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정 "한동안 영화를 싫어했어요. 사랑에 실패한 것처럼"

24일 개봉되는 영화 '순정'을 선택한 이유
"'순정'은 좋은 사람, 좋은 음악처럼 좋은 영화"
  • 등록 2016-02-24 오전 8:59:26

    수정 2016-02-24 오전 8:59:26

배우 황석정.
[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 “한동안 영화를 싫어했어요. 사랑에 실패한 것처럼.”

과하게 표현하면 사랑과 증오, 바로 애증이었다. 첫사랑처럼 짝사랑처럼 온전히 자신은 던졌건만 영화는 그녀에게 허락되지 않았다. 배우 황석정은 “한국 영화에서 여자 캐릭터가 사라지면서 한국 영화가 보기조차 싫었다”고 고백했다.

“거대 자본 탓인지 어느 순간 여자 캐릭터가 없어진 거죠. 오디션을 보러 가면 아주 단역임에도 ‘이거 하려는 여배우 많다’라는 말을 듣게 돼더라고요. 달갑지 않았죠. 자리를 잡은 여배우가 출연을 이어가지 못하고 단역만 전전하다니요. 영화를 벗어나 드라마에 눈을 돌리다 ‘미생’을 만났죠.”

황석정은 전도연처럼 주연급 여배우와 또 다른 어려움을 겪는 게 일반적인 여배우라고 표현했다. 전도연은 그래도 한국영화의 흥행과 성공을 맛본 스타다. 자신은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음에도 매번 자신이 누구인지 소개했어야 하는 배우의 한 명이었을 뿐이었다.

“제 마음 속 여배우는 황영희 이정은 길혜영 이항나 김소희 서희숙 장영남 같은 배우들이에요. 여자가 아니에요. 장군이죠. 남자 스태프가 근처를 못 갈 정도로 포스도 대단하고 연기도 빼어나죠.”

한국영화에 얼마나 깊은 사랑을 쏟는지 다른 표현 방식일 뿐이다. 24일 개봉되는 영화 ‘순정’(감독 이은희)에 출연한 것도 온전히 영화에 대한 애착 때문이다. 영화가 부르면 하고 싶어도 달갑지 않았다. 자신에게 러브콜을 보낸 ‘순정’ 제작PD에게 출연하지 못하겠다고 고사하는 자리에서 영화를 이야기하다 술잔을 건네게 됐고 결국 출연을 허락하고 말았다.

“미안한 마음에 제가 술을 사는 자리였는데, 그만 속에 숨겨놨던 영화에 대한 사랑을 꺼내게 됐나 봐요. 다음날 제작PD가 전화가 와서 전날 제가 출연하기로 했다는 거예요. 술 때문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데요.”

황석정은 1992년 한양대 출신을 중심으로 출범한 극단 한양 레퍼토리에 들어가며 연기를 시작했다. 대중이 그녀의 얼굴을 알게 된 건 2014년 방영된 tvN ‘미생’을 통해서였다. 이후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까지 넘나들면서 여배우로서의 연기 지분을 갖게 됐다. 황석정에게 영화는 가족과 같은 친근함으로 다가온다.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만난 이들은 다소 개별적으로 다가온다.

황석정은 ‘순정’에서 남편을 잃고 홀로 자식 둘을 키우는 엄마를 연기한다. 황석정은 부산 출신임에도 이북 사투리, 전라도 사투리에도 능하다. 전남 고흥에서 ‘순정’을 촬영할 때 마을 할머니들께 창의 한 소절을 들려주면서 사투리를 익혔다.

“부모님이 이북 출신이라 금세 이북 사투리는 배우게 됐어요. ‘순정’ 촬영 때는 고흥 군수가 촬영 현장에 계셨는데 누군지 모르고 도움을 받았는데 알고보니 군수였더라고요. 군청 공무원한테도 가서 사투리 지도를 받았죠.”

황석정은 영화 ‘순정’에서 아이를 홀로 키우는 어머니 역할을 연기했다. (사진=‘순정’ 스틸)
황석정은 ‘순정’ 출연 제안을 몇 차례 고사한 끝에 받아들였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 사람으로 하여금 무언가를 다잡게 하는, 어찌 보면 순수한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그녀 역시 초등 시절 귀여운 남자 아이를 떠올렸고, 강가 근처에 터를 잡은 어릴 적 풍경도 스쳐 갔다.

“‘순정’은 좋은 영화에 속하는 거 같아요. 좋은 음악, 좋은 사람처럼 좋은 영향을 끼치는 작품이요. 사람으로 하여금 정서를 환기시켜주는 것 같아요. 우리만의 정서가 많이 녹아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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