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th BIFF] 부산 vs 칸, 어떻게 넘어야 하나

신인발굴 다작 출품..BIFF 질을 높였다
강수연 공동집행위원장 발탁..참여국 늘려 축제의 장
  • 등록 2015-10-05 오전 8:24:46

    수정 2015-10-05 오전 8:26:05

배우 손예진이 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 2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부산=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부산=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영화 ‘국제시장’의 윤제균 감독, 영화 ‘암살’의 최동훈 감독, 영화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 영화 ‘사도’의 이준익 감독. 한국 영화를 이끄는 내로라하는 감독은 한 목소리를 냈다. 세계 최대 영화제로 꼽히는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를 목표로 내딛을 BIFF의 앞날을 낙관했다.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꿈을 꿀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절반은 이루었다고 볼 수 있지 않겠나”라고 입을 모았다. 칸 국제영화제를 넘어서는 꿈을 꾸는 BIFF, 그 가능성을 짚어봤다.

△5월 vs 10월

칸 국제영화제는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개최된다. 매년 5월이다. 지중해를 품는 칸의 5월은 기후적으로 완벽하다. 따사로운 햇살, 시원한 바람이 칸의 공기를 휘감는다. 휴양도시가 갖는 여유로움의 미덕은 영화제라는 이벤트와 맞물려 색다른 묘미를 안긴다. 칸의 5월에 전 세계 영화인은 물론 관광객이 집결하는 이유다.

부산엔 10월이 있다. 칸 못지 않은 해안가, 높은 하늘과 청명한 바람, 따가운 햇볕까지 완벽한 날씨를 부산의 10월에도 만끽할 수 있다. 1996년 1회 개최부터 지금까지 20년의 세월을 거쳐 ‘부산=10월’이라는 흥행 공식이 전 세계 영화인의 뇌리에 박히고 있다.

△팔레 드 페스티벌 vs 영화의 전당

영화제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공간은 축제의 중심이다. 칸에는 축제 궁전이라는 뜻을 담은 ‘팔레 드 페스티벌’이 있다. 국내외 취재진을 위한 시사회, 일반 관객을 위한 상영회가 이곳에서 열린다. 프레스룸, 마켓, 미팅 룸 등이 갖춰진 대규모 행사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BIFF는 ‘영화의 전당’을 만들었다. 영화에, 영화를 위한, 영화의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은 곳이다. 칸의 팔레 드 페스티벌과 마찬가지로 시사회, 상영회가 이어지고 프레스룸, 카페테리아 등이 마련돼 있다. 아직 팔레 드 페스티벌의 규모와 비교하면 적은 수준이다. BIFF가 앞으로 전 세계 영화인을 품을 영화제가 되기 위해 물리적인 공간의 체계적인 발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위기 vs 위기

실패는 성장의 또 다른 이름이듯, 두 영화제 모두 지금의 입지를 형성하기까지 위기를 겪었다. 칸 국제영화제는 시작부터 우여곡절을 겪었다. 1939년 개최 예정이었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며 중단됐다. 종전 후 1946년 정식으로 막을 올렸지만 예산 문제에 명맥을 잇지 못했다. 1948,49,50년은 암흑기였다. 1951년 재정비의 시기를 거쳐 지금의 칸 국제영화제 틀을 잡았다. 하지만 ‘브르주아를 위한 영화제’라는 비난 여론에 직면하며 영화제가 중단되는 사태를 겪었다. 이를 계기로 보다 다양한 층, 폭넓은 작품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영화제로 성장하게 됐다.

BIFF는 20회가 유독 아팠다. 지난해 19회 BIFF 후폭풍 탓이었다. 당시 BIFF의 ‘최대 주주’인 부산시의 우려를 뒤로, 세월호 사고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상영이 강행됐다. 부산시는 예민한 시선을 거두지 않았고,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부산시의 지도점검에서 조직위원회의 주먹구구식 관행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 4월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금은 절반으로 줄었다. 강수연이라는 뼈대 있는 배우를 공동집행위원장으로 발탁하며 BIFF는 위축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성인이 된 BIFF의 성장통은 기회의 발판으로 작용했다.

