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왜 용두사미가 됐나

  • 등록 2016-09-15 오전 10:29:01

    수정 2016-09-15 오전 10:29:01

MBC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MBC 수목미니시리즈 ‘W’(연출 정대윤·극본 송재정)가 14일 종영했다. 초반 호평 세례가 쏟아졌던 작품이다. 시청률 역시 3회 만에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수목극 1위로 올라섰다. 순위는 마지막까지 유지했지만 최종회는 한 자릿수인 9.3%를(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 기록했다. 추석 연휴 기간에 방영됐다는 점을 고려해도 아쉬운 대목이다. 결과적으로 용두사미가 돼버린 ‘W’의 성과와 아쉬움을 되짚어봤다.

◇새로운 이야기VS 난해한 전개

‘W’는 드라마에선 보기 드문 소재를 가져왔다. 창조주에 도전하는 피조물의 이야기로, 현실과 웹툰 ‘W’ 속 세계를 오가며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에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자유의지·맥락·설정값·변수 등 치밀하게 짜인 설정은 긴장감을 더했다. ‘만찢남’(만화책을 찢고 나온 남자) 강철(이종석 분)이나 사랑스러운 오연주(한효주 분) 모두 배우와 꼭 들어맞는 캐릭터로 사랑 받았다. 특히 명석한 두뇌, 강직한 심성, 넘쳐나는 부까지 비현실적인 ‘설정값’을 지닌 강철은 웹툰 속 인물이기에 가능한 캐릭터였다.

신선함은 독 아닌 독이 됐다. 시청자를 TV 앞으로 불러 모았지만, 전환점을 돌면서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는 양상을 보여줬다. 예상이 불가능한 전개는 흥미로웠으나, 사건이 벌어진 후 대사로 시청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을 하면서 불필요한 대사들이 긴장감을 떨어뜨렸다. 드라마 속 ‘맥락’은 존재했지만, 결과적으로 시청자는 설득시키지 못한 맥락이 됐다. 그런 의미에서 ‘W’는 중간 유입이 쉽지 않은 드라마였고, 상대적으로 익숙한 로맨틱 코미디 장르인 SBS 새 수목미니시리즈 ‘질투의 화신’에 시청자를 빼앗겼다.

◇최선의 해피엔딩

‘W’는 절반의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오연주의 아버지이자 강철을 탄생시킨 웹툰 작가 오성무(김의성 분)의 희생으로 강철과 오연주가 현실세계에서 맺어졌기 때문이다. 오성무는 스스로 ‘진범’의 설정값에 갇혔다. 존재 목적에 반해 소멸될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그는 딸 오연주를 강철에게 부탁하며 사라졌다. 이후 강철과 오연주는 버스정류장에서 재회했다. 더 이상 생사의 기로에 서지 않고 평범한 행복을 꿈꾸며 마무리됐다.

흔히 두 남녀 주인공의 연결될 때 해피엔딩이라 부른다. 주요 캐릭터인 오성무의 비극적인 인생은 일부 시청자들에게 안타까움을 남겼다. 오성무의 죄는 만화를 그린 것, 나약한 심성을 지닌 것이었다. 그러나 설정상 오성무를 살리는 데는 무리가 있었고, 결말은 고심을 거듭한 타협이었다.

◇방송가 새바람은 필요

그럼에도 ‘W’의 성과는 분명하다. 천편일률적인 로맨스물에서 벗어나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 결과가 다소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안전한 선택만 일삼는 방송가에 경종을 울린 작품임은 분명하다. 특히 중국 시장을 겨냥해 돈 되는 작품만 쫓는 제작진이라면 도전할 수 없는 작품이다. 시간 이동과 공간 이동이란 소재를 꾸준히 집중해온 송재정 작가가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이종석이란 배우의 연기폭이 얼마나 넓은지 확인한 작품이었다. 만화책에 나올법한 ‘만찣남’부터 자신의 운명을 극복해 나가기까지 풍성한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흔들림 없이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저력을 보여줬다. 마지막까지 시청자를 붙잡은 것도 ‘맥락’ 보다는 이종석의 힘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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