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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오재일은 수비에서도 팀에 큰 힘을 보탤 수 있기에 몇 배 더 큰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다.
오재일의 지난해 타율은 2할8푼9리. 14 홈런에 36타점을 올렸다. 이전에 비해 발전한 모습이긴 했지만 거포들의 자리인 1루수라는 측면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수치였다.
올 시즌은 다르다. 오재일은 24일 현재 3할9푼6리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벌써 지난 해의 절반인 7개의 홈런을 쳤고 타점도 27개나 뽑아냈다. 조만간 지난 해의 누적 스탯을 모두 갈아치울 페이스다. 6할8푼8리의 장타율도 놀랍지만 출루율이 4할9푼6리라는 대목에선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한 때 유행했던 표현을 쓰자면 “두 번 중 한 번은 나갔다는 얘기”다.
그 여유는 숫자로도 증명이 된다.
주로 타자의 카운트는 볼 카운트 1-0, 2-0, 2-1, 3-1 이렇게 4개로 들 수 있다. 이 카운트에선 대부분 선수들의 타율이 3할을 넘는다. 오재일은 지난해 총 213타석에서 이 유리한 카운트 타석이 44타석이었다. 전체 20.6%를 차지했다.
올 시즌은 이 수치가 부쩍 높아졌다. 112타석에서 32타석을 상대해 28.6%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높아진 8%의 비율 속에 오재일의 환골탈태 비법이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전체 12개 카운트에서 4개 카운트 비율만 8%가 높아졌다는 건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야구는 볼 카운트 싸움이다. 머니볼의 창시자인 빌리 빈 단장은 “야구는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첫 3개의 공으로 볼 카운트 2-1을 만들 수 있느냐의 싸움이다. 1-2에서 치는 것과 2-1에서 치는 것은 차원이 전혀 다르다”고 말한 바 있다. 유리한 카운트를 점한다는 건 그만큼 중요한 일이다.
참고로 오재일의 1-0 타석 타율은 4할, 2-0은 10할, 1-2는 7할1푼4리다. 3-1에서만 2할5푼으로 주춤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