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블랙홀' 중국, 한국대중문화 인재 쓸어간다

올해 중국 개봉 영화만 7~8편..감독, PD, 작가 중국 러시
'바이 코리아 콘텐츠' 열기 속 노하우 뺏길까 우려 목소리
  • 등록 2014-07-11 오전 9:33:45

    수정 2014-07-11 오전 9:33:45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성공으로 유인나 등 출연진이 중국에 진출했고, 장태유 PD도 조만간 중국해에 나설 예정이다.
[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 중국이 한국대중문화 인재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최근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장태유 PD가 SBS를 휴직하고 중국에서 영화감독으로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앞서 안병기 감독 등 영화감독이 중국에 진출한 데 이어 드라마 ‘주군의 태양’ 등을 쓴 홍자매 방송작가와 ‘파리의 연인’ ‘신사의 품격’ 등을 연출한 신우철 PD가 중국행에 합류했다.

△ 영화 방송 등 전분야 인력 진출 붐

영화 감독의 중국 진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허진호 감독이 장동건 장쯔이 주연의 ‘위험한 관계’(2012)을 선보인 데 이어 오기환 감독이 ‘이별계약’(2013), 안병기 감독이 ‘필선’ 시리즈를 중국에서 선보였다. 올해만 해도 박유환 감독의 ‘기억의 파편’, 곽재용 감독의 ‘내 여자친구는 갱년기’, 장윤현 감독의 ‘평안도’ 등 한국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가 중국에서 7~8편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들외에도 허인무 감독, 조진규 감독, 계윤식 감독, 이재한 감독 등이 중국에서 영화 제작을 준비 중이거나 현재 촬영 중이다.

예중국은 ‘아빠! 어디가?’ 포맷 프로그램 등이 자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면서 SBS ‘런닝맨’, tvN ‘꽃보다 할배’ 등을 수입해 한국 방송 프로그램의 성공 전략을 되짚어보고 있다. 덩달아 CJE&M 나영석 PD, MBC 김영희 PD 등 국내 대표적 예능 PD가 중국으로 건너가 ‘프로그램 컨설팅’ 형식으로 예능 제작 노하우를 전하고 있다. 드라마 분야 역시 ‘주군의 태양’ ‘상속자들’ ‘별에서 온 그대’ ‘닥터 이방인’ 등이 연이어 중국에서 인기를 모으면서 관련 제작 인력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장태유 PD에 앞서 ‘풀하우스’ 표민수 PD, ‘꽃보다 남자’ 전기상 PD, ‘상속자들’ 신우철 PD도 중국 시장에 뛰어들었다. 홍자매 작가와 올해 말 중국에서 작품을 준비 중인 드라마 ‘미남이시네요’ 제작사 문석환 본팩토리 대표는 “중국 방송 드라마는 사극 위주여서 멜로 등 다양한 장르가 혼합된 한국 드라마에 대한 기대와 궁금증이 높다”고 전했다.

1997년 ‘접속’으로 한국영화 부흥기를 이끈 장윤현 감독(가운데)이 메가폰을 잡고, 대만을 대표하는 배우 황리싱, 따이리런이 주연을 맡은 영화 ‘평안도’ 촬영 현장. (사진=CJE&M)
△ 터졌다하면 잭팟! 엘도라도의 환상 경계해야

한국 대중문화 인력이 중국에 나서는 이유는 중국의 막대한 시장과 그 시장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오기환 감독이 연출한 ‘이별계약’은 지난해 개봉 첫 날 1600만 위안(한화 약 29억 원)을 벌어 중국 역대 로맨틱 코미디 최대 흥행 기록을 넘어섰다. 중국의 자본과 유통망이 한국 대중문화 인재의 기획력·기술력을 끌어들여 ‘일을 낸 사건’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중국 방문 당시 한·중 문화산업 분야 성공 사례 중 하나로서 ‘이별계약’을 들었을 정도다. ‘실미도’ 제작사인 김형준 한맥영화 대표는 “제작비 3000만 위안을 단 이틀 만에 회수했고, 5주 동안 1억 9000만 위안을 벌어들인 ‘이별계약’의 예에서 알 수 있듯 중국 시장은 상상 이상이다”고 평했다.

문제는 한국 대중문화 인재의 중국행이 마치 엘도라도를 찾는 여정처럼 보인다는 데 있다. 한몫 챙기겠다는 허상외에도 검증되지 않은 투자, 손발이 맞지 않는 스태프, 해외작품에 대한 장벽 등도 극복해야할 과제다. 무엇보다 한류를 일궈낸 한국 대중문화 인재와 그들이 만든 노하우를 중국에 고스란히 빼앗길 우려도 있다. 자본·시장을 갖춘 중국이 한국 대중문화 인재들의 퀄리티 높은 기획·제작 능력까지 흡수한다면 국내 대중문화로서는 득보다 실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중국 전문 에이전시 배경렬 아이엠컴퍼니 대표는 “마치 블랙홀처럼 드라마 작가와 PD뿐 아니라 헤어, 메이크업 인력까지 통째로 사가겠다는 중국의 요청도 있다”면서 “‘바이 코리아 콘텐츠’에 나선 중국과의 협력이 절실하지만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해 인력 육성과 관리의 시선도 필요하다”고 평했다.

▶ 관련기사 ◀
☞ 안병기 감독 "중국에서 영화 만들기..즐기는 영화인이 되라"
☞ [新 한중시대] 한류 최대 시장 중국, 합작콘텐츠로 '현지화' 노려라
☞ [新 한중시대] 교류의 현주소, 영화 앞서가고 드라마 뒤따르고
☞ '해투3' 박수홍 "김수용, 과거 인기 대단..고소영 유혹한 적도" 폭로
☞ '해투3' 박수홍 "김수용, 과거 임재범 '눈 깔아라'는 말에 깜짝"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사람 맞아?…가까이 보니
  • 상큼한 'V 라인'
  • "폐 끼쳐 죄송"
  • 아슬아슬 의상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