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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극장 점령한 백호, 알고 보니…
안방극장에 백호가 나타났다. 지난 14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마녀보감’ 2회에는 하얀색 호랑이가 극 중 등장했다. 배우 윤시윤이 연기한 허준은 숲 속에서 백호와 마주했고 허겁지겁 도망치기 바빴다. 백호는 거침없이 숲을 뛰어다녔고 실제 호랑이를 보는 듯하다는 시청자의 평가를 이끌어냈다.
‘마녀보감’ 속 백호를 만들어낸 것은 시각특수효과(VFX) 전문회사인 덱스터다. 한국영화 ‘미스터고’를 시작으로 ‘해적:바다로 간 산적’, 중국영화 ‘적인걸2’ 등 다수의 작품에 참여했다. 서극 감독의 ‘지취위호산’으로 52회 금마장영화제 최우수시각효과상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국내 CG기업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사전제작 바람 타고 CG 퀄리티도 향상
드라마 CG가 유치하다는 건 옛말이다. 최근에는 사전제작이 활성화될 기미를 보이자 블록버스터 영화 제작에 참여했던 시각특수효과 전문가들의 드라마 참여가 부쩍 늘었다. 비사전제작 드라마와 비교해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정밀한 작업이 가능하다. 지난달 종방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총 제작비 130억 원이 투입됐는데 이중 상당부분이 CG에 사용됐다. 그리스에서 실제로 촬영된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국내 세트장에서 촬영한 뒤 CG로 배경을 덧입혔다. 예민한 시청자가 아니라면 쉽게 구분하기 힘들었다.
충무로에서 쌓은 기술력이 드라마로 이전되면서 퀄리티가 덩달아 뛰었다. 2014년 초 종방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화려한 특수효과로 주목받았다. 초능력을 지닌 외계인 도민준(김수현 분)의 화려한 능력을 화면에 담은 것은 VFX 전문회사 모팩의 역할이었다. 모팩은 영화 ‘해운대’ ‘7광구’를 비롯해 드라마 ‘태왕사신기’ 제작에 참여했다.
CG 기술의 발달은 드라마 간접광고(PPL)에도 영향을 미친다. ‘태양의 후예’는 100% 사전제작으로 완성됐다. 드라마가 한국과 중국 등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많은 기업들이 PPL에 관심을 보였다. 사전제작돼 추가 촬영이 불가했으나 ‘태양의 후예’는 CG로 이를 해결했다.
◇고성장 산업, 인식 변화 필요
국내 CG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미래 콘텐츠 산업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해 발표한 CG산업 육성계획에 따르면 국내 CG산업은 2013년 1조1800억 원에서 2020년에는 1조 7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관광, 공연, 패션 등 타 산업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막강한 파생 효과가 기대된다. 허나 중요도에 대한 업계의 인식은 아직 미비하다. ‘쪽대본’으로 대표되는 드라마의 실시간 제작 시스템에 완성도 높은 CG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관행적인 무보수 초과작업 등으로 적정대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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