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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감독은 14일 오후(한국시각)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논란이 된 자신의 한국 축구 감독 부임설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 국민이 원하고 필요로 하면 어떤 형태든 어떤 일이든 기여할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롭게 드러난 사실이 있다. 히딩크 감독은 국내 관계자를 통해 지난 6월 대표팀 감독 의사를 축구협회 고위 인사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히딩크 전 감독측으로부터 아무런 제안을 받지 못했다던 축구협회의 주장과 다른 것이었다.
김호곤 기술위원장은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짓고 귀국한 지난 7일 인터뷰에서 히딩크 감독 부임설에 대해 “우리 축구대표팀이 어려운 과정을 이겨내며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뤄냈는데 하루도 되지 않아 어처구니없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어떻게 이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어떤 사람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는지 궁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노제호 히딩크 재단 사무총장과 주고받은 SNS 메시지도 공개했다. SNS 문자를 보면 “부회장님, 2018 러시아 월드컵 한국 국대 감독을 히딩크 감독께서 관심이 높으시니 이번 기술위원회에서는 남은 두 경기만 우선 맡아서 월드컵 본선 진출시킬 감독 선임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월드컵 본선 감독은 본선 진출 확정 후 좀 더 많은 지원자 중에서 찾는 게 맞을 듯해서요”라고 돼 있다.
‘감독 선임의 권한이 전혀 없었다’는 김 위원장의 주장도 이해가 쉽지 않다. 당시에도 이미 김 위원장은 축구협회 부회장으로 실무적인 부분에서 최고위층이었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이 사퇴하자마자 차기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고 실제로 일주일 뒤 기술위원장이 됐다.
물론 민감한 시점에서 대표팀 감독직을 맡을 수 있다고 나선 히딩크 감독 측의 행보도 미심쩍다. 하지만 ‘접촉이 없었다’에서 ‘SNS를 주고 받았다’고 말을 바꾼 김 위원장의 해명도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진실공방을 협회가 자초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