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그대' 中방송 딜레마..창작권 보호 vs 영향력 확대 '논란 증폭'

  • 등록 2016-02-10 오전 10:45:54

    수정 2016-02-10 오전 10:46:39

‘별에서 온 그대’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외계인은 소설가가 됐다. 400년 시간을 오가던 타임슬립 설정은 남자 주인공인 소설가가 쓰는 ‘옛날 옛적 이야기’로 바뀌었다. 2014년 방송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가 중국 안방극장에서 길을 잃었다. 아시아 한류 팬들이 사랑한 ‘별그대’가 본연의 색을 잃은 채 중국 방송을 확정했다. “중국법에 따른 판권 계약이라도 창작물은 보호돼야 한다”는 주장과 “한국 콘텐츠의 저변 확대를 위해 로마에선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부딪히고 있다. ‘별그대’발(發) 중국 방송 이슈, 딜레마에 빠졌다.

◇판권 팔면 끝? ‘창작권 보호’ 실현되야

‘별그대’는 지난달 29일부터 중국 안휘위성TV에서 전파를 타고 있다. ‘별그대’ 측은 “판권 자체를 팔았기 때문에 편집권은 중국 측에 있다”며 “설정 및 결말이 편집된 이후 ‘별그대’ 방영이 결정됐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부분은 중국 제작사 측이 현지 현행법에 따라 대응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별그대’는 2014년 국내는 물론 중국 시장을 강타한 히트 콘텐츠다. 중국 인터넷TV 아이치이를 통해 ‘별그대’를 접한 중국 대중이 반응했다. 치킨과 맥주가 ‘핫푸드’로 떠올랐고, ‘외계인과 인간의 사랑’이라는 현실 불가한 자극적인 설정은 ‘핫이슈’가 됐다. ‘별그대’를 시작으로 분 중국 내 한류 열풍은 국내 드라마의 회당 판권 가격을 갱신했고, 한류스타의 몸값을 키웠다.

‘별그대’ 제작사 HB엔터테인먼트는 5~6억원에 판권을 넘겼다. ‘헐값에 팔았다’는 아쉬운 목소리가 쏟아졌다.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한국 드라마로서 선례가 돼야 할 사안이라 더욱 쓴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 정부는 한류의 과도한 현지 확산을 위기로 판단했다. 법 제재에 보다 강력한 장치를 걸었다. 국내에서 종영 후 2년 만에 중국 방송이 확정된 배경이다. 더욱이 중국법에선 TV나 영화 등 문화 콘텐츠에 외계인, 도깨비 등의 캐릭터를 등장시키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정치적인 접근에서 체제를 운운하는 일도 조심스럽다. ‘닥터 이방인’ 초반에 등장한 공산국가 설정을 중국에선 모두 ‘제3국가’로 바꾼 이유다.

‘별그대’도 중국법에선 용납하지 않는 외계인 캐릭터를 어떻게 바뀔지가 관심사였다. 이른바 ‘현지화 작업’. 하지만 ‘중국판 별그대’는 현지 문화와 정서를 고려한 결과라기 보다 한국 문화와 정서가 담긴 콘텐츠를 파괴했다는 논란을 부추겼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중국법에 반(反)하는 내용을 피해 우리나라 창작물은 보호할 수 있는 계약 조건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며 “외계인은 안 된다는 데 외계인을 고집할 순 없겠지만 ‘중국법이 그러니까 따라야지’라는 수동적인 자세는 고쳐야 한다”고 밝혔다.

◇성숙되는 과정 ‘영향력 확대’ 우선돼야

또 다른 시선도 있다. 중국 내 한류가 확대되는 과정상의 문제라는 의견이다. 중국 안방극장에서 한국 드라마가 원작과 다른 방향으로 방송된다고 해도 이를 ‘훼손’이라 해석하는 일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황지선 WM엔터테인먼트 대표는 “판권 계약을 할때부터 중국법에 의거해 편집을 할 수 있도록 모든 부분이 명시가 돼 있다”며 “이러한 현실이 누구 하나의 문제로 결정되지 않기 때문에 구체적인 해결점을 제시하기가 어렵다”고 봤다.

이어 “한류 열풍이 중국에서 거세다고 하지만 이 현상이 어떻게 언제 바뀔지 모르는 과도기에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반드시 지켜야 하는 법인데 그 문제에 함몰된다면 한류 열풍이 성숙되는 과정이 침체기를 겪을 위기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강조되는 대목은 ‘영향력 확대’다. 좀 더 힘을 키우자는 것. 중국법에선 외계인 주인공이 나올 수 없지만 ‘외계인이어야 의미가 있다’는 목소리가 현지 시청자에게서 제기될 수 있도록 한류 콘텐츠가 영향력을 높이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는 논리다.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맨파워’가 그 기틀을 잡고 있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콘텐츠를 수출하는데도 향후 성숙한 태도가 요구되지만 현지에서 직접 뛰고 있는 한국 PD, 한국 배우들의 노력이 선순환을 낳을 것이란 낙관도 있다. ‘닥터 이방인’의 진혁 PD가 배우 박해진, 현지 배우들을 꾸려 ‘남인방 친구’라는 작품을 찍었다. 당시 일으킨 큰 반향을 등에 업고 진 PD는 400억원이 투자된 한중합작 드라마 ‘비취연인’을 만든다. MBC 출신 김영희 PD가 중국에서 선보인 예능 ‘폭풍효자’는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다.

황 대표는 “A라는 문제를 반드시 A’의 해법으로 풀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며 “문화라는 게 유연한 콘텐츠이고 열린 사고방식이 가능한 분야이기 때문에 A의 문제라도 B 혹은 C, 나아가 더 다양한 다른 활로를 통해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쇄신되는 결과물을 이끌어내길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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