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첫 우승 김지현 "미녀골퍼 별명보다 챔피언이 더 좋네요"

작년 두산매치서 연장전 끝에 좌절
미국 전훈 동안 빈스윙 훈련 열중
얼굴보다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어
  • 등록 2017-05-01 오전 6:00:00

    수정 2017-05-01 오전 6:00:00

김지현이 30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써닝포인트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7회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with KFC’에서 우승을 한 뒤 주먹을 쥐고 있다.(사진= 방인권 기자)
[용인=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다 잡았던 우승을 놓친 후 흘렸던 눈물이 마를 때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1년이었다. 30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7회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with KFC 대회에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생애 첫 우승을 쏜 김지현(26) 얘기다.

시계를 1년 전으로 돌려보자. 김지현은 지난해 5월 22일 열린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당시 투어를 휩쓸었던 ‘대세’ 박성현(23)을 만났다. 시즌이 열린 후 3승을 내리 따낸 박성현과 우승 경험이 없는 김지현의 경쟁이라 박성현의 완승이 예상됐다. 그러나 경기의 의외의 방향으로 흘러갔다. 16번홀까지 김지현이 2홀 차로 앞섰고, 남은 2개홀에서 하나만 비겨도 우승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김지현의 대역전패였다. 2개홀을 모두 내주더니 연장전에 끌려갔고, 첫번째 연장 홀에서 버디를 잡아낸 박성현에게 무릎을 꿇었다. 우승컵을 앞에 두고 불의의 일격을 당한 김지현은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다짐했다. ‘절반의 눈물은 첫 우승을 이루고 흘리겠다’라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남겨뒀던 절반의 눈물을 흘릴 기회는 1년이 채 지나기 전에 찾아왔다.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2라운드에서 무려 10타를 줄이며 공동 선두에 오른 김지현은 마지막 날 전반에 타수를 줄이며 경쟁자들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후반 10번홀을 시작으로 짝수 홀에 모두 버디를 솎아내며 기어이 우승을 이뤄냈다.

◇전지훈련 ‘빈스윙’이 비결

첫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상금(3억5367만원)을 획득했지만 자만하지 않았다. 지난 겨울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뮤어필드 골프장에서 두 달간 ‘지옥 훈련’을 했다.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주니어시절 훈련 방식으로 바쁜 하루를 보냈다. 연습라운드가 끝나면 헬스장에서 체력을 키우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빈스윙’ 효과도 봤다. 빈스윙은 스윙을 몸에 익히는 연습 방법으로 주니어 선수들의 필수 훈련법이다. 같이 훈련을 떠난 선수들의 눈총을 받았지만 김지현은 매일 빈스윙을 했다. 그는 “볼을 놓고 치지 않기 때문에 스윙 리듬을 키우는 데 최고의 훈련법이다. 마음을 다스리는 데도 그만한 훈련은 없다. 그야말로 일석이조다”고 말했다.

한화의 적극적인 지원도 김지현의 첫 우승에 보탬이 됐다. 2013년부터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관심있게 지켜보던 한화는 2015년 겨울 김지현과 계약을 맺었다. 파격적인 지원이 뒤따랐다. 그룹이 소유한 골프장과 콘도를 무료로 이용하게 했고, 투어밴을 만들어 개인 트레이너를 붙여줬다. 금전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계약금 외에 투어 경비 일부를 대줬고, 전지훈련을 떠날 때도 비용의 일부를 부담했다. 한화골프단 정성우 차장은 “마음 고생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 이번 우승이 더 기쁘다. 김지현 선수가 KLPGA 투어 스타로 성장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미녀 골퍼보다 챔피언이 좋아요.”

김지현은 ‘실물이 가장 예쁜 선수’로 유명하다. ‘우승만 하면 금방 부자가 될 선수’라는 농담도 곧잘 듣는다. 하지만 김지현의 생각은 다르다. 프로 골퍼이기 때문에 외모보다는 성적으로 평가를 받고 싶었다.

김지현은 “나는 미녀 골프선수 축에도 못 낀다. 설사 미녀라고 해도 직업이 골프 선수니까 우승도 펑펑하고 꾸준히 성적으로 내서 인정받고 싶다. 그리고 솔직히 (윤)채영 언니, (안)신애 언니, (김)자영이가 미녀 골퍼지 나는 아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선배들의 철저한 자기 관리가 우승에 도움이 됐다고 했다. 김지현은 “신애 언니나 채영 언니를 보고 많이 배웠다. 특히 신애 언니를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메이저대회에서도 우승을 했으니 진정한 챔피언이자 미녀 골퍼다”라며 “나도 이제 우승을 한 선수다. 오래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갔다. 미녀 골퍼라는 애칭도 당당히 받아들이겠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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