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의 외야수 이치로, 그리고 555타석

  • 등록 2015-01-24 오후 1:39:27

    수정 2015-01-24 오후 3:56:52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안타 제조기’ 이치로(42)가 마이애미 말린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이치로가 말린스와 1년간 20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전했다. 계약 연장 옵션 등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한은 1년이라는 뜻이다.

200만 달러라면 주전급 외야수 평균치를 밑도는 수치다. 여러 팀이 달라붙어 계약하자고 나선 상황이 아니었음을 뜻한다.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첫 10년간 내리 200안타 이상을 친 이치로다. 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262개) 역시 여전히 그의 것이다. ‘이치로’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몸값이라는 점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이치로는 도전을 택했다. 이제 156개 남은 3000안타에 도전하기 위해서다.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14년간 2844개의 안타를 쳤다. 이미 미.일 통상 4000안타를 돌파(4112개)한 이치로지만 메이저리그서만 3000안타를 넘어서겠다는 강한 의지가 그를 헐값(?) 계약에 동의하게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치로에게 주어진 시간은 이제 1년. 올해 채우지 못하면 맘 편히 새로운 계약에 나서기 어렵게 된다. 어찌됐건 올 시즌 내에 156안타를 넘어서는 것 만이 이치로의 ‘도전’을 빛나게 만들 것이다.

상황이 그리 여의치는 않다. 일단 주전 외야수로 나서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마이애미에는 미국 스포츠 사상 최고액의 13년간 3억 2500만달러에 계약한 25세의 지안 카를로스탠튼, 골드 글러브 수상자 크리스티안 옐리치, 중견수 마르셀 오주나가 포진해 있다. 현재의 이치로가 이들을 넘어서는 주전 외야수로 도약한다는 건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이치로가 낯선 제4의 외야수를 받아들여야 함을 뜻한다. 게다가 마이애미가 속한 내셔널리그엔 지명타자 제도마저 없다.

받아들이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닐 수 있다. 다만 156개에 도전하기 위해서 그에게 필요한 타석 숫자가 따로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치로는 지난해 뉴욕 양키스에서 385타석에 들어서 102개의 안타를 쳤다. 타율은 2할8푼2리로 상승세를 탔다. 2년 전 부진했던 시기엔 555타석에서 136개를 쳤다. 2년 전 타석 수에 지난해 타율을 곱하면 정확히 156~7개의 안타를 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타율은 안타를 타수로 나눠 산출되지만 이치로는 볼넷이 많은 스타일의 선수가 아니다. 타수 보다 일단 타석 수가 그에게 더 중요하다.

555타석은 제4의 외야수로 도전이 쉽지 않은 수치다. 얼마 전 공개 된 강정호의 타석 옵션을 보면 답이 나온다.

강정호는 피츠버그와 계약하며 한 시즌 475타석에 등장하면 7만 5000달러를 받을 수 있게 되며, 475타석부터 550타석까지 25타석을 기준으로 10만 달러씩의 보너스를 받는다. 또한 575타석에 나서면 17만 5000달러, 600타석에 나서면 20만 달러의 보너스를 받기로 했다.

백업 이상의 역할을 하면서 채울 수 있는 타석은 475타석 정도이며 550타석 이상은 주전급이라는 평가가 받을 수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이치로에겐 다소 버겁다고 할 수 있는 수치다.

그러나 현재 마이애미 40인 로스터에서 외야수로만 등록돼 있는 선수는 주전 3명 뿐이다. 멀티 플레이어들도 있지만 빈 자리가 생기면 여전히 수비 능력에서 첫 손 꼽히는 이치로가 가장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과연 이치로의 도전은 올 시즌 안에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숫자 사이의 복잡한 상관관계를 이치로가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지에 달렸다.

▶ 관련기사 ◀
☞ 제4의 외야수 이치로, 그리고 555타석
☞ 이치로, 3000안타 위해 마이애미행...1년 200만 달러
☞ 왕정치 "이치로, 일본팀서 뛰는 일 없을 것"
☞ 'ML 개척자' 강정호, 14년 전 이치로의 '깡'이 필요하다
☞ 에이전트 "강정호, 이치로에 버금가는 비범한 선구자"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박결, 손 무슨 일?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 한라장사의 포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