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사소한 궁금증]①'사랑의 물리학' PPL의 좋은예

  • 등록 2017-01-10 오전 6:58:00

    수정 2017-01-10 오전 8:06:46

‘도깨비’ 방송화면 캡처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첫사랑이었다.” 인기리에 방송 중인 케이블채널 tvN 금토 미니시리즈 ‘도깨비’에 반복해 등장하는 도깨비 김신(공유 분)의 내레이션이다. 김용택 시인의 시 모음집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이하 ‘어쩌면’)에 포함된 김인육 시인의 ‘사랑의 물리학’ 속 마지막 시구다. 김신은 시 ‘사랑의 물리학’을 읽으며 지은탁(김고은 분)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인지한다. ‘필사하고 싶은 시’라는 콘셉트로 기획된 책으로, 필사라는 아날로그 감성과 극중 로맨스가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평가다.

◇‘사랑의 물리학’부터 ‘대장부의 삶’까지

이처럼 ‘도깨비’ 속 책은 중요한 소품이다. “늘 책을 가까이 하는” 김신의 특성이다. 이를 살리기 위해 화면 속 그의 방에는 책이 빼곡하다. 책은 극중 상황과 어우러져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다.

‘어쩌면’ 외에도 오기와라 히로시의 소설 ‘신으로부터의 한 마디’가 있다. 신용카드가 정지된 유덕화(육성재 분)가 김신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지만, 김신은 못 들은 척 소설에 집중한다. 유덕화의 몸에 나비 신이 잠시 머물렀다는 반전이 드러난 현재 시점에서 돌아볼 때 절묘한 책 제목이다. 매 회 김신이 읽는 ‘대장부의 삶’도 마찬가지다. 조선시대 선인들이 주고 받은 편지를 모은 책이다. 고려시대 무사였던 김신의 설정과 잘 어울리는 책이다.

‘도깨비’ 방송화면 캡처
◇PPL의 좋은 예도 있다

국내 드라마 제작 구조상 PPL은 불가피하다. 극중 인물들은 특정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우고, 디저트를 먹을 땐 특정 아이스크림 가게를 찾는다. 제작지원을 하는 가구 브랜드와 건강식품을 파는 점원으로 김신의 모습까지 등장하자 “이러려고 939년을 살았나”하는 시청자의 푸념도 나왔다.

PPL의 좋은 예도 있다. 책 PPL이 여기에 해당한다. 시청자의 몰입도 방행하지 않을 뿐더러 상황과 맞물려 보는 재미를 더한다. ‘어쩌면’은 ‘도깨비’ 방영 후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 6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어쩌면’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도서 판매량을 집계한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3주 연속 1위를 지켰다. 출판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은 긍정적인 사례다.

◇책 향한 김은숙 작가의 애정

김은숙 작가의 책 사랑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SBS ‘시크릿 가든’(2011)의 남자 주인공 김주원(현빈 분)도 책을 즐겨 읽는 캐릭터였다. 당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비롯, ‘김주원의 서재’란 코너가 생겼다. SBS ‘상속자들’(2013)에는 ‘위대한 개츠비’가 나왔다. 드라마 속 상황과 등장 소설의 내용이 일부분 일치해 드라마를 보는 재미를 더했다는 평가다.

이는 김 작가의 책에 대한 애정에서 출발한다.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출신인 그는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했다고 과거 인터뷰를 통해 여러 차례 밝혔다. 작품에 들어갈 책 선정도 그가 직접 한다. 제작지원 제안이 들어온 책부터 그렇지 않은 책까지 고루 읽어보고 내용이 적합한지 판단한다.

드라마셀러(드라마+베스트셀러)를 두고 독자의 관심을 환기시키고 출판계에 새 바람을 불어넣는다는 점에선 대체로 긍정적이다. 일각에선 특정 출판사와 작가가 혜택을 누리는 데 대해 경계한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드라마뿐만 아니라 방송이나 신문 등 다른 매체도 책을 소개하지 않나. 다만 대형 출판사가 자본으로 완성도가 떨어지는 책을 소개하는 등 인위적인 마케팅은 자중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도깨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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