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환향’ 박인비 “행복한 한 주였다”

  • 등록 2016-08-23 오전 5:17:52

    수정 2016-08-23 오전 5:37:30

박인비(사진=연합뉴스)
[인천공항=이데일리 조희찬 기자] “행복한 한 주였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골프 금메달리스트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23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박인비는 21일 끝난 리우올림픽 골프 여자부 경기에서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를 기록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16년 만에 정식종목으로 복귀한 여자골프에서 우승한 박인비는 골퍼로서는 최초로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올림픽 금메달과 5대 메이저대회 중 4개 석권)이라는 대업을 이룩했다.

박인비는 “현지에도 한국 분들이 많이 왔다. 나라를 대표해서 나간다는 것, 영광스러운 자리였다. 행복한 한 주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올림픽에 가기 전에 마음고생도 많이 했고 가족도 힘들어했다. 가족들이 옆에 있어서 많은 힘을 줬고 올림픽에 나가야겠다는 용기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박인비는 대회를 앞두고 왼손 엄지 인대 부상으로 고생했다. 그는 “통증이 어느정도 있었다. 경기에 집중하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 크게 신경 쓰이진 않았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올림픽 금메달을 딴 후에도 손을 번쩍 들어올리는 것 외에는 입가에 미소를 띤 것이 전부였다. 눈물은 흘리지 않았다. 박인비는 “감정이입이 많이 됐지만 눈물이 나진 않았다. 박세리 감독님을 포함해 많은 분들이 울어줬는데 그 때 나를 도와준 사람들이 생각났다. 감사해야할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

박인비는 2020년 도쿄 올림픽 대표팀으로 선발되면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할 수 있다. 그러나 “2020년까지 골프를 친다면 좋은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다만 그때까지 선수 생활을 할 지 장담은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박인비와의 일문일답.

-금메달을 획득했다.

△시차때문에 새벽에 경기가 진행됐다. 현지에도 한국분들이 많이 왔고, 티비를 보고도 한국 분들 응원을 해줘서 많은 힘이 됐다. 나라를 대표해서 나간다는 것이 영광스러운 자리였고, 행복한 한 주였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었고, 많은 국민들의 응원과 성원이 있어 가능했다.

-대회 기간 중 손가락 부상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원래 손가락이 좋지 않았다. 한달 전부터 연습하다보니 아무래도 재활에 집중할 수 없었다. 나아지지 않는 정도였다. 아주 좋지 않을 때보다는 좋았었고, 그래서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통증을 참은 것인가.

△어느정도 있었다. 사실 경기에 집중하다보고 경기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래서 통증을 신경쓰지 않았다.

-‘금의환향’을 했다. 가족도 나왔는데, 입국장에서의 소감은 어떤가.

△정말 올림픽 가기 전에 마음고생도 많이 하고 가족들도 많이 힘들어 했다. 가족들이 옆에 있어서 많은 힘을 줬고, 올림픽에 나가야겠다는 용기를 얻었다. 가족들이 와서 환영해줘서 더욱 더 실감이 난다. 그동안 박인비를 위해서 경기할 때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나라를 대표해서 경기를 거의 처음했다. 감동적이었고, 내가 들었던 18번 홀의 애국가는 어떤 노래보다 최고였다.

-마지막샷을 하고 만세를 하는 세리머니를 했다. 그때 어떤 생각을 했나.

△아무래도 한 달 반 정도 준비하면서 고생한 것이 많이 떠올랐다. 내 한계에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노력한 것을 후회없이 하자고 다짐했다. 그리고 결실을 맺었다. 금메달이라서 기뻤지만, 올림픽을 나라를 대표해서 많은 무게감을 이겨내고 경기를 끝냈다는 것이 스스로 자랑스러웠다. 태극마트를 달고 하니 더 넘치는 에너지가 있었다

-울지는 않았나.

△감정이입은 많이 됐지만, 눈물이 나지는 않았다. 박세리 감독님 포함 많은 분들이 울어줬는데, 내가 경기를 하면서 중간 중간 나를 도와준 사람들이 생각났다. 감사해야할 부분이 많다.

-향후 일정은.

△지금까지는 훈련위주로 했다. 재활에 신경을 못썼다. 컨디션 회복에 중점적으로 신경쓰겠다. 복귀는 그때 정하겠다. 에비앙 챔피언십에 가장 나가고 싶어서 그 때까지 상황을 지켜봐야겠다.

-삼다수 오픈 때만해도 샷이 안돼서 불안했을 텐데.

△아무래도 올 시즌 내내 부진하고 부상도 겹쳐서 성적이 안따라줬다.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도 많이 됐다. 그래도 올림픽에 나가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 자신감을 북돋아주려고 했다. 그런 자신감이 없었다면 올림픽에 나가지 못했을 것 같다.

-연습라운드 홀인원이 도움이 됐나.

△연습라운드 홀인원으로 기분이 좋았다. 그만큼 샷감이 좋았다는 것이고, 샷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이었다.

-리디아고와 붙었는데.

△그전에 많은 경기를 했다. 실수를 안하는 선수라 쉽지 않은 경기라 생각했는데, 단단히 마음을 먹었다.

-올림픽이 주는 압박감은.

△올림픽은 메이저 파이널 라운드를 매라운드 하는 것 같다. 메이저 대회 파이널 라운드를 매 라운드 마지막조에서 하는 압박감이 있었는데, 골프가 이렇게 긴 운동인지 새삼스럽게 느꼈다. 매 라운드가 힘들었고, 에너지가 고갈된 다는 것을 느꼈다. 힘을 많이 들이지 않고 골프를 치는 스타일인데 이번 경기는 했던 경기 중 가장 힘이 들었다.

-남편에게 감사 인사를 한다면.

△아무래도 남편이 다시 용기를 낼 수 있게 일으켜 세워준 부분이 있다. 가장 중요한 스윙코치이자 남편이자 내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옆에 있어서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는 것 같다. 내 자신에 안주하지 않고 성장시키는 버팀목인 것 같다. 그런 남편이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마인드 컨트롤 잘 하는 비결.

△특별한 비결은 없다. 다른 대회보다 이번 대회는 더욱 웃음이 안났다. 뭐 하나에도 신중하지 않을 수없었다. 한 샷 한 샷 집중력을 요구했고, 그런 마인드가 표정에서 나타난 것 같다.

-코스 보고 어떤 생각했나.

△바람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린 주변이 어려웠다. 완곡도 많고 경사도 심해서 그린 주변에서 스마트한 플레이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가장 하고 싶은 것

△휴가도 못가고 연습만했다. 그래서 휴가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못 쓴 휴가 한 번 써보고 싶다. 가족들과 좋은 시간 보내고 싶다.

-4년 뒤에 2연패 도전 의향은.

△장담은 못하겠다. 2020년까지 선수생활을 할 지도 모른다. 하고 있다면 올림픽 2연패는 정말 좋은 목표가 될 것 같다.
박인비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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