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코미디의 거성 故구봉서, 지다

  • 등록 2016-08-29 오전 8:42:58

    수정 2016-08-29 오전 8:42:58

사진=연합뉴스. 29일 오전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 원로 코미디언 고 구봉서 씨의 발인식. 고인의 운구차량이 장지로 떠나고 있다.
[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한국 코미디계를 주름잡았던 원로 희극인 구봉서가 떠났다.

故구봉서의 발인식이 29일 오전 6시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고인의 동료였던 송해를 비롯해 김미화, 김학래, 이홍렬, 김창준 등 후배 희극인 150여 명과 가족과 지인 등이 참석했다.

추도사는 송해가 읽었다. 그는 고인에 대해 “정계, 재계 등에서 많은 유혹이 있었지만 코미디만 바라보고 발전시켜 온 분”이라며 “남은 사람들이 코미디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영결식은 오전 8시부터 서울 종로구 평창동 예능교회(옛 연예인교회)에서 열린다. 경기도 남양주 모란공원에 안장된다.

故구봉서는 27일 오전 1시 59분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폐렴 증상으로 지난 광복절 이후 병원에 입원했는데 이후 증상이 악화되면서 중환자실에서 눈을 감았다. 고인의 마지막을 곁에서 바라본 유족들은 “편안하게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구봉서는 평안남도 평양 출신으로 1945년 대동상고를 졸업한 후 태평양가극단에서 악사생활을 했다. 1960년대부터 한국 코미디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특히 ‘비실이’ 배삼룡, ‘후라이보이’ 곽규석과 콤비를 결성해 슬랩스틱 코미디를 펼쳤다. TV가 보급된 이후에는 MBC ‘웃으면 복이 와요’ 등에 출연했다. 유명한 유행어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의 주인공이다.

구봉서는 희극인이자 영화 배우였다. 1956년 ‘애정파도’를 시작으로 ‘오부자’(1958), ‘부전자전’(1959), ‘오형제’(1960), ‘맹진사댁 경사’(1962), ‘돌아오지 않는 해병’(1963) 등 4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히트작 ‘오부자’에 막둥이로 출연한 이후 ‘막둥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희극과 영화, 방송을 오가며 맹활약하는 등 종합엔터테이너로서 활동했다.

구봉서는 60년 이상 희극인으로 살면서 우리 사회와 연예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문화훈장’을 받았다. 은퇴한 후에는 종교 생활에 전념하며 선교에 힘썼다. 서울 평창동에 있는 연예인교회를 설립하는데 기여했다.

마침 부산에서 코미디 축제를 열던 후배들은 가슴에 검은 리본을 달고 무대에 올랐다. 별다른 일정 없이 페스티벌에 참석한 이들은 급히 고인의 빈소를 찾기 위해 상경했다.

김준호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집행위원장은 “내년 열리는 5회의 개막식 성화봉송 마지막 주자로 구봉서 선생님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가슴이 아프다”라며 “축제 기간 중 열리는 모든 공연 전에 묵념하고 공연을 할 계획이다. 큰 별이 진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집행위원회는 27일 故 구봉서를 추모하는 영상을 SNS에 올렸다. 영상에서 전유성 명예집행위원장은 “우리가 힘들고 어렵고 못 살고 추웠던 시절에 서민들이 웃을 수 있었던 건 코미디 덕분이었다”라며 “대 선배님들이 한 분 한 분 가실 때마다 아주 큰 기둥을 잃은 것 같아서 정말 마음이 굉장히 힘들다”라며 묵념했다.

엄용수 한국코미디언협회장은 “한국 코미디는 구봉서 선생님이 넓혀놓은 지평 위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후배들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다 구봉서 선생님 덕이나 마찬가지”라며 안타까워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구봉서는 호랑이 같은 엄한 선배이자 때론 후배들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큰형’이었다. 병환으로 몸이 불편한 가운데도 코미디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며 고인의 마지막을 안타까워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