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자 "53세에 반신마비 된 母..내 청춘 다바쳤다"

  • 등록 2019-02-19 오전 7:29:23

    수정 2019-02-19 오전 9:58:26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안녕하세요’ 개그우먼 이영자가 ‘일 중독 아버지’에게 자신의 아픈 가정사를 털어놨다.

지난 18일 방송된 KBS2 ‘안녕하세요’에서는 돈가스 가게를 운영하는 일 중독 남편에 관한 사연이 전파를 탔다.

이날 사연자인 아내는 “28년 동안 나들이를 딱 한 번 갔다. 아이들 졸업식, 입학식 때도 얼굴만 잠깐보고 왔다”고 전했다. 이에 남편은 “지금도 마음은 가게에 있다. 힘든 건 이해하지만 노후 준비를 위해 (가족들이) 노력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내는 남편이 고된 노동 강요에 폭언까지 한다고 폭로하며 “자기 뜻대로 따라주지 않으면 물건을 던지고 아들의 멱살을 잡기도 한다. 딸이 우울증 때문에 6개월 동안 걷지를 못했다. 병원에 갔는데 원인이 없다고 하더라. 가슴이 너무 아팠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남편은 “아내가 힘든건 이해한다. 그래도 쉴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어 좌중의 야유를 받았다.

(사진=KBS2 ‘안녕하세요’)
이런 남편에게 일 중독이 될 수밖에 없는 사정은 있었다. 그는 “14살 때 공부를 하기 위해 큰집에 양자로 들어갔다. 그런데 친자식이 아니라고 구박을 받았다. 추운 12월에 가방 들고 도망나왔다”며 “이후 중국집부터 공사판 막일, 때밀이, 구두닦이 등 안 해본 일이 없다”고 고백했다.

남편의 이같은 고백에도 아내와 아들은 혀를 내둘렀다. 아들이 “하루 10시간씩 매일 일한다. 그래도 하루 일당은 2만 원밖에 안 된다. 심지어 한 달 일하면 20만 원밖에 못 받는다”고 고백하자, 아내는 “남편이 아들의 휴대전화 비용 등 모든 돈을 빼고 월급을 준다. 심지어 빌려준 돈의 이자를 500%까지 쳐서 받을 때도 있다”고 덧붙여 스튜디오를 발칵 뒤집었다.

뿐만 아니라 아내는 ”남편은 4중 추돌 교통사고를 겪은 저에게 원가가 너무 비싸게 빠진다. 골절 아니면 가게에 나와서 일해라”라고 호통까지 쳤었다고 전해 또 한 번 스튜디오를 술렁이게 만들었다.

결국 이영자는 답 없는 남편 때문에 ‘안녕하세요’ 최초로 “여기서 사연을 끝내겠다”고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이영자는 남편을 향해 자신의 가족사를 털어놨다. 그는 “나는 우리 엄마가 미련하다고 생각했다. 3시간만 자고 일하느라 53세에 반신마비로 쓰러졌다. 그런데 다행인 게 내가 그때 연예인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영자는 “나는 어머니를 일으켜 세우는데 내 청춘을 다 바쳤다”면서 “나는 이제 내 인생을 살고 싶다. 더 나이 먹기 전에 내가 해보고 싶은 것을 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진심으로 소리쳤다.

눈시울까지 붉어진 이영자의 고백에 관중석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고, 사연자의 고민 대상이었던 남편은 아내에게 “일주일에 한 번은 쉬자”면서 “아들에게도 친구 같은 아빠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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