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야 쭈타누깐, 원석이 보석으로 바뀐 세 번의 실패 경험

  • 등록 2016-05-24 오전 6:01:00

    수정 2016-05-24 오전 6:01:00

에리야 쭈타누깐이 23일(한국시간) 열린 LPGA 투어 킹스밀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18번홀에서 우승을 확정하는 파 퍼트를 성공한 후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AFPBBNews)
[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첫 번째 우승을 경험하고 나니 두 번째는 훨씬 쉽네요.” 고국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첫 우승컵을 선사했던 에리야 쭈타누깐(21·태국)이 2개 대회 연속 우승 축포를 쐈다.

이달 초 LPGA 투어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골프 후진국이었던 태국을 세계 무대에 알린 쭈타누깐은 23일(한국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에서 끝난 킹스밀 챔피언십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2개 대회 연속 우승이다. 올 시즌 연속 우승 기록을 세운 선수는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쭈타누깐 두 명이 전부다.

이제 갓 스무 살을 넘긴 신인급 선수에 불과한 쭈타누깐은 연속 우승으로 태국의 골프영웅이 됐다. 하지만 탄탄대로는 아니었다. 평생 흘릴 눈물을 최근 몇년새 다 쏟아내고 얻은 값진 결과물이다.

골프는 샷 기량과 멘탈이 우승을 좌우한다. 쭈타누깐의 올 시즌 평균 드라이버샷 비거리 267.8야드다. 투어에서 수준급을 자랑하는 장타자다. 퍼트도 라운드 평균 30개 이내에 그칠 정도로 뛰어나다. 젊은 선수라 체력도 탄탄하다.

문제는 멘탈이었다. 지난해 LPGA 투어에 정식 데뷔한 쭈타누깐은 요코하마 클래식 이전에도 여러차례 우승 기회가 있었지만 ‘9부 능선’을 넘지 못하고 번번이 좌절했다.

첫 번째 시련은 2013년 2월 태국에서 열린 혼다 타일랜드 대회에서 찾아왔다. 당시 초청 선수로 출전한 쭈타누깐은 쟁쟁한 선수들을 모두 따돌리고 최종라운드 17번홀까지 2타 차 단독 선두를 달렸다.하지만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트리플보기를 범해 연장전을 준비하던 박인비(28·KB금융그룹)에게 우승컵을 넘겨줘야 했다.

2015년 LPGA 투어 개막전 퓨어실크 바하마 대회에서도 우승 기회는 있었다. 연장전에 진출한 쭈타누깐은 두 번째 샷을 러프에 빠뜨리고 버디 퍼트를 놓쳐 김세영(24·미래에셋)에게 무릎을 꿇었다. 올해 4월 열린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도 단독선두를 질주하다 마지막 3개홀에서 연속 보기를 적어낸 끝에 결국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챔피언 리디아 고(19)가 호수에 빠지는 모습을 보고 남몰래 눈물을 훔쳐야 했다.

첫 우승을 차지한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에서는 긴장된 나머지 마지막 18번홀에서 드라이버를 잡지 못하고 아이언으로 티샷을 했다. 러프와 벙커를 오갔지만 우승 퍼트를 놓치지 않았고 그제서야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당시 쭈타누깐은 “마지막 3개홀에서 너무 긴장돼 손과 다리가 떨려 통제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우승을 경험한 선수답게 2승 달성 후에는 여유가 있었다. 쭈타누깐은 경기를 마친 뒤 “전혀 압박감을 느끼지 않았고 결과가 어떻게 돼도 좋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 것이 우승으로 이어졌다”고 여유를 보였다. 이어 “우승을 해봤기 때문에 마음이 편해졌다. 지난번 우승이 많은 것을 바꿔놨다”고 덧붙였다.

우승 문턱에서 매번 한국 선수들의 희생양이었던 쭈타누깐. 실패를 딛고 더욱 단단해진 그는 세계랭킹 21위(16일 기준)로 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있다. 리디아 고와 함께 오는 8월 리우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의 메달 사냥을 위협할 존재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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