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 10년, 사라진 아내 간난(이유리 분)을 찾아 나선 재주 많은 소리꾼 학규(이봉근 분). 그의 유일한 조력자 장단잽이 대봉(박철민 분). 그리고 행색은 초라하나 속을 알 수 없는 ‘몰락 양반’(김동완 분) 소리꾼을 필두로 하나 둘 뭉친 광대패의 흥이 넘치는 조선팔도 유랑이 시작된다.
스크린에서 눈과 귀가 즐거운 전래 동화 한 편을 만난 것 같다. 고루하고 지루할 것 같은 판소리가 뮤지컬 장르를 만나 세련되고 흥미로운 음악영화로 재탄생했다. 소리도 소리지만 가족과 공동체의 결속을 중시하는 메시지가 소리와 더불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봉근의 마지막 열창은, 마음이 동하지 않을 수 없다.
제목처럼 정직하다. 야구(하는)소녀를 통해 사회적 편견을 꼬집는다. 그러나 그것은 외피일 뿐이다. 영화는 주위에서 다 안 된다며 반대할 때 굴하지 않고 꿈을 향해 우직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이 세상 모든 청춘들을 위한 이야기다. 진지한데 지루할 틈이 없다. 재미있다. 스릴러보다 더 기분 좋은 긴장감을, 코미디보다 더 여운 깊은 웃음을 준다. 영화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이주영은 주수인 그 자체.
감독 최윤태. 러닝타임 105분. 등급 12세 관람가. 개봉 6월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