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 촬영 장소에서 한숨까지…베어 트랩의 두 얼굴

  • 등록 2019-03-01 오전 7:36:21

    수정 2019-03-01 오전 7:36:21

베어 트랩. (사진=PGA 투어 인스타그램)
[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26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혼다 클래식(총상금 680만 달러) 연습라운드가 진행된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 챔피언스 코스(파70).

15번홀 티잉 그라운드 앞에서 몇몇 선수들이 가던 걸음을 멈추고 ‘IT SHOULD BE WON OR LOST RIGHT HERE’라고 적힌 안내판을 응시했다. 선수들이 걸음을 멈춘 이유는 오는 3월 1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혼다 클래식의 상징과도 같은 베어 트랩을 설명하는 안내판을 봤기 때문이다. 슬쩍 보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지난해 강성훈(32)처럼 기념사진을 찍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올리는 선수들도 있었다.

하지만 대회가 시작되는 순간 베어 트랩은 선수들의 공공의 적으로 변모한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PGA 내셔널 챔피언스 코스는 PGA 투어에서도 어려운 코스로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베어 트랩이라고 불리는 15~17번홀이 가장 악명 높다. 베어 트랩이란 이 코스를 설계한 잭 니클라우스의 별명(곰)을 따서 만들어진 이름으로 의도적으로 어렵게 설계됐다.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의 ‘아멘 코너’나 PGA 투어 발스파 챔피언십이 개최되는 이니스브룩 골프장 코퍼헤드 코스의 ‘스네이크 피트’처럼 까다로운 3개 홀이 15~17번홀에 나란히 늘어서 있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위크는 지난해 PGA 투어에서 가장 어렵게 플레이 된 홀 10곳을 선정했는데 베어 트랩 17번홀(파3)이 3위, 15번홀(파3)은 9위에 올랐다.

베어 트랩은 많은 선수에게 좌절을 안겼는데 대회 마지막 날 선두권 경쟁의 구도를 바꾸는 경우가 많았다. 2016년 대회에서 애덤 스콧(호주)은 3라운드 15번홀에서 쿼트러플 보기를 적어내며 한꺼번에 4타를 잃었다. 스콧은 가까스로 우승을 차지했지만 “베어 트랩에 발목이 잡힐 뻔했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올해는 출전하지 않는 타이거 우즈(미국)도 지난해 이 대회에서 나흘간 ‘베어 트랩’에서만 8타를 잃고 ‘톱10’ 진입에 실패했다. 우즈는 “이 코스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하기 어렵다”며 “특히 베어 트랩이 자리한 후반 9홀이 더욱 그렇다. 그린이 작은데 바람까지 불어서 정상적인 플레이를 하기 힘들다”고 베어 트랩에 대한 어려움을 설명했다.

베어 트랩의 시작인 15번홀은 179야드로 길지 않다. 하지만 왼쪽에 벙커가 도사리고 오른쪽에 워터 해저드가 있어 선수들이 느끼는 부담감은 상당하다. 선수들의 느끼는 체감은 평균 스코어로 나타난다. 지난해 15번홀의 평균 타수는 3.39타로 기준 타수보다 0.39타 많다. 16번홀은 베어 트랩의 유일한 파4홀로 지난해 평균 타수는 4.26타였다. 17번홀은 평균 타수 3.53타로 지난해 베어 트랩에서 가장 어렵게 플레이 됐다. 17번홀이 까다로운 이유는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벙커와 워터 해저드가 자리하고 그린 주위로 바람이 강하게 불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린까지 단단해 선수들이 느끼는 체감 난이도는 더욱 올라간다.

혼다 클래식 첫 출전을 앞둔 임성재(21)도 베어 트랩을 경험해보고 깜짝 놀랐다. 그는 “특히 15번홀과 17번홀은 정말 어려운 것 같다. 방심하거나 실수가 나오면 타수를 크게 잃을 수 있는 게 베어 트랩”이라며 “15~17번홀에서는 타수를 지키기만 해도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정확한 공략법을 세워 타수를 잃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베어 트랩에서 516오버파가 기록된 만큼 올해 혼다 클래식의 우승 공식도 ‘15~17번홀 파 지키기’다. ‘디펜딩 챔피언’ 저스틴 토머스를 비롯해 브룩스 켑카, 리키 파울러(이상 미국) 등은 혼다 클래식에 출전해 베어 트랩 정복에 나선다. 한국 선수로는 임성재와 안병훈(28)을 포함해 김민휘(27) 등 총 6명이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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