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드러머 박찬이 토크쇼 MC가 된 이유[인터뷰]

'락앤롤 파워토크'로 MC 도전
록 음악 대중화 위해 앞장
유튜브채널 '구.파.메' 운영도
  • 등록 2022-05-06 오전 10:45:53

    수정 2022-05-06 오전 10:45:53

백두산 박찬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록 음악과 밴드 뮤지션들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싶다.”

국내 최장수 헤비메탈 밴드 백두산 드러머 박찬이 록 대중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데뷔 후 처음으로 토크 프로그램 MC라는 과감한 도전에 나선 것이다. 활동 무대와 홍보 기회가 적은 국내 밴드 뮤지션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되고자 기획된 프로그램인 ‘백두산 박찬의 락앤롤 파워토크’(이하 ‘락앤롤 파워토크’)가 그의 도전 무대다.

최근 마포구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박찬은 “토크나 진행에 자신이 있어서 시작한 일이 아니다. 록 음악과 밴드 뮤지션들을 알리기 위해 누군가는 나서야 하는 상황인데 아무도 나서지 않아서 나라도 빨리 움직여보자는 생각으로 도전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 방송이나 OTT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콘텐츠가 다양해졌지만, 록 음악을 즐길 콘텐츠는 오히려 이전보다 줄었어요. ‘락앤롤 파워토크’가 밴드신 선후배 동료 뮤지션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으면 해요.”

박찬은 2010년부터 백두산 드러머로 활동하며 다양한 무대에 올랐다.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활약했다. MBC ‘나는 가수다’에서 드럼 독주 퍼포먼스를 펼쳐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MBC ‘놀면 뭐하니?’, KBS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등 여러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연해 입담을 뽐내기도 했다.

백두산 멤버로 활동하며 쌓은 경험을 살려 신의 대중화에 앞장서겠다는 게 박찬의 포부다. 토크뿐 아니라 출연자의 노래나 연주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코너도 마련했다. 밴드신에서 직설적이고 엉뚱한 캐릭터로 통하는 박찬이 앞으로 어떤 색깔의 재미 포인트를 더해가며 프로그램을 이끌지 기대가 모아진다. 박찬은 “활동 2~30년차인데 인터뷰나 방송 출연을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한 분들이 수두룩하다. ‘락앤롤 파워토크’를 통해 밴드 뮤지션들에게 기회의 발판을 마련해주고 싶다”고 소망했다.

‘락앤롤 파워토크’는 네이버TV, 곰TV 등 여러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시청 가능하다. 케이블 채널 진출도 꾀하고 있다. 프로그램의 첫발은 최근 공개한 부활 드러머 채제민 편으로 뗐다.

박찬은 첫 촬영 후기를 묻자 “오랫동안 형, 동생으로 지내며 친분이 있던 분이라 전화로 출연을 부탁드린 뒤 연습을 찾아가 촬영을 시작했다. 막무가내였던 셈”이라고 답하며 호탕하게 웃었다. 이어 “우선 경력이 많은 분들과 함께 밴드신의 역사를 한번 쭉 훑은 뒤 젊은 밴드 뮤지션들의 출연 비중을 늘려가려고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게스트로 섭외하고 싶은 뮤지션이 있냐는 물음에는 “대한민국 3대 기타리스트로 꼽히는 김태원, 김도균, 신대철 형님을 꼭 초대하고 싶다. 밴드 멤버로 출발한 국내 대표 보컬리스트 분들과도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고 답했다.

“밴드 뮤지션들은 2~30년째 코로나19를 겪고 있다.” 박찬은 인터뷰 도중 척박한 국내 밴드신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 같은 표현을 썼다. 그는 “밴드신이 붐이었던 7~80년대 가요 제작자분들이 보컬만 쏙 빼간 뒤 솔로 가수로 데뷔시켰다. 그렇게 보컬 출신 가수들은 부와 명예를 얻었으나 연주자들은 배고픈 생활을 했다. 국내 밴드신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어 “심지어 방송사들이 음악방송을 립싱크 무대로 꾸미기 시작하면서 연주들은 아예 설자리를 잃었다. 3대 기타리스트로 꼽히는 (김)태원이 형과 (김)도균이 형도 예능 출연 전까지 힘든 생활을 했을 정도”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곳곳에 보석 같은 뮤지션들이 존재하고, 그렇기에 그들을 널리 알리고 싶다는 게 박찬의 생각이다. 박찬은 “‘싱어게인’ 시즌1과 시즌2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정홍일 씨와 윤성 씨도 이전까지 대중에게 이름을 알릴 기회가 없었을 뿐, 경상도 밴드신 내에선 오래 전부터 실력을 검증받았던 보컬리스트들이었다”면서 “숨은 보석 같은 뮤지션들이 분명 아직 있다”고 강조했다.

박찬은 오랜 시간 밴드신을 지킨 뮤지션이다. 유튜브 채널 ‘구.파.메’(구로구 파워메탈)을 운영하며 밴드 뮤지션들의 퍼 연주 퍼포먼스를 영상 기록물로 남기는 일에도 힘써왔다. 후배 뮤지션들을 위해 유튜브 채널과 동명의 타이틀을 내건 공연을 주최하기도 했다.

“돈이 되든 안 되든 한 길만 걸으며 밴드신에 남았고, 세션 일을 하지 않고 오직 아티스트 활동만 해왔어요. 자부심을 느끼는 지점이죠. ‘락앤롤 파워토크’도 부와 명예를 바라고 하는 일이 아니에요.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한 분이라도 더 록 음악을 듣는 분이 많아지고, 대중의 눈과 귀가 더 넓어지길 바랄 뿐이죠.”

박찬은 인터뷰 말미에 공연 문화가 발전해야 밴드신이 다시 활기를 띌 수 있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클럽 공연 문화가 형성된 지역이 전국에 열 군데도 안돼요. 밴드들의 설 무대가 그만큼 적은 거죠. 방송 사운드로는 밴드 음악의 매력을 온전히 알리기 어려운 만큼, 클럽 공연 무대가 많아졌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행사 무대도 달라져야 해요. 라이브 연주가 아닌 MR(반주 음악) 틀어놓고 가수만 세우는 무대가 여전히 많아요. 그런 환경에서 대한민국의 음악신이 제대로 발전할 수 있을까요. 앞으로 제대로 갖춰진 멋진 쇼를 만들어주시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백두산의 활동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찬은 “(김)도균이 형이 솔로로 전향했지만 팀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여파로 공연 활동을 하지 못한 채 앨범 작업만 종종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앨범 녹음은 미뤄둔 상태인데 코로나19 상황이 완전히 끝나면 다시 앨범 작업도 하고 활동도 하게되지 않을까 싶다”며 응원을 당부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홈런 신기록 달성
  • 꼼짝 마
  • 돌발 상황
  • 우승의 짜릿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