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겜' 잇는 '지옥' 열풍…K-디스토피아가 전세계 사로잡은 비결

'지옥' 1위, 공개 하루 만…'오겜' 흥행 속도 경신 예상
관련주 급등…'오징어 게임' 후광 효과 한몫
주인공 대신 인간군상 조명…독특한 형식에 매료
  • 등록 2021-11-22 오전 10:59:37

    수정 2021-11-22 오전 10:59:37

(사진=넷플릭스)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넷플릭스 ‘지옥’(감독 연상호)이 ‘오징어 게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글로벌 흥행을 견인 중이다. 특히 ‘킹덤’을 시작으로 ‘오징어 게임’, ‘지옥’까지 잇는 연이은 흥행은 이 작품들 모두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한국적으로 투영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깔고 있다. 극도로 어두운 현실, 그 상황을 맞닥뜨린 인간군상의 민낯을 드러낸 K콘텐츠의 디스토피아 세계관에 전세계가 이토록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옥’ 공개 하루 만에 세계 1위…관련주 급등세

지난 21일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콘텐츠 순위를 집계하는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은 전날 기준 넷플릭스 TV쇼 부문의 인기 순위 집계 결과를 게시했다. 지난 19일 첫 공개된 ‘지옥’은 공개 하루만인 20일 기준 TV쇼 부문 전세계 인기 순위 1위에 등극했다. 한국에서는 물론, 벨기에와 홍콩, 멕시코, 남아공, 사우디 등 총 24개국에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프랑스, 브라질 등에서는 2위, 미국, 캐나다, 터키 등에선 3위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옥’의 활약 덕분에 그 전까지 1위를 유지 중이던 ‘오징어 게임’은 2위로 순위가 내려갔지만, 전세계 시청자들이 보는 넷플릭스에서 K콘텐츠가 1위와 2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는 것은 고무적 성과다. 22일 오전 현재 플릭스패트롤이 집계한 전날 결과에선 ‘지옥’이 애니메이션 ‘아카네’에 밀려 2위로 내려갔지만, ‘오징어 게임’과 함께 여전히 톱 5위권을 지키고 있다.

영화 평점 사이트인 ‘로튼토마토’ 역시 지난 20일 오후 기준 ‘지옥’의 신선도를 100%로 평가하며 지옥의 흥행 속도가 더 빨라질 것에 무게를 실었다.

총 6부작인 ‘지옥’은 회당 제작비가 ‘오징어 게임’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오징어 게임’이 9부작 기준 총 제작비가 약 250억원이었기에, ‘지옥’은 총 150억~200억 원 안팎의 제작비를 들인 것으로 추산된다.

‘지옥’의 흥행 효과로 제작사 제이콘텐트리의 주가도 급등세다. 22일 오전 9시 18분 기준 제이콘텐트리는 전일 대비 6800원(9.73%) 오른 7만 6700원에 거래됐다. 개장 직후 20% 넘게 상승하며 8만 5900원을 기록,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지옥’의 제작을 맡은 클라이맥스 스튜디오가 제이콘텐트리의 손자회사이기 때문이다.

‘지옥’은 천사에 의해 지옥행을 고지받은 사람들이 고통스러운 방식으로 목숨을 잃고 지옥으로 끌려가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어느 날 갑자기 천사의 예언을 받고 예정된 시간에 지옥에서 온 사자들에게 무참히 죽임을 당해 지옥에 끌려가는 사람들이 생기는 초자연적 현상이 벌어진다. 경찰, 교수 등 이 기괴한 현상의 실체를 밝히려는 자들과 함께 예언을 들은 피해자들과 이들을 보호하고 대변하려는 자들이 등장하고, 그 혼돈 속에서 사람들의 공포심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는 사이비 종교, 교리를 극단적으로 해석한 폭력 단체까지 생긴다. 드라마는 그렇게 변한 세상에 내몰린 다양하고도 차가운 인간 군상들을 보여주며 삶과 죽음, 신과 믿음의 가치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부산행’과 ‘반도’를 연출한 연상호 감독이 만든 2004년 애니메이션 ‘지옥 - 두 개의 삶’과 연 감독이 ‘송곳’의 최규석 작가와 손잡고 제작한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왼쪽부터)‘지옥’의 주연으로 활약한 양익준, 유아인, 김현주, 박정민, 원진아. (사진=넷플릭스)
주인공 대신 인간군상 조명 신선…독특한 형식 한몫

전문가들은 전작인 ‘오징어 게임’이 이끌어준 후광 효과와 함께 스릴러 장르를 무거운 주제 의식과 함께 독특한 형식으로 녹여낸 점을 ‘지옥’의 빠른 흥행 요인으로 꼽았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논쟁적인 주제들, 예컨대 신과 종교에 대한 담론이 담겨 있기에 상당히 무거운 작품이라 호불호가 나뉠 수 있는데도 이렇게나 큰 관심을 받게 된 건 ‘오징어 게임’의 후광 효과가 분명 있었기 때문”이라면서도 “확실한 건 ‘지옥’은 우리를 포함한 전세계 시청자들이 늘상 봐오던 장르물의 틀을 깨고 있다. 그런 면에서 신선하게도, 낯설게도 느껴지는 분들이 계실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적 색채가 짙은 ‘오징어 게임’과 ‘지옥’의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이 나란히 전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비결로는 “친숙한 접근‘과 ’형식의 신선함‘을 꼽았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통상 해외에선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을 지닌 작품들이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재난 상황에 맞서 극복해나가는 주인공들의 활약상에 방점을 뒀다면, ‘킹덤’이나 ’오징어 게임‘, ‘지옥’은 그 현상에 대처하는 다양한 인간들의 선택과 광기,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런 전개가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신선하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덕현 평론가 역시 “어두운 디스토피아 세상을 그리지만, 장르물이 지닌 기본 속성들을 활용해 친숙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오징어 게임’은 자본화된 계급 사회의 민낯을 서바이벌 게임의 형식으로 구현해 친숙함을 보여줬다면, ‘지옥’은 어려운 주제의식을 지녔지만, 스릴러 바탕에 서양에서 친숙한 크리쳐 장르를 추가해 접근성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정 평론가는 “재난을 ‘지옥사자’란 괴물로 캐릭터화해 보여주는 건 흔치 않은 형식이다. 그런 변주들이 K콘텐츠가 가진 힘이라고 생각한다. 굉장히 새롭게 느껴졌다”며 “특히 ‘지옥’은 정해진 주인공들이 없다. 대신 각 상황에 놓인 인물들이 내리는 선택의 과정들을 보여주는데 집중하기에 시즌 2에선 어떤 또 다른 선택들이 등장할지에 대한 궁금증도 자극한다”고 덧붙였다.

외신들도 ‘지옥’을 전작 ‘오징어 게임’과 비교하는 논평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 매체인 뉴스위크는 “‘오징어 게임’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겨 매력을 더할 뿐 아니라 시청자의 몰입을 높이는 여러 요소들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았다”고 평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종전의 흑백논리적 디스토피아와는 다른 잿빛 세계관을 펼쳐 보인 연 감독의 윤리적 질문은 강력하고도 시의적절했으며 관련한 생생한 논란들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찬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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