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확대경]연예대상에서 드러난 지상파의 현실

  • 등록 2016-12-27 오전 9:28:57

    수정 2016-12-27 오전 9:28:57

김종민과 신동엽(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시상식 시즌이다. 지상파 3사가 각각 연예대상 시상식을 통해 올 한해 성적표를 자평했다. 시상식을 들여다보면 각 방송사 예능국이 처한 한계가 드러난다. 올해 대상 수상자 및 후보들과 과거 수상자들의 면면을 비교해봤을 때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KBS는 지난 24일 진행된 시상식에서 ‘1박2일’ 김종민에게, SBS는 25일 시상식에서 ‘미운우리새끼’(이하 ‘미우새’)의 신동엽에게 각각 대상을 안겼다. MBC는 오는 29일 예정된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대상 후보로 김구라, 김성주, 유재석, 정준하 4명을 올려놨다.

김종민은 시즌2와 시즌3로 넘어가면서 출연진 교체 등으로 흔들릴 뻔했던 ‘1박2일’이 입지를 유지하는 데 버팀목이 됐다. 신동엽은 ‘미우새’에서 방송 경험이 없는 스타들의 모친들이 아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주도했다. 두 사람이 아니었다면 ‘1박2일’, ‘미우새’가 2016년 KBS와 SBS의 간판 예능프로그램으로 남아 있기 어려웠을 터다. 다만 두 사람은 각각의 프로그램에서 시청자들에게 주된 재미를 선사하는 출연자는 아니었다.

그동안 지상파 3사 연예대상 시상식의 대상 수상자는 프로그램에서의 활약도와 방송사에 대한 공헌도를 종합해 선정됐다. 수상자의 면면이 각 방송사의 간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올해 대상 수상자들은 지상파의 바뀐 위상을 대변한다. 예년 수상자들과 비교해 활약도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방송사에 대한 공헌도만 고려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MBC 대상 후보 중 유재석과 정준하는 10년간 간판을 유지한 ‘무한도전’의 주축이다. 이미 그동안 수차례 혼자 또는 단체로 대상을 받았다. 한마디로 ‘구관’이다. 김구라 역시 오랜 기간 주중 간판 예능으로 입지를 다져온 ‘라디오스타’의 MC이고 복면 쓴 연예인들의 노래 경연 프로그램인 ‘복면가왕’의 패널이다. 김성주는 ‘복면가왕’의 MC다. ‘복면가왕’의 인기 요소는 복면을 쓴 연예인들인 만큼 MC와 패널이 연예대상을 수상하는 게 정당해 보이지는 않는 게 사실이다. 누구 하나 ‘대상’이라는 상의 타이틀과 딱히 어울리지는 않는다.

신규 프로그램의 기근이 불러온 현상으로밖에 볼 수 없다. 따지고 보면 그 배경에는 지상파에서 종편채널 및 케이블채널로의 인력 유출이 있다. 과거 지상파는 방송업계에서 가장 선망 받는 직장으로 꼽혔다. 급여만 따진다면 지금도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업무 환경과 성취도 측면에서 이직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미 MBC와 SBS에서는 종편과 케이블, 해외 등으로 인력 유출이 계속됐다. 본사에서는 실질적으로 믿고 연출을 맡길 PD들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하소연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지상파에서 새로 내놓은 프로그램들도 그저 그런 평가가 대부분이다. MBC ‘일밤’의 새 코너로 몰래 카메라를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과거 이경규가 진행하던 ‘몰래카메라’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상파의 채널 신뢰도 추락도 부진의 원인 중 하나다. 연말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이를 외면하다시피 한 지상파의 보도 행태는 채널 신뢰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상파 뉴스, 보도 프로그램에 실망감을 받은 시청자들이 예능프로그램 방송 시간대에도 채널을 종판과 케이블로 돌렸다는 분석이다.

답은 자명하다. 지상파의 신뢰도 회복과 함께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새로운 도전이 병행돼야 한다. 다만 현재 지상파의 모습에서 그런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는지는 의문이다. 종합편성채널은 선전하고 지상파는 부지한 한 해였다. 광고 매출을 포함해 보도 부문에서 지상파가 JTBC 등 종합편성채널에 밀렸다. 위기감으로 최근 KBS 양대 노조의 ‘총파업’과 MBC의 반성 등 반전의 실마리를 찾고 있으니 그 결과는 아직 미미하다. 지상파의 전반적인 하락은 예능국의 흥행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2017년 정유년 새해 지상파가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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