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2012' 김자영 "집 나갔던 샷감 돌아왔다"

  • 등록 2017-04-11 오전 6:00:00

    수정 2017-04-11 오전 6:00:00

김자영이 9일 열린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최종라운드에서 갤러리를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KLPGA)
[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얼음 공주’ 김자영(26)이 달라졌다. 최근 몇년동안 내세울 무기가 없어 컷 통과에 급급했던 나약한 모습에서 매서운 샷 감각을 뽐내며 필드로 휘저었다. 새로 인연을 맺은 캐디와도 ‘찰떡 궁합’이라 머지않아 기다리던 우승컵을 들어올릴 태세다.

9일 제주도 롯데스카이힐 제주CC(파72)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최종라운드가 열렸다. “저 볼이 김자영이 친 거라고?” 이날 1번홀 그린에서 선수들을 지켜보던 갤러리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김자영이 친 티샷은 같은 조에서 경기한 이정은, 이소영을 30야드 가까이 앞섰다. 올해 가장 주목받는 두 선수를 서서히 잊혀지던 선수가 거리로 제압한 것이다. 김자영도 “저도 깜짝 놀랐어요”라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2타 차 단독 2위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한 김자영은 결국 전세를 뒤집지 못하고 4위로 대회를 마쳤다. 클럽하우스로 돌아오는 김자영의 표정은 진지했다. 하지만 속으로 웃었다. 2012년 이후 4년 넘게 ‘집 나갔던’ 샷이 제자리를 찾아오는 느낌에 우승만큼 귀한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김자영은 2012년 3승을 거두며 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로 부상했다. 미모와 실력을 겸비하면서 대회마다 팬들이 운집했다. 하지만 2013년부터 내리막길을 걸었고, 지난해에는 상금랭킹 57위로 겨우 시드를 유지했다. 자칫하면 강제 은퇴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김자영은 “지난 4년 동안 주변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솔직히 골프를 포기할까도 생각했었다”며 “지난해 시즌이 끝난 후 훈련보다 문제점을 파악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나 자신을 놓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나는 참 문제가 많은 골퍼였다”고 고백했다.

흔히 골프를 멘탈 스포츠라고 한다. 김자영만 놓고 보면 틀림없는 정의다. 전지훈련 기간 샷의 변화를 주지 않았다. 오히려 연습량이 다른 해보다 적었다. 대신 마음을 스스로 고쳐 먹었다. 그는 “스윙이 아닌 감각적인 부분이 부족했고, 필드 위에서 불안감을 해결하는 게 최대 숙제였다”며 “주변의 도움도 있었지만 혼자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첫 시험무대를 기분 좋게 통과했다. 자신감이라는 큰 선물을 받았으니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마음껏 휘둘러보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새로 인연은 맺은 캐디 김기수 씨와의 호흡도 좋았다. KPGA 투어프로 출신인 김 씨는 단순히 백을 메는 캐디를 넘어 필드 안에서 실전 코치 역할을 했다.

김자영은 “스윙이 빨라진다 싶으면 바로 지적을 해준다. 그린에서 라인을 보는 눈도 비슷해 믿음을 갖고 퍼트할 수 있게 됐다”며 “심리적인 부분에도 큰 도움을 준다. 내가 좀 진지한 편인데 (김)기수 덕분에 웃을 일이 많아졌고, 스윙도 훨씬 편해졌다”고 설명했다. 옆에서 듣던 김 씨는 “올해 자영이 누나가 분명 일을 낼 것이다. 기대해달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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