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니의 반란" '응사' 뛰어 넘은 '삼시세끼'

13일 방송 12.8%…'응답하라 1994' (11.9%)기록 깨
"노동의 본질"로 공감대 넓히고
"느림의 가치"로 힐링 콘텐츠로
  • 등록 2015-02-14 오전 9:23:35

    수정 2015-02-14 오후 1:03:16

tvN ‘삼시세끼’ 정선 편(사진 왼쪽)과 어촌 편.
[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나영석(39) CJ E&M PD가 케이블채널 tvN 시청률 역사를 새로 썼다. tvN ‘삼시세끼’ 어촌 편이 케이블에서 방송된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해서다. 14일 CJ E&M에 따르면 13일 방송된 ‘삼시세끼’ 어촌편 4회는 12.8%(닐슨코리아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케이블, 위성, IPTV 등 유료채널을 기준으로 한 수치다. 이는 지난 2013년 12월 28일 ‘응답하라 1994’ 마지막회 방송이 기록한 11.9%보다 0.9%포인트 높은 수치다. CJ E&M은 “‘삼시세끼’ 4회 시청률은 tvN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것”이라고 의미를 뒀다.

▶거친 섬 생활과 차승원·유해진 ‘예능 빅카드’가 만든 블록버스터=‘삼시세끼’는 ‘진화했다’. 어촌 편이 이서진과 택연이 강원도 정선에서 보여주지 못한 새로운 그림과 이야기를 펼쳐서다. 정덕현 방송평론가는 “전작인 정선 편이 준 신뢰와 차승원 등 예능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출연자들이 준 기대감이 맞물려 어촌편이 더 큰 대중적 폭발력을 줬다”고 봤다. 여기에 “거친 파도와 고립된 섬 생활 등 어촌이 준 환경의 특수성이 블록버스터 느낌을 줘 기대를 산 것”이라는 설명도 보탰다. ‘삼시세끼’는 군소 등 평소 쉽게 볼 수 없는 물고기와 낯선 섬 풍경을 보여주며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뿐이 아니다. 어촌 편에는 정선 편에서 보여주지 못한 관계의 깊이까지 우러나 시청자의 몰입을 높였다.중년 배우의 우정이 진하게 펼쳐진 덕분이다. 차승원은 촬영날 아버지 기일에 맞춰 제사상을 차리면서 두 배우의 속 깊은 얘기가 나와 시청자의 감동을 샀다. 차승원과 유해진은 부부처럼 서로 밥상 차리는 일로 투닥거리며 ‘우리 결혼했어요’ 중년 커플을 연상시키듯 시청자에 색다른 웃음을 주기도 했다.

tvN ‘삼시세끼’를 연출하는 나영석 PD.
“인간 노동과 식사의 본질”성취감 대리만족=‘삼시세끼’ 어촌편은 방송 2회부터 시청률 10%를 넘어섰다. 케이블이란 채널의 한계를 뛰어넘어 인기를 누린 건 프로그램이 하나의 예능 브랜드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게 방송가의 시선이다.

이 비결을 전문가들은 ‘보편성’에서 찾았다. ‘삼시세끼’는 연예인들이 외딴 집에서 밥을 해 먹는 과정을 보여주는 프로그램. 밥을 안정적으로 먹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게 바로 인간이다. 이들이 어렵게 밥 한 끼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고 현실 속 밥벌이의 어려움과 식사의 의미를 되돌아 보게 해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김헌식 한국미래연구소 박사는 “‘삼시세끼’에는 정신노동으로 피곤한 현대인들이 단순한 육체노동을 통해 피곤한 정신노동의 일상에서 벗어나면서도 자신의 목숨을 위해 필요한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다는 인간의 노동과 식사의 본질이 담겨있다”고 말했다.자신의 일을 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일을 해야 하는 게 자본주의 사회 노동자들의 숙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직접 음식 재료를 준비해 밥을 해 먹는 과정이 소소한 듯 하지만 높은 성취감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수다의 종말…여운이 주는 ‘힐링’=이런 사회적 배경 속에 ‘삼시세끼’가 주는 ‘치유’의 효과도 프로그램 인기에 큰 몫을 했다. ‘삼시세끼’는 여백이 많은 프로그램이다. 게임은 없다. 제작진이 특별한 미션을 주지도 않는다. 밥 지어 먹는 것 말고는 다른 목적도 없다. 다른 예능처럼 출연자들이 말을 많이 하지도 않는다. ‘삼시세끼’를 즐겨본다는 직장인 박성미(34) 씨는 “특별히 뭘 하지 않아 좋고, 그냥 편안하게 보게 된다”고 말했다. 느림의 미학, 아날로그의 가치, 여백의 즐거움 등을 즐기는 도시인들에 ‘삼시세끼’가 ‘힐링’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피로사회에서 과잉은 덕이 아닌 독”이라며 “숨 쉴 겨를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이들에 새로운 경험은 또 다른 피로라 대중문화 속에서 공간이 많은 콘텐츠를 찾아 위로와 치유를 얻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교석 방송평론가는 “말수와 작위적인 상황 연출을 덜고 공간을 이용하는 게 ‘삼시세끼’ 같은 관찰형 예능의 특징”이라며 “시청자에 뭔가를 주입하는 대신 빈 공간을 둬 그 안으로 끌어들이고 공감을유도한다는 점에서 진화된 예능의 형태”라고 평가했다.

tvN ‘삼시세끼’ 정선 편(사진 위)과 어촌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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