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에 백투백 우승부터 미켈슨 2벌타까지..말 많았던 US오픈

우즈, 스피스, 매킬로이를 무너뜨린 악마의 코스
미켈슨 인내심 한계 보이며 움직이는 볼 다시 쳐
논란 속에서도 켑카 2년 연속 우승으로 새 역사
플릿우드 최종일 63타..4일 동안 '노보기' 0명
  • 등록 2018-06-19 오전 6:00:00

    수정 2018-06-19 오전 6:00:00

타이거 우즈가 16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 시네콕 힐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US오픈 1라운드 경기 중 깊은 러프에서 공을 빼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29년 만의 백투백(Back to Back) 우승, 스타들을 재앙에 빠뜨린 악마의 코스, 필 미켈슨(미국)의 벌타 논란까지. 제118회 US오픈(총상금 1200만 달러)이 숱한 화제를 낳고 막을 내렸다. 역대 US오픈 중 가장 말이 많았던 대회 중 하나다.

▶악마의 코스로 변신한 시네콕 힐스

3라운드가 끝난 뒤 언더파로 경기를 마친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이 2라운드까지 4언더파 136타를 기록해 그나마 자존심을 지켰지만, 악마로 변신한 코스 앞에서 모두 무릎을 꿇고 말았다. 뒷말이 무성했다. 남자골프 전 세계랭킹 1위 데이비스 듀발은 US오픈을 돌아보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번 US오픈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기량으로 겨루는 대회가 아니라 코스가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고 쓴소리 했다.

US오픈의 격전지 시네콕 힐스 골프클럽은 역대 최악의 코스로 기억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첫날부터 악명을 높였다. 전직 골프황제들을 모조리 오버파로 무너뜨리며 참혹한 역사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놨다. 필 미켈슨(7오버파)과 타이거 우즈, 조던 스피스(이상 8오버파), 제이슨 데이(9오버파) 그리고 로리 매킬로이(10오버파)마저 시네콕 힐스의 재물이 됐다. 5명의 성적을 더하면 무려 42오버파였다.

시네콕 힐스에서 US오픈이 열린 건 이번이 다섯 번째다. 1896년 처음 개최된 당시엔 2라운드였고 제임스 포우리스가 152타로 우승했다. 이후 90년이 흘러 1986년 두 번째 US오픈을 개최했다. 레이먼드 플로이드가 279타를 쳐 래니 워킨스, 침 벡을 2타 차로 꺾었다. 1995년 코리 페이빈은 280타, 2004년 대회에선 레티프 구센이 276타로 정상에 섰다. 14년 만에 다시 열린 시네콕 힐스는 언더파를 허용하지 않는 무시무시한 코스로 변신했다. 단지 코스가 어려워 진 것만은 아니었다. US오픈을 주최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의 자존심도 코스에 녹아 있었다. 작년 역대 최장의 코스(에린힐스CC 7845야드)라는 평가 속에서 치러진 대회에서 브룩스 켑카가 16언더파의 역대 최소타 타이기록 우승은 USGA를 자극했다. 이게 최악의 홀 위치로 이어지는 빌미가 됐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가뜩이나 어려운 코스에서 깃대를 경사가 심한 지점에 꽂아 더욱 어렵게 만든 건 골탕을 먹이기 위한 고의적인 세팅이라는 의구심을 갖게 했다.

필 미켈슨은 3라운드에서 인내심의 한계를 드러냈다. 13번홀에서 네 번째 샷으로 겨우 그린에 올라온 미켈슨은 약 5.5m 거리의 보기 퍼트를 했다. 공이 홀을 지나 계속 굴러가자 달려가 움직이는 공을 쳤다. 그리고 마크한 뒤 공을 집어 들었다. 이로 인해 2벌타를 받은 미켈슨은 이 홀에서만 10타를 적어냈다. 세계 최고의 선수가 저지른 상식 밖의 행동은 논란이 됐다. 이에 미켈슨은 “그저 그 홀을 빨리 끝내고 다음 홀로 가고 싶었다”며 “안 그랬더라면 더 많이 쳤을지도 모른다. 기꺼이 2벌타를 받을 생각으로 그렇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게 US오픈의 일부이고 불경하게 굴려던 것은 아니었다”며 “그렇게 보였다면 죄송하다.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고 뒤늦게 후회했다. 미켈슨의 자제력을 잃게 만들 정도로 시네콕 힐스는 인내심을 한계점에 도달하게 만든 악마의 코스였다.

▶참사의 현장에서 쏟아진 대기록

시네콕 힐스가 스타들을 참혹하게 만든 현장이 됐지만, 그 속에서도 기록은 쏟아졌다.

브룩스 켑카는 29년 만에 US오픈 백투백 우승에 성공했다. 1989년 커티스 스트레인지 이후 역대 일곱 번째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토미 플릿우드(잉글랜드)는 최종라운드에서 7언더파 63타를 쳐, US오픈 18홀 최소타 타이기록 세웠다. 마지막 18번홀에서 아쉽게 버디 퍼트를 놓쳐 신기록을 놓쳤지만, 1973년 조니 밀러 이후 잭 니클라우스(1980년), 톰 웨이스코프(1980년), 비제이 싱(2003년), 저스틴 토머스(2017년)와 함께 63타를 작성했다. 메이저 대회 역대 최소타는 디오픈에서 작성된 62타다. 마스터스에서는 두 차례 63타를 기록됐고, PGA 챔피언십에서는 14차례나 63타의 벽을 허물지 못했다. 최소타 기록이 쏟아지기는 했으나 이번 대회에선 4일 동안 보기 프리(Bogey Free) 라운드를 기록한 선수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1라운드 평균 타수는 76.474타, 2라운드 73.596타, 3라운드 75.328타, 4라운드 72.179타로 나왔다.

켑카는 이번 우승으로 두 번의 US오픈 우승으로만 무려 432만 달러(약 47억7000만원)의 상금을 벌었다.

브룩스 켑카가 1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시네콕 힐스 골프클럽에서 끝난 US오픈에서 29년 만에 백투백 우승을 차지한 뒤 스코어 보드를 배경으로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사진=AFPB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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