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영 감독, '천안함···' 좌초 위기에 "사상 초유의 일"

6일 메가박스 상영 중단 '통보'..현대판 '임검석' 우려
  • 등록 2013-09-07 오후 2:16:12

    수정 2013-09-07 오후 2:16:08

‘천안함 프로젝트’를 기획, 제작한 정지영 감독.
[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천안함 프로젝트’를 기획·제작한 정지영 감독이 메가박스가 돌연 ‘천안함 프로젝트’의 상영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정지영 감독은 7일 오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관객이 많이 드는 영화를 어떤 단체의 압력으로 내린다는 것은 이윤을 추구하는 극장의 특성상 이해할 수 없는 설명이다”라고 밝혔다.

연출을 맡은 백승우 감독은 “세계영화사상 이런 일이 있을까. 있었다면 찾아보고 싶다. 내가 과연 21세기에 살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또한, 개봉 직후 이틀 연속 다양성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하고 있었기에 더욱 안타깝다”고 의견을 전했다.

이에 앞서 메가박스는 지난 6일 홈페이지에 “9월5일 개봉한 ‘천안함 프로젝트’의 상영이 금일부로 종료된다. 일부 단체의 강한 항의 및 시위에 대한 예고로 인해 관람객 간 현장 충돌이 예상되어 일반 관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배급사와 협의하에 상영을 취소하게 됐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제작사의 입장은 달랐다. “상영 중단을 통보받았다”면서 “현대판 ‘임검석’이 재현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임검석(臨檢席)이란 일본강점기 영화 검열을 나온 순사들을 위해 마련됐던 좌석을 말한다. 자신들의 기준에 거슬리는 내용이 나오면 경찰관은 주의와 함께 곧바로 호루라기를 불었으며, 공연 중 세 번 호루라기가 울면 공연이나 상영을 중단해야 했다.

‘천안함 프로젝트’ 제작사 아우라 픽처스 측은 “메가박스가 영화의 성격을 알고 있음에도 용기 있게 상영을 결정해줬고, 처음에는 10여 개로 시작해 20여 개로 스크린을 차츰 늘려가던 상황이었다”라며 “여기에 개봉 첫날과 둘째 날 다양성 영화 1위를 차지하는 등 관객 반응도 좋았다. 그런 상황에 갑자기 상영 중단을 결정한 것이다. 일부 단체의 항의와 시위에 대한 예고가 있었다면서 그 단체가 어디인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일부 극장이 아닌 상영관 전체를 폐쇄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설명”이라고 말했다.

‘천안함 프로젝트’는 2010년 3월26일 대한민국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백령도 해상에서 침몰한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영화는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폭침됐다는 정부 발표에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의 의견을 조명하고, 몇 가지 실험을 통해 이들의 주장이 근거가 있는지 확인한다.

이 영화는 지난 4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지난달 7일에는 해군과 유가족들이 “영화의 내용이 사실을 왜곡하고 당사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법원에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등 개봉까지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법원은 개봉 하루 전인 4일 이를 기각했고 영화는 예정대로 지난 5일 전국 33개 극장에서 개봉했다.

메가박스는 ‘천안함 프로젝트’를 상영하는 유일한 멀티플렉스 영화관이었다. 국내 1, 2위 멀티플렉스 극장인 CGV와 롯데시네마는 별도의 예술영화관이 있음에도, 영화의 내용이 자사의 상영 조건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이유로 영화 상영을 거절했다. 여기에 메가박스마저 상영을 중단하며 ‘천안함 프로젝트’는 관객과 만나기 더욱 어려워졌다. 남은 상영관은 인디 스페이스, 아트나인, 아트하우스 모모(서울), 영화공간주안(인천), 아트시네마(대전), 광주극장(광주) 등 전국 11개 예술영화관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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