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강화' 협찬 철회하자 주문 폭주..."어제 하루 놀라운 일"

  • 등록 2021-12-20 오전 9:28:01

    수정 2021-12-20 오전 9:28:01

JTBC 토일 드라마 ‘설강화’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역사 왜곡 논란 속 지난 18일 첫 방송된 JTBC 드라마 ‘설강화’에 대한 시청자의 반감이 심상치 않다.

유기농 식품업체 ‘싸리재마을’은 지난 19일 오후 홈페이지에 ‘JTBC 드라마 설강화 소품 협찬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공지사항을 올렸다.

해당 업체는 “어제 방영된 설강화 1회에 저희 떡이 노출되었고 협찬 업체로 싸리재 로고가 올라갔다”고 운을 뗐다.

이어 “작년 12월 지자체로부터 소개를 받아 연락한다는 드라마 제작 소품 팀의 전화가 있었다. 귀리 떡을 협찬해 달라는 거였고, 그동안 한 번도 협찬을 진행해본 경험이 없는 저희는 떡 홍보가 될 거라는 단순한 기대로 협찬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출연 배우와 제목을 들었을 뿐 어떤 내용이 제작될 거라는 설명을 듣지는 못했다”며 “드라마 설강화가 민주화 역사를 왜곡하고 안기부를 미화할 수 있다는 많은 분들의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담당자에게 바로 협찬 철회를 요청했다”고 부연했다.

업체는 “철회는 바로 적용이 되었으나 화면에 노출되는 로고는 12회까지 편집이 완료되어 바로 수정이 어렵다고 한다. 부득이 12회까지는 저희 싸리재마을 로고가 노출될 수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드라마 내용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역사 왜곡이 될 수도 있는 드라마 제작에 제품을 협찬한 점 정말 죄송하다”며 “앞으로는 책임감을 가지고 신중하게 결정하여 회원님들께 실망을 드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이후 싸리재마을은 20일 오전 SNS를 통해 “어제 하루 저희 싸리재마을에 놀라운 일이 있었다”고 밝혔다.

업체는 “지난해 겨울 지자체의 소개로 난생처음 드라마 협조라는 걸 했었는데, 경험이 없던 저희는 그저 TV에 나오면 저희 마을에 도움이 되겠구나 생각만 했었다”며 “그래서 드라마 내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거나 하지 못하고 떡을 보냈었는데, 어제 드라마를 본 분들께서 걱정어린 조언을 해 주셨다”고 했다.

이들은 “놀라서 바로 제작사 측에 협조중단 요청을 했다. 그리고 회원님들께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는 글을 올렸는데 이 일이 알려졌다”며 “미흡한 모습을 보여 드렸음에도 나무라지 않으시고 더 많이 응원해 주시고 격려까지 해 주셔 너무 너무 고맙다”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어제부터 저희 싸리재마을에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평소보다 훨씬 많은 양의 주문이 있다. 그래서 이번 주 배송이 지연될 수 있다는 양해 말씀도 함께 드린다”고 알렸다.

설강화는 남파 간첩 설정의 남자 주인공과 안기부 요원 캐릭터 등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제작 단계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 방송사와 제작진은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안기부와 간첩을 미화하는 내용이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18일 첫 방송 이후 비판은 더 거세지고 있다.

첫 방송 날,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드라마 설강화 방영 중지 청원’은 하루 만에 정부의 답변 기준인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기도 했다.

청원인은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제작진은 전혀 그럴 의도가 없으며 ‘남녀 주인공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거나 이끄는 설정은 대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면서, 1화에서 여주인공은 간첩인 남주인공을 운동권으로 오인해 구해주는 모습을 지적했다.

청원인은 “민주화운동 당시 근거 없이 간첩으로 몰려서 고문을 당하고 사망한 운동권 피해자들이 분명히 존재하며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도 저런 내용의 드라마를 만든 것은 분명히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간첩인 남자주인공(정해인)이 도망가며, 안기부인 또 다른 남자 주인공(장승조)이 쫓아갈 때 배경음악으로 ‘솔아 푸르른 솔아’ 가 나왔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노래는 민주화운동 당시 학생운동 때 사용되었던 노래이며 민주화운동을 수행하는 사람들의 고통과 승리를 역설하는 노래다”라며 “그런 노래를 1980년대 안기부를 연기한 사람과 간첩을 연기하는 사람의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것 자체가 용인될 수 없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설강화가 OTT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세계 각국에서 시청할 수 있는 점을 문제 삼으면서, 다수 외국인에게 민주화 운동에 대한 잘못된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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