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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갑론을박이다. 출산과 낙태를 다루는 KBS2 주말극 ‘황금빛 내 인생’(극본 소현경, 연출 김형석, 이하 ‘황금빛’) 속 이야기다.
극중 서지태(이태성 분)와 이수아(박주희 분)는 딩크족이다. 딩크(DINK)는 ‘Double Income, No Kids’의 줄임말이다.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하면서 의도적으로 자녀를 갖지 않고 맞벌이 부부를 일컫는 말이다. 두 사람은 넉넉치 않은 형편에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일부 시청자는 불편함을 호소한다. 출산을 독촉하는 서지태의 모습에선 아내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찾기 어렵다. 아내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거나 논리적인 설득 대신 서지태는 끊임없이 모성애를 강요한다. 아이를 낳고 싶지 않다는 아내에게 끊임없이 죄책감을 강요하는 방식이다. 완강하던 이수아도 행인과 부딪치는 순간 자신의 배부터 보호하며 조금씩 동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황금빛 내 인생’ 안에선 이 모든 행동을 사랑이라 부른다. 가족이란 미명 아래 각 캐릭터는 정당성을 지닌다. 물론 드라마는 40%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 몰이 중이다. 이 같은 흐름이라면 인기의 원인은 적어도 고정관념을 깨는 신선한 드라마이기 때문은 아니다. 그만큼 ‘황금빛 내 인생’은 기성세대의 고루함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