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트렌드가 필요해]먹방→쿡방→집방..tvN·JTBC의 선두, 또 통할까①

  • 등록 2015-12-19 오전 7:40:00

    수정 2015-12-19 오전 11:58:54

‘내방의 품격’과 ‘헌집줄게 새집다오’ 포스터. 모두 ‘집방’을 새로운 트렌드로 세워 안방극장을 공략한다.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5대 방송사’라 불리는 시대다. MBC·SBS·KBS 지상파 3사에 케이블채널 tvN과 종합편성채널 JTBC가 가세했다. 콘텐츠 파급력으로 따지면 지상파를 비(非) 지상파가 앞지른지 오래라는 얘기도 가능하다.

트렌드를 이끄는 힘에서 tvN과 JTBC가 더 유연한 모습을 보여준 덕이다. 유행에 민감하고, 변화가 빠르고, 적응에 탁월한 젊은 연령대의 시청자와 공감대를 넓혔다.

최근 1,2년 사이 변화된 트렌드는 ‘먹는 방송’에서 ‘요리하는 방송’이다. 요리하다는 뜻의 ‘쿡(Cook)’과 방송의 ‘방’을 따, ‘쿡방’이 떴다. 1방송사 1쿡방은 기본, TV를 틀면 어디서나 볼 수 있었다. 그랬던 쿡방 역시 전성시대의 마지막 챕터를 채우고 있는 중이라는 업계의 시선이 지배적이다.

△‘집방’의 정체

새로운 트렌드가 필요하다. tvN과 JTBC는 공교롭게도 2015년 마지막을 장식할, 2016년의 시작을 맞는 신규 콘텐츠로 ‘집방’을 비슷한 시기에 내놨다. tvN은 방송인 노홍철과 손잡은 ‘내 방의 품격’ 방송을 앞두고 있다. JTBC는 김구라와 전현무를 앞세운 ‘헌집줄게 새집다오’(이하 ‘헌집새집’)를 선보였다.

‘내 방의 품격’의 연출을 맡은 김종훈 CP는 프로그램의 DNA를 ‘집밥 백선생’에서 찾았다. 손쉽게, 누구나, 언제든 할 수 있는 ‘베이직’에 충실하겠다는 뜻이다. 백종원 레시피 하나로 의·식·주 중 ‘식’이 한번에 해결됐다면 ‘내 방의 품격’은 ‘주’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친절한 콘텐츠를 표방하고 있는 셈이다.

‘내 방의 품격’ 소개 자료를 봐도 ‘우리 집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이라는 문구가 가장 앞에 있다. 인테리어 재료, 구입 방법, 소품 제작 방법, 리폼 방법 등 정보 공유가 1순위다. 여기에 숨은 일반인 고수도 초대하고, 다양한 색깔의 출연진으로 구성된 패널과 호흡으로 토크쇼도 곁들인다.

‘헌집새집’은 특정 연예인을 위한 맞춤형 인테리어로 차별화를 뒀다. ‘내 방의 품격’이 100% 능동적인 힘으로 움직이는 정보형 예능이라면 ‘헌집 새집’은 누군가의 힘을 빌리는 수동적인 측면도 담고 있다. 출연자 맞춤형이라는 부분에서 많은 시청자와 보편적인 감성으로 공감할 수 있을지가 매회의 숙제다.

