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②]박정우 "영웅담 아닌 보통사람 이야기"(인터뷰)

  • 등록 2016-12-08 오전 10:30:00

    수정 2016-12-08 오전 10:33:21

박정우 감독(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멋있는 영웅을 만드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연가시’에 이어 ‘판도라’로 다시 한번 재난 영화를 선보이는 박정우 감독의 말이다. ‘판도라’는 재난 영화의 일반적인 공식을 따르면서도 비범한 능력을 소유한 영웅 같은 주인공이 없다는 점에서는 또 톤이 다르다. 그래서 엔딩부의 이야기는 더 애절하고 감동적이다.

“주인공을 멋있게 그리려고 했으면 얼마든지 그렇게 할 수 있었죠. 하지만 위기의 상황이나 절망의 순간에 쿨하게 또는 여유 있게 대처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우리 정서가 아니잖아요. ‘판도라’는 어떤 특별한 인물의 이야기가 아니라 일반인들, 보통 사람들이 내 이야기로 느꼈으면 했어요. 그래서 영웅보다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보통사람의 모습을 담고자 했습니다.”

전작인 ‘연가시’가 바이러스였다면 ‘판도라’는 원전을 소재로 하고 있다. 원전 사고는 우리가 당면해 있는 문제다. 경주 강진 이후 원전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판도라’가 그 어떤 재난영화보다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박 감독이 4년 전에 시나리오를 쓰고 1년 전에 촬영을 마쳤다. 그런데 현실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어 놀랍다. 원전이 폭발하고 정부는 대응을 못하고 무고한 목숨이 희생되는 136분의 긴박한 상황이 현실에서도 꼭 그럴 것만 같아 소름이 끼친다. 대통령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권력의 정점에 있고, 무능력한 대통령으로 표현된 점은 ‘최순실 게이트’를 떠올리기도 한다.

“청와대를 설정했지만 이 영화는 권력에 대한 비리를 공격하려고 만든 영화가 아닙니다. 그래서 편집 과정에서 삭제한 대사나 장면이 여럿 있죠.” 그에 따르면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에 총리가 주도해 몇 개의 법안을 처리한 것이나 대통령이 ‘이 나라는 누가 이끌고 가는 거냐’고 말한 것, 총리가 계엄령을 선포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은 판단력을 상실했다’고 말한 것 등 다수의 장면이 편집됐다. 이를 일부러 도려낸 건 이 영화의 목적이 원전의 위험성을 알리는데 있어서다. 괜한 시비와 구설로 영화의 본질을 흐려지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창작자의 자기검열에 대해서는 아쉬워했다.

“배우들이 하나같이 이 영화가 개봉할 수 있을지 걱정해야 할 만큼 조금은 불행한 시절을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것을 극복하는 게 창작자의 의무이지만 영화란 게 투자를 받아야 하고 저 혼자만의 작업이 아니어서 고민이 없지는 않습니다. 분명한 건 ‘판도라’는 권력의 비리를 고발하는 영화가 아닌 원전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영화입니다. 원전을 지은 순간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이죠. 그런데 그 안에 희망도 있었다고 하잖아요. 우리 영화도 마찬가지예요. 절망과 함께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우리 영화로 인해서 원전에 대한 문제가 공론화되고 재생 에너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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