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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거나 한국과 인연이 깊은 선수들이 총출동한다. 한국인 최초의 UFC 파이터 김동현(34·팀매드), 재일동포 4세 유도가 추성훈(40·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 한국계 혼혈 파이터 벤슨 헨더슨(32·미국) 등이 나선다.
▲한국 해병대 vs 미국 해병대 ‘누가 더 강할까’
‘스턴건’ 김동현은 한국을 대표하는 UFC 파이터다. 2008년 한국인 첫 UFC 파이터가 된 뒤 현재까지 정상급 선수로 군림하고 있다. 김동현은 이번 대회에서 도미닉 워터스(26·미국)와 대결한다.
우여곡절이 있었다. 원래 그의 상대는 조지 마스비달(31·미국)이었다. 그런데 대회를 2주 앞두고 문제가 생겼다. 벤슨 헨더슨(미국)과 메인 경기를 벌일 예정이었던 티아고 알베스(32·브라질)가 부상으로 빠졌다. UFC는 마스비달을 헨더슨의 상대로 바꾸고 김동현에게는 새로운 상대 워터스를 붙였다.
전력이나 명성은 김동현이 훨씬 앞선다. 가장 경쟁이 치열하다는 UFC 웰터급(77kg 이하)에서 UFC 웰터급에서 랭킹 8위에 올라있다. 반면 워터스는 무명에 가깝다. UFC 리얼리티쇼인 ‘TUF 시즌 16’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 그나마 눈에 띈다.
상대가 갑작스레 바뀌었지만 흔들리는 기색은 전혀 없다. 김동현은 “완벽하게 준비를 했는데 2주를 남기고 변화가 생겨 굉장히 실망했다”면서도 “UFC 선수라면 이런 갑작스러운 변동에도 싸울 수 있어야 한다”고 여유를 드러냈다.
워터스는 예상치 못한 해병대 질문에 살짝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하지만 이내 미소를 되찾은 뒤 “오히려 더 좋은 것 같다. 김동현을 만나기도 전에 형제가 된 것 같다”며 “해병대도, 종합격투기도 김동현이 선임이지만 나는 그보다 젊다”고 큰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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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 선수는 추성훈이다. 과거 한국에서 유도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하다 한국 유도계에 실망을 느껴 일본으로 귀화한 개인적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지금은 ‘파이터’ 추성훈보다 ‘사랑이 아빠’로 훨씬 유명하다.
추성훈이 본업인 격투기로 돌아온 것은 1년 2개월만이다. 지난해 9월 UFC 파이트나이트 52에서 아미르 사돌라(미국)에게 판정승을 거둔 것이 마지막 경기였다. 이번 대회에선 브라질 출신의 알베르토 미나(33)와 맞붙는다.
11승무패의 전적을 가진 미나는 추성훈과 같은 유도 선수 출신이다. 유도를 목숨만큼 소중하게 생각하는 추성훈에게는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추성훈은 “상대가 강한 선수인 것 같다”면서도 “같은 유도선수에게는 질 수 없다. 타격전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성훈은 “지금은 아빠와 파이터로 동시에 살고 있다”며 “사랑이가 어려서 응원 오지는 못할 것 같다. 아마 경기 시간에 자고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경기하면 너무 편하다. 집에 돌아온 느낌이다”고 소감을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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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서울 대회의 메인이벤트는 벤슨 헨더슨이 장식한다. 그는 주한 미군 출신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헨더슨은 어릴적 부모가 이혼한 뒤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외모는 흑인에 가깝지만 성장배경 때문에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이 강하다. 어릴적부터 형과 함께 태권도를 배웠고 김치를 즐겨 먹는다. 몸에 ‘전사’, ‘힘’, ‘명예’ 등 한글 문신도 새겼다.
UFC에서 라이트급(70kg 이하) 챔피언을 지냈던 헨더슨은 최근 웰터급(77kg 이하)으로 체급을 올렸다. 이번 경기는 웰터급 전향 후 두 번째 경기다. 상대는 원래 김동현과 싸울 예정이었던 마스비달이다.
이겨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최근 헨더슨은 아빠가 됐다. 그는 “아들이 내가 안으려고만 하면 울기 때문에 슬프다”고 너스레를 떤 뒤 “좋은 선수와 좋은 아빠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번 경기를 이긴 뒤 아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