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CG의 진화]④"할리우드와 CG기술력 격차 점점 줄고있다"(인터뷰)

  • 등록 2016-05-27 오전 7:00:00

    수정 2016-05-27 오전 8:39:10

[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 국내 CG기술의 성장 속도는 빠르다. 미국 할리우드도 아주 못 닿을 곳은 아니다. 중국은 이미 국내 CG업체와 손잡고 굵직굵직한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부산 해운대를 휩쓰는 쓰나미부터 ‘미스터고’의 고릴라 링링, ‘해적’의 화려한 CG까지 모두 성과물이다. 하지만 업계 분위기가 마냥 활기차진 않다. CG는 여전히 제작단계에서 후순위다. 제작비를 떼이는 등 후진적인 행태가 여전히 존재한다.

국내 CG기술과 업계의 현실을 VFX전문기업인 덱스터스튜디오에 물었다. 홍정호 VFX 수퍼바이저와 김민석 VFX프로듀서가 답했다. 홍 수퍼바이저는 약 15년간 3D 아티스트로 영화, CF, 게임 동영상, 전시 영상 등의 작업에 참여한 베테랑이다. 김 프로듀서는 덱스터스튜디오의 첫 작품인 ‘미스터고’를 시작으로 ‘해적 : 바다로 간 산적’ ‘몽키킹2’ 등의 작품에 참여했다. 최근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마녀보감’에서 실감나는 호랑이 신을 연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마녀보감’에 등장한 백호 캐릭터가 높은 퀄리티로 화제가 됐는데 준비기간이 얼마나 되는나요?

=2월 초 시나리오를 읽고 감독님과 백호 연출에 대한 논의를 하였습니다. 그 후 백호에 대한 여러 자료수집을 통해 호랑이 어셋 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모델링 데이터에 fur, texture을 입히고, 백호의 뼈대를 심는 리깅 작업을 하였습니다. 최종 촬영이 끝남과 동시에 준비해온 백호 어셋을 이용해 주인공 허준(윤시윤 분)과의 동선에 맞추어 애니메이션의 진행, 촬영 원본에 맞는 컴퓨터 조명을 진행 등의 과정을 통해 좀 더 사실과 같은 백호를 연출할 수 있었습니다. 총 준비기간은 3개월 정도이었고, 우리에게 주어진 기간 동안 최고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각 파트 별로 최선을 다했으며, 조금은 짧은 기간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고 봅니다.

△백호 캐릭터를 만드는데 애로사항이 없었나요?

=시나리오 상 흑림이라는 공간은 마녀의 저주가 서려 있는 곳으로, 드라마 설정에 부합하는 장소를 헌팅 하는 것이 초반의 문제였습니다. 촬영 중에는 백호의 액션과 인물과의 액션 합을 맞추는 과정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후반 작업에서는 덱스터스튜디오가 보유한 크리쳐의 노하우 덕분에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임에도 완성도 있는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최근 ‘마녀보감’을 비롯해 드라마 속 CG 완성도가 높아졌는데 이유가 무엇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사전제작에 있다고 봅니다. 예전 제작 방식은 매주 촬영과 후반작업이 같이 이루어져야 되는 시스템이었다면 선 촬영 후, 방영까지 후반 작업의 기간 확보로 인해 좀 더 퀄리티 있는 결과물이 나온다고 봅니다. ‘마녀보감’ 같은 경우에는 초반 기획부터 제작사와 덱스터스튜디오가 충분한 회의를 통해 준비하였기 때문에 퀄리티를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초창기에 VFX는 적은 노하우와 기술력으로 짧은 기간 안에 결과물을 만들어야 했다면. 지금은 축적된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좋은 아티스트들이 참여함으로써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지 않았나 봅니다

△CG로 고릴라를 탄생시킨 영화 ‘미스터고’가 나온 지 3년이 됐는데 기술력이 얼마나 성장했나요?

=우리가 할리우드 VFX회사와 격차를 줄이는 만큼 할리우드의 회사들도 더욱 더 기술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할리우드와의 기술력 격차를 얼마나 줄였느냐 보다는 계속 줄이고 있냐는 표현이 맞는 것 같습니다.

덱스터스튜디오는 할리우드의 VFX회사들과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매년 약 15억 가까이 투자하고 있고, 이를 통해 현업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력을 꾸준히 개발하여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할리우드와의 격차를 조금씩 줄여나가고 있다는 게 맞는 표현일 것 같습니다.

△CG에 대한 업계 전반의 인식은 어떠한가요?

=예전에 CG는 고 예산영화에만 해당하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최근 촬영이 필름에서 디지털로 바뀌면서 저 예산영화에도 일정부분 CG로 처리해야 하는 부분들이 생기고 있어 이제 CG는 영화제작에 있어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단 영화제작비가 늘고 있지 않은 가운데 CG작업량은 늘고 있어 중소 업체들은 작업량에 비해서 제대로 보수를 받으며 일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규모가 큰 업체들이 정당한 단가를 받기 위해 일선에서 노력을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최근 미래부 CG산업 육성 계획이 나왔는데 업계에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요?

=해외 VFX업체는 타 나라의 업체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각 나라별로 세금감면을 해주고 있는 나라들이 많습니다. 유럽, 미국 등이 다양한 VFX회사 육성 정책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고, 국내는 이제 시작 단계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국내는 미래부 NIPA의 ‘CG프로젝트 지원사업’이나 최근 생긴 ‘CG 선도기업 육성사업’등으로 해외 VFX업체과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있습니다. 기존의 단기간(1년 이내) 지원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중장기 (3년)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형식이라 업계에서는 많은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덱스터스튜디오는 해외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 R&D나 신성장 산업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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