배우 유아인이 3일 오후 부산 해운대 비프빌리지 야외무대에서 열린 한국영화기자협회와 함께하는 오픈토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부산=이데일리 김정욱 기자)
△경쟁의 장 vs 축제의 장

기분 좋은 성장통을 현실로 옮기기 위해선 내실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 세계 영화인과 작품이 모여 우열을 가리는 칸 국제영화제의 훈훈한 장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 배경이다. 칸 국제영화제는 비경쟁부문과 함께 경쟁부문을 운영하고 있다. 개최 초반에는 유럽의 11개 국가 전부에 한 편씩 상을 주는 관행으로 영화제를 이끌었지만 70년에 가까운 세월을 겪으며 공정한 경쟁의 축을 형성하게 됐다. 최고의 영예로 분류되는 ‘황금종려상’은 칸 국제영화제에 이목을 집중시키는 최대 장치다. 한국영화가 칸 진출에 물꼬를 트기 시작한 1990년대 이후 국내에서도 이 영화제에 대한 관심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BIFF는 아직 ‘시상식’ 개념은 갖추지 못했다. 그보다 매해 영화 출품 국가를 다양히하고, 출품작의 수를 늘리며 진정한 ‘축제의 장’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다. 지난해부터 ‘올해의 배우상’을 신설, 선배가 후배에게 주는 영화상을 마련했지만 한국 시장에 국한돼 있다. 뉴 커런츠 부문이 유일하게 국제영화제 타이틀에 걸 맞는 심사로 꼽힌다. 아시아 신인 감독을 발굴하기 위해 마련했다. 각국의 영화인사가 심사위원으로 조직돼 향후 아시아 영화 시장을 이끌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칸 국제영화제, 베니스 국제영화제, 베를린 국제영화제, 토론토 국제영화제 등 전 세계로 한국 영화가 뻗고 있다.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엔 배우 전도연이 심사위원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작품으로, 연기로, 존재감으로 인정 받는 한국 영화가 늘고 있는 지금, 성인이 된 BIFF가 갖는 포부는 남 다르다. “한국에서도 공신력 있는 영화인들의 경쟁이 펼쳐질 수 있는 장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한 영화인들은 향후 BIFF의 20년을 끄는 동력이 될 전망이다.

△휴양도시 vs 영화도시

역사로 보면 청년과 중년의 관계다. BIFF는 칸 국제영화제와 비교해 아직 한참 성장기를 보내야 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BIFF가 갖는 그만의 강점이 있어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영화제로 꼽힌다. 그 배경으로 BIFF가 개최되는 ‘부산’이라는 도시의 힘이 꼽히는 분위기다.

부산은 ‘다이내믹 코리아(Dynamic Korea)’라는 한국 홍보 문구와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이다. 역사적으로 역동적인 힘을 갖고 있어 문화도 발전을 거듭할 수 있었다. 국내 멀티플렉스 산업을 비롯해 영화 전체적인 시장이 부산의 문화 성장과 발자취를 함께 했다. 부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 부산에서 발굴한 영화인이 많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관광’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휴양도시에서 열리는 칸 국제영화제와 비교했을 때 BIFF는 정서적으로 강하다. 윤제균 감독은 “영화는 곧 예술이고, 예술은 곧 그 나라의 혼이자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만국공통의 감성으로 통할 수 있다”며 “그런 분위기가 충만한 부산에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 축제가 열린다는 것은 굉장한 이점”이라고 말했다.

김정윤 부산국제영화제 홍보실장도 “영화제가 지금의 성장을 거듭한 배경엔 지리적인 강점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부산은 물리적으로도 접근이 용이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정서적으로도 영화와 밀접한 관계에 놓여있는 곳이라 외국인이 바라봤을 때 더욱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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