‘집방’ 트렌드.
△‘집방’의 시장

‘집방’ 시장은 얼마나 될까. 누구나 음식을 먹고, 평생 외식만 하며 살 수 없는 인간의 삶에서 ‘먹방’과 ‘쿡방’은 절대적이었다. ‘집방’은 다르다. 꾸미는 데 관심이 없는 사람도 있고, 꾸미는 걸 아예 싫어하는 이들도 있다. 내 집 마련의 현실이 팍팍한 사회에서 ‘집’에 대한 인상도 마냥 포근하게 다가오진 않는다. ‘온전한 내 집이 없는 설움’에 치여 인테리어가 사치로 직결되는 인상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시장은 분명 존재했다. 이른 나이에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세대가 늘고 있다. 이달 초 발표된 1인가구 통계자료를 봐도 올해 1인가구 비중은 27.1%였다. 1인가구의 상대빈곤율은 47.5%로 집계됐다. 두 수치 모두 전년 대비 상승했다. 혼자, 더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외롭고 팍팍한 현실을 극복하는 새로운 트렌드 중 하나로 ‘꾸미기’가 뜨고 있다. 마음의 안정, 정신의 위안에 집중하는 젊은 세대 중 1인가구로 생활하는 이들이 ‘집안 풍경’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거주지의 스펙은 더이상 주소 한 줄로 규정되지 않는다. 집안 구석구석 배어있는 센스, 나만의 스타일링을 자랑할 수 있는 영역은 그렇게 확장되고 있다.

‘강남지상주의’나 한강, 높은 곳 등 ‘전망지상주의’를 추구하던 시절은 갔다. 경제적인 한계에 부딪힌 자연스러운 결과겠지만, 작더라도 서울 중심부가 아니더라도 나만의 소중한 보금자리를 만들어 아기자기하게 꾸미며 사는 ‘개성지상주의’가 대세다. SNS인 인스타그램엔 ‘방스타그램’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이러한 트렌드를 공유하는 젊은 층이 있다. ‘#방스타그램’ 게시물은 4만여 개(18일 기준) 정도. 포털사이트 게시물이나 리빙매거진, 패션트렌드매거진을 살펴봐도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정보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내 방의 품격’의 김종훈 CP는 “먹방, 쿡방에 이은 다음 트렌드가 생활밀착형 프로그램에서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며 “이전의 포맷인 MBC ‘러브하우스’는 지금 시대에 맞지 않고, 인테리어라는 소재를 스튜디오 안으로 끌어와보자는 생각으로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반인 중 숨은 인테리어 고수를 초대해 정보를 공유하는 ‘방스타그램’이란 코너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헌집새집’ 김상혁 편
△‘집방’의 효과

‘집방’에 대한 반응은 나쁘지 않다. ‘헌집새집’이 먼저 베일을 벗은 가운데 시청률도 아쉽지 않은 성적을 내고 있다. 2회차가 방송됐는데, 온라인 상 반응도 뜨거운 편. 화제성으로 시작해 대중적인 트렌드로 이어지는 입소문 효과도 기대할 만하다.

‘헌집새집’은 지난 17일 방송에서 수도권 집계 기준, 2.7%를 기록했다. 10일 방송된 1회보다 0.1%P 상승했다. 2회의 분당 최고 시청률은 3.5%까지 올라가 향후 더욱 높은 관심을 안정적으로 끌어올 수 있는 가능성도 엿보였다.

‘헌집새집’ 측은 “유료가구 시청률 뿐 아니라 ‘2049’의 타깃 시청률이 눈에 띄게 올랐다는 사실이 특히 고무적이다”며 “1회의 타깃 시청률이 0.78%이었는데 2회에 이르러 1.09%로 급상승했다”고 강조했다. 폭넓은 연령대에서 사랑받을 수 있는 새로운 트렌드의 프로그램이란 사실이 입증됐다는 것.

이어 “‘집방’의 특색 때문에 30대에서 40대 이상 시청층에서 반응을 얻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기도 했지만, 실생활에 활용 가능한 다양한 팁과 함께 예능적 재미를 적절히 가미한 연출로 한층 더 폭넓은 연령대 시청자들에 어필하고 있다”며 “현재 방송계 전반에서 ‘쿡방’에 이어 ‘집방’에 대한 관심이 폭주하고 있으며 이미 기획이 시작된 프로그램도 많은 게 사실이지만 가장 먼저 활로를 개척해 호응을 얻고 있는 만큼 향후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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