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결정적순간]'펀치' 박혁권이라 가능한 '립밤 디테일'

  • 등록 2015-01-17 오전 8:05:00

    수정 2015-01-17 오전 9:29:59

펀치 박혁권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지금껏 이런 디테일은 없었다.

배우 박혁권이 SBS 월화 미니시리즈 ‘펀치’에서 보여주는 연기는 ‘울라프의 배신’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만큼 다르다. 아내에 대한 사랑을 확신하지 못하는 바보 같은 남편으로 찌질(?)하게 뒤를 밟던 ‘중2병 남자’로 동정심을 사던 박혁권. 영화 ‘겨울왕국’ 속 눈사람 캐릭터인 울라프를 닮은 외모로 친근함까지 샀던 그가 대중의 마음에 비수를 꽂는 악한 캐릭터로 열연하고 있다.

‘펀치’에서 박혁권은 대검 반부패부장 조강재를 연기하고 있다. 극중 김래원을 궁지로 몰아넣는 인물이다. “유서 쓸 시간은 남겨줄게”라는 말을 웃으면서 던지는 살벌한 인간이다. “내 다음 선장은 네가 하면 안 되겠나”라는 조재현의 제안에 음흉한 미소를 짓는 기회주의자이자 해치우고자 하는 사람들의 뒤통수를 치는 배신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박혁권의 연기 변신에 시청자들은 “이런 악은 또 없었다”, “대놓고 악랄한 인간이라 오히려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혁권의 연기를 빛나게 하는 건 바로 디테일이다. 캐릭터를 연구한 덕이다. 지난 12,13일 방송에서는 김래원, 장현성과 마주한 자리에서 얄미운 말만 골라 뱉으며 양복 주머니에서 립밤을 꺼내 입술에 바르는 모습으로 ‘헉’하는 웃음을 터트리게 했다. 입술을 가로로 찢어 벌려 주름 하나하나 섬세히 립밤을 바르던 여유 넘치는 모습은 “저 뻔뻔한 자신감은 뭐지”라는 황당함을 안겼다. 타인을 그토록 괴롭게 만들면서 스스로는 매우 떳떳해보이는 이중적인 모습에 조강재 캐릭터는 더욱 살아났다.

‘펀치’의 한 관계자는 이데일리 스타in에 “립밤 설정은 박혁권이 현장에서 직접 제안한 아이디어였다”며 “촬영 스태프와 감독도 박혁권의 아이디어에 호응을 해줬고 캐릭터의 특성ㅘ 신의 묘한 분위기를 살려준 디테일이었다”고 말했다.

박혁권은 ‘펀치’의 조강재를 연기하기 위해 일찌감치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 방송 전부터 스틸 컷 공개만으로 화제를 모았던 헤어스타일이 대표적. ‘M’자 모양의 이마 선을 훤히 드러낸 ‘올백(All-Back) 스타일’은 능청스럽고 능구렁이 같은 조강재란 인물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이 관계자는 “박혁권을 비롯해 ‘펀치’ 출연진 모두 각각의 캐릭터를 살려주기 위해 사전 공부를 철저히 했다”며 “끝까지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합심하고 있으니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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