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vs‘응답하라’, 현대사를 말하는 차이

  • 등록 2016-02-07 오후 12:57:29

    수정 2016-02-07 오후 12:57:29

사진=tvN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성수대교 붕괴와 대도 사건. ‘시그널’이 실제 사건사고를 통해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지난 6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금토미니시리즈 ‘시그널’(극본 김은희, 연출 김원석) 6화에서는 1995년 대도 사건과 한영대교 붕괴 사고의 전말이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수현(김혜수 분)이 사망하고, 재한(조진웅)과 해영(이제훈)은 오경태(정석용 분)가 아닌 진범 찾기에 나섰다.

한영대교 붕괴와 대도 사건은 극중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영대교 붕괴는 현재 오경태가 신동훈(유하복)의 딸 여진(최우리 분)을 납치한 이유였다. 오경태는 과거 한영대교 붕괴로 자신의 딸이 죽는 것을 눈앞에서 목격해야 했다. ‘대도’ 오경태의 딸은 추락한 버스에 남겼지만, 건설사 회장인 신동훈의 딸인 여진은 윗사람들의 판단에 의해 구조됐다. 딸을 잃은 오경태의 분노는 오늘날 범죄로 이어졌다.

이 두 소재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한영대교 붕괴는 1994년 일어난 성수대교 붕괴와 닮아 있었다. 실제 이 사고로 인해 직장인과 등굣길 여고생 등 30여 명이 사망했다. 대도 사건은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까지 부유층과 유력인사 등의 집을 대상으로 대담한 절도행각을 벌인 조세형을 떠올리게 했다.

이처럼 ‘시그널’은 이 두 사건을 시대의 부조리와 가진 자들의 횡포로 영리하게 엮어 냈다. 성수대교 붕괴는 부실시공과 관리 소홀이 가져온 참극이었다. 이는 오경태의 범죄를 지적하는 해영의 대사에도 담겨 있었다. 대도 사건 역시 빈부 격차와 그로 인한 위화감을 말해주는 단적인 예였다. 화룡점정은 “20년이 지났는데, 뭐라도 달라졌겠죠?”라는 재한의 울분이었다.

현대사를 다룬 드라마가 ‘시그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대적 배경을 중시하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 또한 각 시기에 벌어진 일들을 소재로 가져온다. ‘응답하라 1997’(2012)에선 1세대 아이돌, ‘응답하라 1994’(2013)에선 농구대잔치, ‘응답하라 1988’(2015)에선 대학가요제 등이 그러했다. 드라마 특성상 대중문화에 집중하기 때문에 모든 사건사고를 담진 않는다. 다만 ‘응답하라 1994’의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나 ‘응답하라 1988’의 학생운동처럼 무거운 사건사고들을 일종의 장치로 이용되기 때문에 차라리 다루지 않는 것이 낫다는 일부 지적도 있다.

실제 사건사고를 극으로 가져오는 데 정답은 없다. 향수를 자극하는 소재로 활용할 수도 있고, 생각할 거리를 남기는 발판으로 삼을 수도 있다. 다만 극의 재미와 몰입을 더하며 메시지까지 던지는 ‘시그널’. 그것이 ‘시그널’의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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