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제2의 '태양의 후예', KBS 혼자 만들겠다고요?

  • 등록 2016-06-28 오전 7:00:00

    수정 2016-06-28 오전 7:00:00

[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 KBS2 ‘아이가 다섯’, MBC ‘가화만사성’ SBS ‘미녀공심이’, 지난 주말 지상파에서 방송된 인기 주말드라마다. 지상파에서 직접 만든 것처럼 보이나 그렇지 않다. 이들은 각각 외주제작사와 손잡고 드라마를 만든다. 방송사의 독점을 막고 방송의 다양성을 위해 외부제작 프로그램 의무편성 제도가 시행된 후 이제 일반화됐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KBS2 ‘태양의 후예’도 외주제작사인 NEW가 만들었다.

KBS의 D1(Dream 1)설립을 놓고 시끄럽다. D1은 KBS의 독자 자본으로 만드는 드라마제작사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를 비롯해 외주제작사 3개 단체는 23일 성명서를 통해 KBS 방침에 대한 반대 의견을 냈다. 이들은 “지상파 방송사가 제작에 뛰어드는 것이 외주제작 환경을 더욱 악화시키고, 방송영상산업 생태계를 해친다”고 주장했다.

KBS는 즉각 반박했다. 제2의 ‘태양의 후예’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자구책이라는 설명이다. 이들은 “한류를 재점화 할 수 있는 대작드라마와 국민 예능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한 방안”이라며 “외주제작사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공동개발, 공동제작을 해 나갈 것”이라고 해명했다.

현행 방송법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사는 전체 프로그램의 40% 이내에서 외주제작 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편성해야 한다. 애초 지상파 방송사의 자회사나 지역방송사 등 특수관계사가 제작하는 프로그램은 일정 비율을 넘어서는 안됐으나 지난해 개정됐다. 다양한 독립제작사가 등장하는 등 다양화하는 데 성공했으나 제작 역량에 한계에 봉착했다는 이유다.

외주제작사는 “방송사가 직접 돈벌이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배대식 독립제작사협회 사무국장은 “KBS는 이미 자회사 KBS미디어에 일감 몰아주기가 가능한데, D1 설립을 통해 나머지마저 독식하려고 한다”며 “이를 통해 많은 드라마제작사와 비드라마제작사, 독립PD는 하청에 하청을 받는 신세가 되거나 도산할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KBS가 ‘태양의 후예’를 통해 돈맛을 본 게 아닌가.” 방송가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털어놨다. 방송 채널이 많아지고 경쟁이 치열해지자 공익 대신 수익성을 선택했다. KBS는 지난달 통과된 조직개편안을 통해 제작 중심이 아닌 사업 중심으로 재편했다. 방송사업본부를 신설해 예산과 편성 권한을 집중했다. 이를 통해 방송 제작 부서가 제작 지원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함으로써 제작·기획 능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수신료 인상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 5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자 내놓은 반갑지 않은 자구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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