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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가 전 세계로 퍼진 요즘은 달라졌다. 방송국이나 드라마 촬영 장소는 기본이다. 음식점, 미용실 등 한국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즐긴다. 한류 팬을 겨냥해 매니지먼트는 외식업, 화장품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그 결과 한류 팬들이 즐겨 찾는 장소가 됐다. 스타가 운영하는 가게는 물론 스타의 단골집도 주요 핫스폿 중 하나다.
◇널 위해 준비했어...SM식당, 이민호 팝업스토어
소속사는 예나 지금이나 기본 코스다. SM, JYP, FNC 등 대형 가요 소속사가 몰린 청담동에선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전 세계 팬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김수현이 속한 키이스트는 소속사 건물 1층에 팬들을 위한 작은 메시지함을 만들어 놨다. 소속사를 찾은 팬들을 위한 소소한 이벤트다.
한류의 성장 속도와 비례해 팬들을 상대로 하는 시장도 활성화됐다. 스타 관련 상품, 이른바 굿즈(goods)가 대표적이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는 SM타운 코엑스아티움을 운영한다. 공연장, 카페 등은 물론 SM 소속 가수들의 앨범을 비롯해 의류, 문구류 등 각종 상품을 판매하는 마켓도 있다. 국내외를 망라한 SM 팬들에겐 필수 코스다. 이민호는 기부 플랫폼인 프로미즈를 확장시켜 최근엔 광진구에 팝업 스토어를 오픈했다. 이민호의 사진을 박은 머그컵처럼 기본적인 굿즈를 포함해 소상공인들과 협업한 제품 등을 판매한다. 판매 수익금은 홀트아동복지회, 유니셰프 등에 전달된다. 팬들 입장에선 굿즈도 사고, 기부도 하고 1석2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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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이 운영하는 카페나 식당도 팬들에겐 중요하다. 운이 좋으면 스타를 만날 수 있고, 그렇지 않아도 스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호의에서 팬들은 기꺼이 지갑을 연다. 지난해 연말 오픈한 제주도 카페 몽상드애월은 빅뱅의 지드래곤이 운영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제주도 대표 관광지로 널리 알려져 팬과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가족이 운영해도 마찬가지다. 미쓰에이 수지의 부모가 운영하는 전남 광주 수카페 1호점은 한류 팬들 사이에서 ‘수지 카페’로 불린다. 서울 응암역 커피테리어는 카라 허영지의 모친이 운영한다. 인피니트 호야의 할머니가 운영하는 창원 오동동부엉이집이나 인피니트 장동우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구리 인창쭈꾸미집은 알아주는 맛집이다.
구체적인 위치 등 상세한 정보는 과거 특정 팬덤에서만 공유했다. SNS 등의 발달로 오늘날에는 해외 팬들도 손쉽게 정보를 접한다. 한적한 카페에서 음료 마시는 사진만 SNS에 게재해도, 요즘 팬들은 어느 카페인지 어떤 메뉴인지 금방 알아낸다. 스타의 단골집도 팬들의 성지가 된다. 그곳에서 좋아하는 연예인이 SNS에 올린 사진과 똑같은 자세를 취하며 인증샷을 남기기도 한다.
◇韓라이프 스타일, 그 자체를 즐겨라
요즘 한류스타들은 국내보다 해외서 머무는 시간이 많다. 송중기는 지난 4월 KBS2 ‘태양의 후예’ 종영 이후 서울을 시작으로 아시아 10개 도시에서 팬미팅을 개최했다. 콘서트도 투어 형식으로 진행된다. 오히려 국내 팬들이 아쉬움을 토로할 정도다. 해외 프로모션이 늘어나면서 한류 팬들은 자국에서 혹은 인접 국가에서 좋아하는 스타를 손쉽게 볼 수 있게 됐다. 한국을 직접 찾는 것도 적은 시간, 노력, 비용이 들어간다. 굿즈도 마음만 먹으면 온라인으로 구입할 수 있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예전에는 한류 팬들이 갈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면서 “일종의 놀이문화처럼 맛집이면 맛집, 뷰티면 뷰티 등 자신의 취향대로 찾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