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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간다’는 다큐멘터리와 예능을 결합한 신규 리얼 체험 버라이어티다. 정성호가 이 프로그램에서 맡은 코너 ‘사선에서’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부모와 생이별을 해야 했던 12세 북한소년 주성이가 6년 만에 부모를 만나는 과정들을 담았다. 정성호는 탈북민 구호 및 구출에 앞장서온 김성은 목사와 주성이의 탈북 여정을 함께했다. 촬영 내용의 위험성 때문에 ‘내가 할 일이 아니다’라며 출연을 고사하던 그는 어떻게 무모하고도 험난한 현장에 발을 디딜 수 있었을까. 정성호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아이의 영상을 보고 눈물 짓는 주성이의 부모를 보니 내 아이들과 가족이 소중한 만큼 이들 가족을 지켜주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생명을 구하는 과정에 참여하며 나 역시 우리 가족들을 더 사랑하고 더 생각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정성호는 김성은 목사와 함께 주성이를 비롯한 탈북소년들을 구출하고자 약 한 달 간 라오스, 중국 등 공산국가와 동남아시아 등지를 누볐다. 정성호는 방송 첫 섭외 당시를 회상하며 “고민 끝에 (출연을) 거절할 생각으로 작가를 찾아갔다”며 “그러다 주성이를 두고 먼저 남한에 정착할 수밖에 없던 부모님의 절절한 사연을 듣고 나니 ‘아이를 구해야겠다’, ‘부모를 꼭 만날 수 있게 도와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정해진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저와 제작진은 물론 베테랑인 김성은 목사님마저도 그 현장을 처음 맞닥뜨리는 것이었으니까요.”
검문을 뚫고 산길을 헤쳐나가는 것 만큼이나 아이들의 마음의 경계를 허무는 것도 쉽지 않았다. 정성호는 “아이의 손을 잡고 산길을 내려오려는데 계속 손을 놓으려고 했다, 경계를 풀고자 부모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줬는데도 주성이는 김성은 목사를 만나기 전까지 품에 숨겨둔 칼을 풀어놓지 못했다”며 “어색하게 성대모사 개그를 던지는 자신에게 ‘일 없습네다(노력하지 않아도 됩니다)’라고 말해주는 아이의 조숙함에 오히려 미안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랬기에 탈북을 돕던 아이들 중 한 명이 시간이 흐른 뒤 자신에게 ‘큰성’(‘큰 형’의 방언)이라 불러도 되느냐고 묻던 순간이 잊지 못할 만큼 가슴 벅찼다고 했다.
정성호는 촬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소회를 “영화 한 편 보고 온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내가 저것들을 직접 겪었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며 “촬영이 끝난 뒤 한동안 우울증이 찾아왔다. 이후 스케줄을 소화하는데 후유증이 심해 한 주 간 방송을 쉬어야 했다”고 말했다.
설날을 앞두고 2020년 새해 소망도 전했다.
“그간 네 아이들을 키우느라 예능을 거의 못 나갔어요. ‘끝까지 간다’로 새해 인사를 드렸는데 이제 아이들이 많이 컸으니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시청자분들께 인사드리고 싶어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정성호도 방송하고 있구나’를 다시 보여드리는게 올해 목표이자 소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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