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빕, 암바 대신 트라이앵글초크 쓴 이유..."상대에 대한 배려"

  • 등록 2020-10-27 오후 1:21:00

    수정 2020-10-27 오후 1:21:00

UFC 라이트급 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왼쪽)가 UFC 254에서 저스틴 개이치를 트라이앵글 초크로 제압한 뒤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UFC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암바가 아닌 트라이앵글 초크 기술을 사용한 것은 상대를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UFC 라이트급 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2·러시아)이 지난 25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야스아일랜드에서 열린 UFC 254 대회에서 잠정 챔피언 저스틴 게이치(32·미국)에게 서브미션 승리를 거둔 뒤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이 승리로 29전 전승을 기록한 하빕은 경기가 끝난 뒤 오픈 핑거 글러브를 벗어 케이지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아버지가 없는 싸움에 큰 의미를 못 느낀다”며 “오늘이 내 마지막 경기다”고 은퇴를 선언했다.

이날 하빕은 그라운드 공방에서 암바를 걸려다가 트라이앵글 초크로 자세를 바꿔 개이치를 실신시켰다. 그가 트라이앵글 초크로 굳이 승리한 것은 이유가 있었다.

하빕의 오랜 훈련 파트너이자 친구인 대니얼 코미어는 27일(한국시간) 미국 ESPN의 ‘DC&헬와니’ 프로그램에 출연해 “하빕이 게이치를 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이치는 이번 경기를 앞두고 “하빕에게 테이크다운을 당해 서브미션 기술에 걸려도 절대 탭을 치지 않겠다”고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마침 이 인터뷰 내용을 하빕도 봤다. 그리고 개이치의 부모님이 경기가 열린 아부다비에 함께 온 사실도 알았다.

코미어는 “하빕은 자신의 마지막 경기에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암바 기술을 쓰려고 했다 ”며 “하지만 개이치의 그 인터뷰를 보고 계획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어 “하빕은 개이치가 부모님이 보는 앞에서 다치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이라며 “그래서 (스스로 기권을 하지 않으면 팔이 부러질 위험이 있는)암바 대신 잠시 정신을 잃도록 만드는 트라이앵글 초크 기술을 쓴 것이다”고 덧붙였다.

코미어는 “하빕이 내게 ‘그를 잠시 재우면 조금 있다가 깨어날 것이고 모든 것이 괜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하빕은 게이치가 그의 부모가 보는 앞에서 다치는 걸 원치 않았다”며 “실제 경기에서도 자신이 말한 대로 트라이앵글 초크로 경기를 끝냈다”고 강조했다.

하빕이 그런 생각을 하게 된 배경에는 최근 겪은 아버지의 사망이 결정적이었다. 하빕에게 어릴적 레슬링을 가르쳤고 최고의 격투기 선수가 되도록 이끈 아버지는 지난 7월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뒤 심장 질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코미어는 “하빕은 나와 많은 얘기를 나눴고 장난도 서로 치지만 가족에 대해선 절대 거짓말하지 않는다”며 “그는 그만두겠다고 했다가 돌아오는 연극을 하는 선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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