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 “칸 뤼미에르 첫 입성, 어찌나 반갑던지”(인터뷰)

  • 등록 2017-05-12 오전 8:00:00

    수정 2017-05-12 오전 8:00:00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나이 들어 칸 간다니까 얼마나 좋던지, 칸 뤼미에르 극장은 처음입니다.”

멋 하나 없이 툭툭 내뱉는 건조한 말투 속에 설렘이 묻어났다. 설경구가 오랜만에 칸에 간다. ‘박하사탕’ 이후 17년 만이다.

설경구는 1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 슬로우파크에서 진행된 영화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감독 변성현, 이하 ‘불한당’) 인터뷰에서 칸에 가는 소감을 말했다. ‘불한당’은 오는 17일 개막하는 제70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을 받았다.

“‘송어’가 도쿄영화제 갔었고, ‘새는 폐곡선을 그린다’ ‘박하사탕’ ‘오아시스’ 등등 어릴 때는 영화는 찍으면 영화제 가는 줄 알았어요. 한 동안 못 가다 보니 칸 간다는 말을 들었을 때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요. ‘불한당’이 칸에 갈 거라고는 전혀 예상을 못했어요. 감독님도 제작발표회 때 그랬잖아요. 칸은 얻어걸린 거라고요.”(웃음)

미드나잇 스크리닝은 작품성과 함께 대중성을 갖춘 영화들을 상영하는 섹션이다. 2500석 규모로 경쟁작을 상영하는 칸국제영화제의 상징적인 극장인 뤼미에르에서 상영된다. ‘박하사탕’ ‘오아시스’ ‘여행자’ 등으로 세 차례 칸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뤼미에르는 처음이다. 감독주간에 초청받은 ‘박하사탕’으로 칸을 찾았을 때 설경구는 뤼미에르 극장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은 적도 있다고 들려줬다. 이번에는 정식으로 턱시도를 입고 뤼미에르 극장의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

‘불한당’은 설경구의 필모그래피에서 상당히 이례적인 작품이다. ‘불한당’은 ‘성인을 위한 만화 같은 영화’라는 감독의 변처럼 스타일리시한 누아르다. 멋을 잔뜩 부린 영화답게 배우들의 연기톤도 달라졌다. 설경구가 연기한 재호는 조직의 2인자. ‘슈트핏’을 뽐내며 맨몸 액션으로 ‘상남자’ 면모를 보인다. 리얼리티보다는 판타지를 자극하는 인물이다. 그래서 재호라는 캐릭터가 처음에는 어색하고 불편했다. 설경구는 “왜 좀 더 재호를 즐기지 못했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자신의 연기를 냉정하게 평가하기도 했다.

‘불한당’은 변성현 감독을 비롯해 미술감독, 촬영감독 등 메인 스태프들이 젊다. 상업영화 경험이 적다는 게 설경구의 이야기다. 설경구는 “그들을 통해서 잊고 있던 치열함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감독이며 촬영감독 미술감독 그리고 콘티 작가까지 정말 치열했어요. 넷 사람이 합의되지 않으면 콘티 하나조차 그냥 넘어가지 않더군요. 정말 영화 하나에 미쳐서 파고드는 것 같았아요. 11월에는 개봉하는 ‘살인자의 기억법’부터 ‘불한당’까지 어느 순간 제 연기가 쉽다는, 치열함이 부족한 것 같다는 고민을 할 때였습니다. 영화의 결과를 떠나서 그들과 작업이 좋은 자극을 됐습니다.”

설경구는 연기를 시작한지 20년을 훌쩍 넘겼다. 칸·베니스 등 많은 영화제를 다녔고 두 편의 천만영화를 보유하며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기, 영화에 대한 고민은 끝이 없다.

“2000년대 초반에는 그래도 다양한 영화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천편일률적인 것 같아요. 적당한 웃음과 액션이 공식처럼 돼버린 것 같아요. 상업적인 성공도 중요하지만 그런 영화가 잘 돼서 ‘박하사탕’이나 ‘오아시스’ 같은 영화에도 투자가 이뤄지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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