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규대의 만화경] 클리셰라고? '국가대표2' 정공법의 흡인력

[영화리뷰] '국가대표2'
  • 등록 2016-08-10 오전 6:20:00

    수정 2016-08-10 오전 6:20:00

‘국가대표’ 스틸컷
[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 영화를 만드는 이라면 고민하는 지점이 있다. 결말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관객의 예상을 비켜갈 것인가, 아니면 정면으로 맞설 것인가, 답은 크게 두 가지다. 관객의 예상을 피하는 건 쉽다. 관객의 예상대로 그린다는 건, 그럼에도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영화 ‘국가대표2’(감독 김종현)는 관객의 예상대로 진행된다. ‘국가대표’라는 흥행작의 후속편이니 관객은 저마다 결과를 짐작하고 자리에 앉을 터. 의도대로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이들이 만나고 다투고 화해하고 하나가 된다. 예상되는 결과를 피하기 위해 고민하지 않는다. 오히려 흥행의 정석, 스포츠영화의 클리셰를 충실히 따른다. 초반에 웃음은 기본이다. 후반에 눈물을 흘릴 준비를 해야 한다.

‘국가대표2’는 최초 여자 국가대표 아이스하키팀의 창단과 이들의 세계 무대 도전 과정을 픽션으로 엮어낸 작품이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주장이었던 탈북자 출신 황보영 선수에게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됐다. 수애는 탈북자 출신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 지원으로, 오연서는 1등을 노리다 기대선수를 실격하게 해 국민밉상이 된 쇼트트랙 선수 채경으로 등장한다. 하재숙은 몸이 무거워졌지만 열정은 뜨거운 영자로, 김예원은 한때 피겨를 했으나 국가대표라는 닉네임 때문에 아이스하키 선수가 된 가연, 김슬기는 아이스하키 협회 경리 출신 미란을 연기한다. 또 최연소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소현 역으로 진지희가 출연하고, 감독 대웅으로 ‘천만요정’ 오달수가 나선다. 영화는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이들이 국가대표 아이스하키 팀으로 뭉치고, 국제무대에서 승리를 기어코 승리를 따내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풀어낸다.

영화는 기획 의도에 충실하다. 스포츠를 통해 감정의 교류를 나누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인간의 성숙을 배운다. 전작 ‘슈퍼스타 감사용’을 연출한 김종현 감독은 스포츠 영화의 실패하는 함정을 요령 있게 탈출했다. 실제 스포츠를 보는 것만큼 박진감 넘치는 화면, 얼음 위에 선 이들의 눈물 나는 사연 등으로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엮어냈다. 아이스하키를 즐기는 이라면 실제 경기와 다른 리얼리티라고 평할 수 있다. 여자 경기에 등장하지 않는 보디체크가 극적인 설정으로 등장하는 게 그 예다.

영화는 다큐멘터리가 아닌 만큼 클라이맥스로 달리는 스포츠의 맛을 화면으로 옮겨내는 데 충실했다. 후반부 한 점 차 승리를 따내기 위해 다투는 모습은 아이스하키를 몰라도 심지어 스포츠 룰을 몰라도 드라마틱하게 다가온다. ‘설국열차’ ‘곡성’ 등 영상 미학으로 유명한 홍경표 촬영 감독은 기술적인 앵글 대신 편안한 구도만으로 날 것 같은 영상을 만들어냈다. 빙판 위에서 얼음을 지치고 퍽을 요리하는 장면을 현실감 있게 표현하기 위해 고속 카메라와 드론, 심지어 썰매까지 동원했다.

수애의 연기는 예상대로 안정적이다. 눈에 띄는 건 ‘왔다! 장보리’ ‘빛나거나 미치거나’ 등 드라마에서 빛을 발했던 오연서의 영화 연기 변신이다. 극 중 툭툭 거침없는 말투에 자존심 강한 캐릭터를 맡아 TV 이미지를 벗어내는 데 성공했다. 막내 역할을 맡은 진지희 역시 나이가 어리지만 수애나 오연서 등 성인 연기자와 나란히 설만큼 캐릭터를 능수능란하게 소화해냈다.

‘국가대표2’에 대한 오해 하나. 메달 레이스로 훌쩍 달궈진 리우올림픽을 겨냥해 ‘급조’된 작품이라는 건 잘못 알려졌다. 물론 올림픽 시즌의 열기에 편승하기 위한 기획은 맞다. 하지만 이미 ‘국가대표’ 성공 이후 차곡차곡 준비된 작품이다. 리우올림픽이 예상보다 달아오르지 못한다고 흥행을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국가대표2’는 그 자체만으로 쨍한 웃음과 찡한 눈물을 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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