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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는 27일부터 사흘간 부산 베이사이드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ING생명 챔피언스트로피에 LPGA팀 멤버로 출전한다. 이 대회는 LPGA 투어와 KLPGA 투어 올스타가 맞붙는 팀 대항전이다.
대회를 하루 앞둔 26일, 전화기 너머로 전해지는 김효주의 목소리는 예상외로 무척 밝았다. 성적보다는 골프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이벤트성 대회라 부담이 적고, 오랜만에 선후배들과 만나 즐거운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LPGA팀 일원으로서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사실 결과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팬들에게 좋은 샷을 보여주고 그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출전 소감을 밝혔다.
김효주는 지난해 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을 제패하면서 올해부터 미국 무대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3월 파운더스컵에서 1승을 올렸고, 시즌 상금 92만3221달러를 획득해 상금랭킹 13위에 올랐다. 일반적인 ‘루키’였다면 매우 우수한 성적이다. 하지만 ‘김효주’라는 이름값으로 따지면 박수를 보내기는 쉽지 않다.
김효주는 올 시즌 신인왕 1순위로 거론됐다. 이를 입증하듯 LPGA 투어 공식 데뷔전인 혼다 타일랜드를 시작으로 6월 메이저대회인 KPMG 여자 PGA챔피언십까지 12개 대회에서 우승 한 차례를 포함, ‘톱10’에 일곱 번이나 이름을 올리는 빼어난 실력을 과시했다.
문제는 살인적인 스케줄로 인한 체력 저하였다. 약속을 귀하게 여기는 김효주는 시즌 중간에 KLPGA 투어 대회를 참가하면서 체력을 모두 소진했다. 급기야 US여자오픈에서는 프로 데뷔 첫 컷 탈락이라는 상처를 남겼다. 지난 10월에는 장염과 체력 저하를 이유로 2개 대회를 기권하는 불운을 겪었다. 신인왕 경쟁이 한창이던 시기에 포인트를 쌓지 못한 김효주는 결국 김세영에게 신인왕 타이틀을 내줘야 했다.
김효주는 “상반기의 무리한 스케줄이 하반기에는 체력 고갈로 이어졌다”며 “내 한계를 시험한 1년이었고, 문제점을 깨달았으니 전지훈련에서 잘 준비하겠다. 내년에는 분명히 올해와 다른 활약을 보여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김효주는 “솔직히 우승할 때보다 더 기뻤다. 사라졌던 샷 감각이 되돌아오는 느낌을 받았다”며 “그 성적 때문에 49점으로 생각했던 올해 점수를 절반을 넘긴 51점으로 올릴 수 있었다”고 특유의 유쾌한 웃음을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