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흥하고, 망한다②'..언플의 진화, '셀프시대'가 오다

  • 등록 2015-01-28 오전 7:05:53

    수정 2015-01-28 오전 7:13:02

“사진을 올리면 메인에 떠요.” 클라라는 자신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기사화가 되는 ‘셀프 언론플레이’의 성공에 뿌듯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장면1. 컴백을 앞둔 한 아이돌그룹. 음원 유출 사태 발생. 그때 대중이 바쁘게 클릭하는 한 연예기사. ‘OOO, 컴백 앞두고 음원 유출! 소속사 측, “긴급 대책 논의 중”’

장면2.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한 연예인. 사건의 시시비비가 가려지지 않은 상황. 하지만 여론은 차갑게 돌아서는 중. 그때 대중이 접하는 한 기사. ‘XXX, 알려지지 않은 사건의 전말! 그 역시 피해자였다’

위의 두 기사를 읽고 어떤 생각이 들까. ‘장면1’에선 왠지 모를 노이즈 마케팅의 냄새가 난다. 상황이 사실이라면 소속사는 물론 가수 입장에서도 심각한 일인데 촌각을 다퉈 사태를 수습해야 하는 가운데 저러한 내용을 보도자료로 만들어 배포할 경황이 있을까 의심되기 때문이다. ‘장면2’에선 ‘짜고 친 고스톱’과 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다. 실제로 비슷한 분위기의 연예기사에 달린 네티즌의 댓글을 보면 “기획사랑 기자가 짜고 썼네”, “기자가 기획사한테 돈 받고 쓴거네”라는 비아냥 섞인 말들이 많다. 두 가지 모두 ‘언론플레이’에 해당한다.

언론이 기사로 누군가를 유리하게 만드는 작전을 일명 ‘언론플레이’라 부른다. 물론 억울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사건이 터졌을 때 발빠른 대응을 하는 것이 ‘기다렸다는 듯 움직인다’는 식으로 비춰질 수 있다. 대중보다 연예인을 가까이서 보고 들을 수 있는 언론이 그를 위한 진짜 변론에 나서고자 한 일도 오해를 살 수 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말처럼 내가 하면 소통이지만 남이 하면 순수함을 잃는 것이 요즘 언론플레이의 속성이 됐다.

‘공항 연예인’으로 통하는 배우 공현주. 그뿐만 아니라 수 많은 연예인들이 공항 패션이 돋보이는 사진을 SNS에 올리거나 소속사 보도자료로 만들어 배포하는 등 ‘사진 한장의 홍보 효과’를 기대한다.
언론플레이는 진화했다. 기사가 순수한 목적을 가졌는지 의도된 홍보인지 가늠하는 ‘스마트 네티즌’에 이어 연예인도 달라졌다. 하루에 수백 통씩 쏟아지는 보도자료로 언론에 노출되길 바라는 이들이 많은 가운데 직접 부지런히 언론플레이에 나서는 ‘지능형 연예인’이 늘고 있다.

요즘은 사진 한장도 홍보의 대상이 되는 ‘셀프 플레이’ 시대다. 무대 위, TV나 스크린 속에 비춰지는 연예인들의 화려한 모습과 다르다. 아침에 일어나 침대에서 아직 나오지 않은 부시시한 모습을 공개한다. 키우는 강아지가 그 주인인 연예인만큼 유명해지기도 한다. 대중의 관심이 생명인 연예인에겐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고, 팬들은 좋아하는 스타의 보이지 않는 일상을 접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인 셈이다.

하지만 별 내용 없는 사진 기사가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 연예면의 가장 많이 읽은 기사로 꼽히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 이를 노리는 연예인들이 늘었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로 스스로 이슈를 끌어낸다. 최근 소속사 회장과의 카카오톡 대화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클라라가 대표적인 예다. 클라라는 해당 대화에서 “사진을 올리면 바로 기사가 떠요”, “홍보 없이도 또 연예면 메인에 걸렸어요”라며 ‘셀프 플레이’의 뿌듯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작품 활동보다 ‘공항 사진’으로 유명한 배우들은 대중의 우스갯소리를 끌어내기도 한다.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렸던 연예인들이 시간을 두고 시무룩한 표정을 지은 사진을 올리기도 한다. 마치 그 일과 관련된 심경을 대변하는 분위기라 대중의 큰 반응이 따라온다.

‘토토가’를 네이버 검색창에 치면 ‘토토가 SNS’가 자동검색어로 뜰 정도다. 그만큼 ‘토토가’에 대한 연예인들의 SNS 반응이 뜨거웠다는 증거. 사진은 캡쳐된 화면으로 검색된 기사 결과는 언론플레이와 모두 상관있는 내용은 아니다.
사진으로 그치지 않는다. 이슈되는 콘텐츠를 활용하면 말 한마디로도 큰 홍보 효과를 볼 수 있다. 최근에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 특집 후기가 연예인들의 SNS에 도배되는 일이 많았다. ‘토토가’가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으면서 관련 내용 대부분이 기사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방송된 ‘토토가’ 이후 한달이 지난 25일까지 네이버, 다음에서 검색한 관련 기사는 수만 건. 이러한 종류의 기사는 뜬금없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지는 데다 알맹이가 없다는 이유로 대중의 피로도를 높이는 부작용을 낳는다. 걸그룹 베이비복스로 활동했던 간미연은 “‘토토가 시즌2’가 나오면 우리도 불러 줄 것이다”는 한마디로 악성 댓글에 시달리기도 했다.

‘언론플레이의 자유’가 주어지면서 이에 대한 책임론이 고개를 들고있다. 사진 한장에서도 홍보성이 묻은 것인지 아닌지를 파악하는 대중의 눈썰미가 날카로워진 만큼 사람들이 눈감아줄 만한 적정한 선을 지켜줘야 한다는 것. 이화여자대학교 홍종현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온라인은 정보가 넘치는 공간이기 때문에 읽을 거리를 선택해야 하는 대중의 피로도는 쉽게 높아진다”면서 “당장 눈에 띄기 위한 언론플레이는 대중에게 반감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정작 중요한 말, 의미있는 행동을 했을 때 신뢰를 주지 못하거나 진정성을 잃을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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