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켠 "천 만원 어치 장비 지원 마미손, 나에겐 은인" [인터뷰②]

  • 등록 2020-12-14 오전 8:36:00

    수정 2020-12-14 오전 8:36:00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제이켠 “부캐 콕스빌리 봉인…상처주는 행위 멈추기로” [인터뷰ⓛ]에서 이어집니다.

마미손이 SNS에 남긴 글(‘형이 마스크를 쓰는 이유가 남에게 괴로움을 주기위함이 아닌 스스로가 더 자유로워지기 위함이었으면 좋겠다.’)을 보고 깨달음을 얻어 ‘부캐’(부캐릭터) 콕스빌리(Cox Billy)로 동료 래퍼들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를 멈추기로 한 제이켠(본명 김정태, J’Kyun). 사실 제이켠이 마미손에게 도움을 얻은 것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제이켠은 ‘더이상 음악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쯤 마미손이 자신에게 큰 선행을 베풀었다면서 그를 ‘은인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다.

“마미손이 미국 투어를 떠날 당시 ‘모르는 사람보단 형과 함께 가는 게 낫겠다’면서 저에게 1000만 원 어치 카메라 장비를 사줬어요. 미국에 같이 다녀오면서 영상을 다루는 기술을 향상시켜보면 어떻겠냐고 하면서요. 마침 공들여 제작한 앨범이 반응을 얻지 못한 뒤 ‘더이상 음악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쯤였어요. 금전적 문제로 인해 직접 영상 편집을 해야할 때이기도 했고요. 결과적으로 마미손의 선행 덕분에 전 지금 되게 많은 능력을 가진 사람이 되었죠.”

실제로 ‘부캐’ 콕스빌리에 가려져있었을 뿐 제이켠은 ‘본캐’ 제이켠으로서도 다양한 창작 활동을 이어오며 활동 스펙트럼을 넓혀오고 있었다. 최근에는 ‘쇼미더머니9’ 화제의 참가자 중 한 명인 원슈타인의 뮤직비디오를 직접 연출하기도 했다.

“패션 브랜드의 영상 룩북, 유튜브 인터뷰 콘텐츠, 라이브 클립 제작 등 영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다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원슈타인 뮤직비디오의 경우 촬영과 편집을 비롯한 거의 모든 부분을 제가 직접 담당했던 만큼 특별한 경험이었고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온라인 아트 플랫폼을 만들어서 이름을 알릴 길이 없는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제이켠은 지난달 새 EP ‘씽즈 겟 어글리 :) 1/2’(Things Get Ugly :) 1/2)도 발매했다. 로파이 힙합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4곡이 담긴 앨범으로 향후 동명의 이름을 내건 두 번째 EP를 선보일 계획도 갖고 있다.

“궁극적으로 현재의 제가 가장 지향하는 음악이 담긴 앨범이라고 할 수 있어요. 콕스빌리로 선보인 음악과는 당연히 다르고 이전까지의 제이켠 음악보다도 더 긍정적인 무드를 담고 있죠. 아쉬운 점은 진지하게 준비한 앨범인데 콕스빌리 이미지로 인해 발매하자마자 평점이 5점 만점에 1점대가 되었다는 거예요. 아마 지금 저를 향한 대중의 마음이 반영된 결과겠죠. 하지만 음악 자체만으로 봤을 땐 ‘너무 싫다’고 할 사람은 없을 거라고 자신해요.”

어느덧 데뷔 이후 15년이 흘렀다. 그동안 래퍼 제이켠으로, 혼성그룹 럭키제이 멤버로, 또 ‘부캐’ 콕스빌리로 활동하며 여러 경험을 쌓은 제이켠은 “앞으로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활동을 이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돌이켜 보면 정말 많은 분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아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편으로는 콕스빌리로 활동하면서 질타를 받은 것도 사랑의 다른 형태였다는 생각도 들고요. 지난 15년을 통틀어 요즘의 마인드가 가장 긍정적이에요. 이 상태를 꾸준히 유지해서 앞으로 음악, 영상, 그림, 전시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많은 분이 저처럼 여유로운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게끔 하고 싶어요.”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기회가 된다면 저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과 테이블 앞에서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요. 저를 정말로 싫어하는 분들과도 직접 만나보고 싶고요. 방송에 비친 모습과 달리 실제로 전 조용히 요양하는 느낌으로 사는 사람이거든요. 술을 즐기는 편도 아니고 담배도 안 피우고 그냥 자전거 타고 산책하고 그림 그리며 사색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데 아무리 이렇게 주장해도 잘 안 믿어주시더라고요. (미소).”

인터뷰 말미에 제이켠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묻자 ‘악플로 인해 힘들어하는 대중예술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중요한 건 온라인상의 삶이 아닌 현실의 삶이라고 생각하려고 하고 있어요. 그렇기에 온라인상에서 던져지는 돌들은 지금의 저에게 정서적인 영향을 별로 끼치지 않죠. 지난 15년간 많은 경험을 한 끝에 제가 많이 성장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악플로 인해 힘들어하고 있을 분들에게 그런 부분 때문에 스스로를 미워할 필요가 없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악플 피해를 받다 보면 ‘내가 진짜 별론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는 걸, 또 스스로가 아름다운 존재라는 걸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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