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BICF 중간점검]①통합·소통·공감·추모, 제4회 부코페의 키워드

  • 등록 2016-08-29 오전 7:30:00

    수정 2016-08-29 오전 7:30:00

김준호(왼쪽부터) 심형래 차태현 이영자
[부산=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 제4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 전환점을 돌았다. 올해로 네 돌을 맞은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은 외향적으로 부쩍 성장한 모습으로 축제를 찾은 이들을 즐겁게 했다. 특히 방송사를 초월하고 원로 개그맨과 현역 그리고 신입 개그맨이 한 자리에 어울린 모습이 인상적이다. 평소 접하기 어려운 외국의 코미디를 경험하고 또 세계시장에서의 K-코미디 성장가능성을 봤다.

◇방송사·세대 초월해 한자리 모인 개그맨

제4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은 KBS ‘개그콘서트’와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tvN ‘코미디빅리그’에 출연 중인 개그맨들이 참석했다. 평상시에는 경쟁프로그램이었지만 축제기간에서 만큼은 달랐다. 축제를 찾은 관객들은 ‘개그콘서트’의 인기코너 ‘그녀는 예뻤다’와 ‘웃찾사’의 ‘신의 꼼수’, tvN ‘개국공신’ 등을 한자리에서 즐겼다. 또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MBC ‘무한도전’(박명수 하하), KBS2 ‘1박2일’(차태현 김종민 정준영), JTBC ‘아는 형님’(김영철) 멤버와 뮤지컬 배우 정성화 등 스펙트럼이 다양해진 것도 성과다.

원로 개그맨들의 등장도 눈길을 끌었다. ‘개그계 대부’ 이경규와 영화감독으로 활동 중인 심형래, 배우로 변신한 임하룡, 이영자, 이성미, 박미선 등이 모습을 비췄다. 이들은 단순히 개막식에 참가하는 것에서 발전해 무대를 직접 꾸미는 등 관객을 맞았다. 이경규와 이윤석, 윤형빈이 준비한 ‘이경규 쇼’는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매진되기도 했다.

◇外코미디, 언어의 장벽 넘을 묘수는?

올해는 전세계 10개국의 외국 개그팀이 한국을 찾았다. 이들은 서커스와 판토마임, 아크로바틱 퍼포먼스 등으로 관객과 호흡했다. 2013 오클랜드 프린지 최우수공연상과 2014 호주 애들레이드 프린즈 언더벨리 에딘버러 어워드를 받은 트리그비 워켄쇼와 멜버른 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서 극찬을 받았던 아프리카와 베네수엘라에서 온 에릭 오몬디와 이반 아리스테귀에타, ‘어쨌든 유쾌한 야스무라’ 코너로 2015년 열도를 휩쓴 일본의 톱 개그맨 야스무라 쇼고 섭외에 성공했다.

하지만 외국 코미디는 언어의 장벽과 국민 정서의 차이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다. 국내 개그맨들의 공연이 매진 사례를 이어갔지만 외국 개그팀 무대는 유료관객 수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축제에 참가한 한 개그맨은 “정서의 차이에서 오는 신선함도 있지만 동시에 낯섦도 있다”라며 “국제적인 개그 교류가 이어진다면 점차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토종 넌버벌 코미디, 가능성을 보다

제2의 ‘옹알스’의 탄생을 기대해도 괜찮을까. 외국 시장에서 K-코미디의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은 바로 언어다. 그래서 대사가 없는 넌버벌 코미디 장르가 주목받는다. 우리나라에서는 개그팀 ‘옹알스’가 대표적이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서 소개되며 주목받은 이들은 올해 한국 코미디 역사상 최초로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했으며 2014 멜버른국제코미디페스티벌 디렉터 초이스상, 2015 멜버른 국제코미디페스티벌 티켓 매진을 기록했다.

올해는 코미디극 ‘명월’이 ‘옹알스’의 뒤를 잇는 새로운 넌버벌 코미디로 주목받았다. 한국무용에 코미디와 힙합 등 현대 음악을 더한 퓨전극이다. 동화 ‘신데렐라’를 새롭게 재해석했다. 장구와 가야금, 북, 칼춤 등 국악 퍼포먼스가 외국의 관심을 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사 없이 표정과 몸짓만으로 코미디를 완성하려니 다소 과장된 표현이 섞이는 등 개선점이 필요하다. 하지만 콘셉트가 확실한 만큼 ‘옹알스’에 이어 K-코미디를 이끄는 새로운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故구봉서, 코미디 큰 별을 추모하며

제4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개막 다음날인 27일 원로개그맨 구봉서가 별세했다. 한국 개그사에 큰 획을 그은 어른이 세상을 등진 만큼 마냥 즐거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관객과의 약속인 공연을 멈출 수는 없었다. 후배 개그맨들은 별세 소식에 애통하고 추모의 뜻을 밝히는 동시에 ‘개그로서 고인의 뜻을 잇겠다’고 했다.

김준호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집행위원장은 “제5회 개막식 때 고 구봉서 선생님을 마지막 성화봉송 주자로 모실려고 했는데 이뤄지지 않아 통탄스럽다”라며 “모든 공연전 고인을 추모하는 묵념을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전유성 명예집행위원장, 김대희 이사 등 부산을 찾은 31명의 동료 개그맨과 함께 가슴에 검은 리본을 달고 고인을 추모하는 영상을 SNS에 올렸다. “우리가 힘들고 어렵고 못 살고 추웠던 시절에 서민들이 웃을 수 있었던 건 코미디 덕분이었다”라며 “대 선배님들이 한 분 한 분 가실 때마다 굉장히 큰 기둥을 잃은 것 같아서 정말 마음이 굉장히 힘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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