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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FA 시장이 열린 지 2달이 지났는데 계약에 성공한 선수는 6명뿐이다. 그나마 ‘빅3’로 평가되는 양의지(NC·4년 125억원), 최정(SK·6년 106억원), 이재원(SK·4년 69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은 총액 20억원대에 사인했다. 1호 계약자 모창민은 NC와 3년 최대 20억원, 최고령 계약자 박용택은 LG와 2년 25억원에 각각 계약했다. kt wiz 주장 박경수도 3년 최대 26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들 3명 계약도 자세히 살펴보면 성적에 따른 옵션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활약이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제 받을 돈은 훨씬 줄어든다.
나머지 9명은 여전히 미계약 상태다. 송광민, 이용규, 최진행(이상 한화), 김민성, 이보근(이상 키움), 김상수 윤성환(이상 삼성), 노경은(롯데), 금민철(kt) 등 쟁쟁한 선수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예년 같으면 연 평균 10억원 이상의 대형계약이 충분히 가능한 선수들이다. 실제로 윤성환(2014년 4년 80억원), 이용규(2013년 4년 67억원) 등은 이미 FA 대박을 경험한 바 있다.
올해는 구단들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경기 침체로 구단 모기업들이 지출을 최소화하고 있다. 프런트 중심의 야구로 흐름이 바뀌면서 외부 영입 대신 내부 육성에 더 중점을 두는 점도 바뀐 풍경이다. ‘FA 몸값 거품론’ 우려도 시장을 더욱 움츠러들게 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은 구단에 유리해진다. 당장 이번 달 30일부터 각 구단은 해외전지훈련에 돌입한다. 전지훈련이 시작되면 협상은 더욱 어렵게 된다. 남은 시간은 불과 열흘도 남지 않았다. 최악의 경우 대규모의 FA 미아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FA 제도 도입이래 FA를 선언했다가 계약을 맺지 못하고 그대로 은퇴한 선수는 2007년 투수 노장진·차명주, 2011년 투수 최영필·포수 이도형, 2018년 외야수 이우민 등 총 5명이다.
선수 입장에선 싸늘해진 FA 시장 환경이 야속하기만 하다. 예전과 태도가 달라진 구단이 원망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FA 계약은 비즈니스다. 시장논리에 따를 수밖에 없다. 달라진 환경에 선수들도 적응해야 한다.
또다른 관계자는 “선수들이 조금 더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 높은 보장액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옵션을 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잘한만큼 받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