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BICF 중간점검]②네 돌 맞은 부코페에게 바라는 점 '셋'

[부산=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 날로 성장하는 부코페, 이건 아쉽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 올해로 네 돌을 맞았다. 이제는 아시아 최초, 유일의 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라는 호칭이 아깝지 않다. 김준호를 비롯해 일부 개그맨이 모여 부산바다축제의 일환으로 시작했는데 어느새 부산을 대표하는 축제로 뿌리 내렸다. 숙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외적 팽창만큼 내실도 다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막한 지 4일, 전환점을 맞아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 해결해야 할 과제를 꼽았다.

◇시그니처 콘텐츠가 필요하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공연이 필요하다.”

수년간 부산국제코디미페스티벌에 참가한 한 관객의 말이다. 매년 다양한 공연이 준비되고 있지만 대부분 방송 코미디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코너이거나 이미 공연 중인 경우가 많다. 대표 프로그램인 ‘코미디드림콘서트’는 ‘개그콘서트’와 ‘웃찾사’ ‘코미디빅리그’의 코너를 합친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올해 처음 소개돼 인기를 끈 ‘이경규쇼’ 역시 이미 공연한 바 있다. ‘변기수의 뉴욕쑈’나 ‘이리오쑈’ ‘투맘쇼’ 등은 정기 공연 중이다. 즉 전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공연을 한자리에 모은 것 외에는 특별한 퍼포먼스가 없다.

공연계에서는 새로운 공연을 준비할 수 있도록 부산코미디페스티벌이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코미디 공연 콘텐츠가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을 첫 선을 보인다면 더 많은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멜버른 국제코미디페스티벌

◇개그맨들이여, 거리로 나서라

“페스티벌인데 축제 분위기가 안 난다.”

천막에서 시작한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은 4회를 맞아 외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이제는 부산에 있는 대형 공연장에서 공연한다. 회당 수용 가능한 관객 수도 당연히 늘었다. 그러나 부산 시민과의 거리가 좁혀졌는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생긴다. 각 공연장 앞에 페스티벌 관련 깃발과 플래카드가 걸려 있으나 지나는 시민의 관심을 끌기엔 부족하다.

결국 부산시 전체가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게 해야 한다. 세계 3대 코미디 페스티벌 중 하나인 멜버른 국제코미디페스티벌의 경우 많은 아티스트들이 거리 공연으로 지나는 이들의 시선을 잡는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의 경우 2회 열리는 ‘오픈콘서트’를 제외하면 무료로 즐길 공연이 없다. 공연이 열리는 부산시민공원 역시 번화가와 멀어 접근성이 떨어진다. 공연장에서의 공연도 중요하지만 번화가에서 축제를 알릴 수 있는 무료 거리 이벤트 등을 기획하고 장려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 개그 소개창구가 필요하다

“아시아의 코미디가 궁금하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은 아시아 최초이자 유일한 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다. 하지만 ‘국제’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고민할 필요가 있다. 아직까지는 국내 코미디 콘텐츠가 주로 소개되고 있다. 참가하고 있는 국가 역시 올해 11개국으로 1회 때 7개국에서 크게 늘지 않았다. 일본 등을 제외하면 아시아 개그 콘텐츠가 거의 소개되지 않는 것은 특히 아쉬운 점이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성장 배경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 영화의 소개 창구로서 역할을 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지금의 위치에 섰다. 칸영화제나 베니스 영화제에서 보지 못하는 아시아 영화를 접할 수 있어 세계 영화인의 관심을 샀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되 에든버러프린지 페스티벌과 몬트리올 코미디 페스티벌, 멜버른 코미디 페스티벌 등과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비교적 덜 알려진 아시아 국가들의 개그 콘텐츠를 소개하는 창구 역할을 할 필요가 있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