 남발했고 시상식은 전반적으로 산만했다. TV를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안 오면 안 준다’는 대종상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일정 때문이든 대종상의 무리한 섭외 때문이든 뭐든 간에 자신들의 일에 ‘나몰라’라 한 배우들도 잘한 것 없다는 거였다.

대종상을 두둔하는 것이 아니라 시상식을 대하는 스타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줄기차게 제기됐다. 대종상이 할 말은 아니지만 사실상 국내에서 치러지는 시상식의 대부분이 ‘참가상 시상식’으로 변질됐다. 스타가 상을 주지 않으면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으려고 해서다. 스타를 모시기 위해 듣도 보도 못한 상이 생기고 상이 남발하고 두루 나눠 가진다. 상을 못 받아 가면 바보 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시상식의 권위가 떨어진 배경에는 스타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

몇 년 전 한 여배우는 연기대상에서 상 하나로 만족 못해 두 개 이상을 받아야 참석하겠다고 떼를 써 소속사가 여배우와 방송사 사이에서 난처했던 일이 있다. 결국 그 여배우는 주요 부문 상과 시청자 투표로 결정되는 상, 두 개를 얻어냈다. 물론 스타는 별다른 요구를 하지 않는데 기획사에서 스타를 들이대며 상을 주지 않으면 참석을 하지 않겠다고 압력을 가하는 경우도 있다.

참석자의 수가 수상자의 수와 비슷하다 보니 참석자만으로 누가 받을지 짐작되고 긴장감은 떨어진다. 시상식에 대한 관심과 재미는 반감되고 권위는 떨어진다. 이는 다시 배우들의 불참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예능인을 대상으로 하는 연예대상은 많은 시상식의 좋은 본보기가 될 만하다. 상을 받든 안 받든 간에 선후배 예능인이 한 자리에 모여 있는 것만으로도 축제의 장이 된다. 연예대상도 ‘참가상 시상식’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선후배 예능인이 함께 만드는 화목한 분위기에 시청자도 즐거운 마음을 보태게 된다.

시상식의 권위를 세우는 데에는 시상식의 공정성 못지않게 스타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대종상 1주일 후 개최된 제3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대중의 호평을 받은 것은 큰 영화, 작은 영화 가리지 않은 공정성에도 있지만 시상식의 주인공이자 꽃인 배우들이 잘 참석해서였다.

최영균 대중문화평론가는 “상을 받지 않으면 시상식 들러리가 된다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수상자만 중요하고 돋보이는 지금의 분위기에서 상을 받지 않더라도 참가자 전원이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 형식의 시상식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스타in 김정욱 기자] 김구회(오른쪽) 조직위원장과 최하원 집행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52회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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