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녀석들' 한정훈 작가, 로코가 고픈 '착한 녀석'..의외의 프로필

  • 등록 2014-10-25 오전 8:38:07

    수정 2014-10-25 오전 8:38:07

‘나쁜 녀석들’ 한정훈 작가.(사진=방인권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정체불명의 연장으로 머리를 치면, 벽에 피가 튄다. 비 오는 날이면 피 냄새가 더욱 진동해서 살인을 저지르고 싶다는 극악무도한 자의 생각을 담는다. 이러한 살벌한 이야기를 쓸 것처럼 생긴 사람이 따로 있진 않겠지만 한정훈 작가의 인상은 특히 빗나갔다.

발걸음은 사뿐하다. 피부도 하얗다. 지적인 느낌을 주는 안경테도 제법 어울린다. ‘허허’ 웃는 웃음은 순진한 느낌을 준다. 올해 서른 둘, 나이도 젊다. “나보다 계급 높은 새끼들 내 앞에서 주름잡다가 다리미로 이마 주름 싹 다 펴줬으니까”라거나, “지금은 그냥 탄 밥을 줘도 감사한 마음으로 쳐드세요. 밥 굶어 뒤지고 싶지 않으시면요”라는 식의 대사를 쓴 그는 사회복지학과를 전공했다.

한정훈 작가는 케이블채널 OCN에서 ‘뱀파이어 검사’ 시즌1,2로 시청자와 만났다. 현재 ‘나쁜 녀석들’로 액션 스릴러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한정훈 작가를 만났다. 장르물을 좋아하는 마니아 시청층 사이에서는 ‘팬덤’까지 구축하고 있는 그다. 팬들을 위한 궁금증을 몇 가지 정리했다.

△사회복지학과를 전공하셨다. 글 쓰는 일과는 멀어 보이는 적성이다. 어떻게 작가의 길을 걷게 됐나.

중, 고등학교 때부터 드라마와 영화 보는 걸 굉장히 좋아했다. 하지만 현실에 맞게 진로를 선택했다. 어느 순간 ‘내가 이 일을 평생 하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돈도 들지 않고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봤는데 글 쓰는 일 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방송, 영화 쪽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꿨지만 방학 숙제 외엔 일기도 쓰지 않았을 만큼 글과 거리가 멀었다. 우연히 대학생 시절 한 시나리오 마켓 공모에서 당선이 됐고 한 영화사에서 일을 하게 됐다. 그게 시작이었다.

△막상 ‘데뷔’까지는 6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 시간을 어떻게 보냈나.

영화사에서 글만 썼다. 쓰라는 건 다 썼다. 코미디를 주로 썼던 것 같다. 다 별로였다. 엎어진 작품도 있고, 아예 쓰레기통에 버려진 글도 많았다. 6년을 보냈고 그 후 영화사를 나왔다.

한정훈 작가.(사진=방인권기자)
△어찌보면 드라마 시장에 발을 들이곤 한방에 성공을 한 셈이다. 6년의 시간이 허무하게 느껴지진 않았나.

어리니까 견딜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 나이였다면 아마 그 시간을 계속 버틸 수 있었을까 싶다. ‘뱀파이어 검사’는 당시 OCN에서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던 작품이었고 마침 아는 분을 통해 소개를 받았다. 바로 일을 하게 됐고 바로 내 작품이 세상에 나왔다.

△3연속 장르물이다. 이쪽 분야에 특화된 작가라는 생각도 든다. 이런 류의 작품에 특히 관심이 많은 건가.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사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욕심이 생긴다.(웃음) 정말 한번 꼭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다. 평소에도 로맨틱 코미디를 즐겨본다. 수사물이나 장르물은 보지 않는 편이다. 내가 그쪽 작품을 계속 써왔기 때문에 일부러 안 본다. 한번 보면 기억에 남고 무의식 중에라도 따라 하게 된다. 그래서 작년에 유독 볼 드라마가 없어서 슬펐다.(웃음)

△거의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했다. 창작의 고통은 없나. 쉬고 싶은 생각도 들 텐데.

잘 되고 있을 때 계속 해야 한다.(웃음) 창작의 고통이라 말할 건 없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도전하고 싶은 것과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의 중심을 찾는데 집중하게 됐다. 사실 글 쓰는 일은 생애 처음으로 썼던 그 순간만 즐겁다. 시간이 지나고 썼던 작품이 많아질수록 즐거움은 퇴색된다. 계속 열정을 갖고 글을 쓰려면 내가 더 나아가고 싶은 방향이 무엇인지, 사람들은 무엇을 좋아하는지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수사물을 좋아하는 엄마에게 이런 저런 아이디어를 묻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욕구를 파악하기도 한다.

△그렇게 지내다 보면 일과 일상이 분리가 안 되지 않나. 혹시 ‘나쁜 녀석들’처럼 살벌한 장르의 작품을 쓴 작가라 소개하면 무서워하는 사람들은 없나.

전혀. 나는 지극히 단순한 남자다. 일 적으로는 대본을 다 쓰지 않으면 잠이 안 올 만큼 신경을 쓰는 스타일이지만 그런 때가 아니면 난 다른 사람이 된다. 생각도 단순하다. 평생 화를 내본 적도 없는 것 같다. 연애하기 딱 좋은 스타일이다. 그리고 ‘나쁜 녀석들’ 같은 작품만 쓰지 않을 거다. 말하지 않았나. 언젠가 꼭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할 거라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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