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희&김은숙①]대한민국 사로잡은 ‘김작가’

  • 등록 2016-03-09 오전 10:11:38

    수정 2016-03-09 오전 10:12:47

왼쪽부터 김은희, 김은숙 작가.(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두 명의 ‘김작가’가 안방극장을 장악했다. KBS2 수목미니시리즈 ‘태양의 후예’의 김은숙 작가와 케이블채널 tvN 금토미니시리즈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두 작가를 비교해봤다.

◇로맨스의 대가vs 장르물의 대가

“잠을 못 잤어요.” 지난 10일 방송된 ‘태양의 후예’ 4회에 대한 반응이다. 이날 시진(송중기 분)과 모연(송혜교 분)은 달콤한 키스를 나눴다. ‘파병 군인의 와인 마시기’가 여성 시청자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 이처럼 김은숙 작가는 판타지 같은 로맨스를 능수능란하게 그려낸다. 서로 다른 성향의 두 남녀가 갈등 끝에 사랑에 빠지는, 전형적인 스크루볼 코미디이지만 빠른 전개와 감성적인 대사가 특별한 작품으로 만든다. ‘파리의 연인’(2004), ‘온에어’(2008), ‘시크릿 가든’(201), ‘상속자들’(2013) 등을 통해 입증된 그의 필력이다.

김은희 작가는 장르물에서 장기를 발휘한다. 과학수사를 다룬 ‘싸인’(2011), 사이버수사를 다룬 ‘유령’(2012), 실종된 대통령을 추적하는 경호원의 이야기 ‘쓰리데이즈’(2014) 등을 통해 탄탄한 팬 층을 확보했다. 제작비 등 현실적인 이유로 한국 드라마 시장에서 드물었던 장르물은 김은희 작가 이후 각광받기 시작했다. 장기미제사건을 중심으로 한 ‘시그널’은 잘 만들어진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대도사건, 밀양집단성폭행 등 실제 사건을 연상시키는 에피소드가 등장하면서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밀양집단성폭행은 사회적인 공분까지 일으키는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다.

‘태양의 후예’, ‘시그널’ 포스터(사진=KBS, tvN)
◇감성 자극 대사vs 빠져드는 추리

김은숙 작가의 작품에서 대사는 중요한 포인트다. “애기야 가자”(파리의 연인), “언제부터 그렇게 예뻤나”(시크릿가든), “나 너 좋아하냐”(상속자들) 등 귀에 쏙 박히면서 대사가 감성을 자극한다. 때론 유치하지만 판타지를 충족시켜준다. ‘태양의 후예’에서 시진은 군인이다. 절도 있는 ‘다.나.까’ 말투를 사용한다. 김은숙 작가를 만나 달콤한 속삭임이 됐다. 4회에서 시진이 모연에게 “걱정하는 남자가 너무 많은 거 아닙니까. 이 시간 이후로 제 걱정만 합니다”라고 말했다. 여성 시청자들의 귓가를 간지럽게 한 이날의 명대사였다.

김은희 작가의 미덕은 탄탄한 짜임새다.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다. ‘시그널’은 1990년대와 20년 후인 현재를 오간다. 과거와 현재가 서로 영향을 준다. 자칫 설정이 엉성하면 허술해 진다. 소품하나 대사하나 허투루 쓸 수 없다. 김은희 작가는 이데일리 스타in과 인터뷰에서 “ 꼼꼼한 성격이 전혀 아닌데 꼼꼼해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호수에 누가 죽어 있다고 하면, 사건이 겨울에 일어나면 안 된다. 호수가 꽁꽁 얼어붙어 있지 않겠나. 앞뒤 상황을 다 계산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은희 작가의 작업실 벽에는 각 인물의 연대기와 극중 흐름을 정리한 표가 여럿 붙어 있었다.

◇노력과 인고의 시간들

김은숙과 김은희 작가. 이제 이름만으로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 어느 날 갑자기 벌어진 일은 아니다.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출신인 김은숙은 대학 졸업 후 대학로에서 희곡을 쓰다 지난 2003년 SBS ‘태양의 남쪽’으로 작가로 데뷔했다. 이전까지 서울 한성대 인근 월세 30만 원짜리 반지하방에서 살았다고 한다.

김은희 작가는 남편인 장항준 감독의 지원이 있었다. 두 사람은 예능작가이던 시절 선후배 사이로 처음 만났다. 김은희 작가의 데뷔작은 tvN ‘위기일발 풍년빌라’로, 장 감독과 공동집필했다. 이후 ‘싸인’까지 함께 했다. 김은희 작가는 “글쓰기나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는 장 감독에게 많이 배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 감독은 지난 2015년 12월 방송된 KBS2 ‘해피투게더3’에서 “(아내에게)효도 받을 줄 몰랐다”는 재치 있는 말로 뿌듯함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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