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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한화 감독의 지시로 이뤄진 훈련이었다. 김 감독은 오후 팀 플레이 훈련을 지켜 보며 농담삼아 “김태균과 조인성이 10개씩 도루를 해 준다면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저 농담으로만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은 그 말 이후 곧바로 특훈이 편성된 때문이었다.
조인성 등이 한 것은 단순한 스타트 훈련이 아니었다. 2루에서 투수가 공을 던지는 것을 지켜보다 스타트를 끊는 동작을 반복했다. 도루가 아니라 득점할 수 있는 상황에서 득점할 수 있도록 뛰는 것이 목표인 훈련이었다.
김광수 수석 코치는 “이 선수들이 스타트만 잘 끊어줘도 팀에 큰 힘이 된다. 일단 대주자를 안 써도 된다. 경기 마지막 순간까지 남아 있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초점”이라고 말했다.
조인성 등은 발이 빠르지는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운동선수가 갖고 있는 기본기라는 것이 있다. 빠른 판단력으로 만회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날 훈련엔 그런 생각하는 야구가 밑바탕에 깔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